꼭 완벽하지 않아도 돼 라임 청소년 문학 35
엘리 스와츠 지음, 김선영 옮김 / 라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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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세가 있는 열다섯살 중학생 소녀 몰리의 이야기이다.

피규어를 세워 놓을 때는 자를 사용하여서 간격을 정확하게 하고, 수시로 아니 과도할 정도로 자주 손을 씻는다. 

손 살갗이 벗겨질 정도로 손을 자주 씻는다.

숫자 4에 대한 집착이 심해서 피규어는 정확히 4cm 간격으로 세우고, 자주 머릿 속에서 4의 배수를 헤아린다. 

제목에서 말하는 '꼭 완벽하지 않아도 돼'는 작가가 몰리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다.  


 

이 책을 읽는 중간에 내 아이가 학원 숙제를 다하지 못해서 학원에 갈 수가 없다며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날이 있었다. 

숙제를 다하지 못한 후회와 그에 대한 부끄러움이 학원으로 가는 발길을 막은 것이다. 

그때 나는 아이에게 '꼭 완벽하지 않아도 돼'라는 말을 해주었다.

이 책을 읽다가 자연스럽게 완벽하게 사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아이에게 그것을 전해주고 싶었다. 


몰리에게 가장 친한 친구는 해너이다.

해너는 몰리와는 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둘은 친한 친구이지만 뭔가 친구같지 않은 모습도 비쳐진다. 

강작증세가 있는 몰리가 질서에 집착한다면 해너는 무질서에 친숙하다.


몰리는 시창작에 소질이 있고 창작시 발표 대회를 준비하는데 비해서 해너는 창업에 관심이 많으며 창업 수행 평가 과제를 준비하고 있다.

해너가 준비하는 창업 과제 아이템은 맞춤형 정리정돈 서비스이다.

몰리의 모습을 보고서 생각해낸 창업 아이디어이다. 


몰리는 세심하고 꼼꼼하다. 

그게 지나쳐서 문제이다.

'물건들이 순서대로 정렬되어 있지 않으면, 난 뭔가 잘못된 것 같아서 견딜 수가 없어. 꼭 제자리에 놓여야 해.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릴 것만 같아.(p.66)'

몰리는 착하다.

동생에게는 엄마 역할도 하는 착한 몰리이다.

몰리는 생각도 깊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도 많고, 공부도 잘하는 아이이다.

강박증세가 가장 큰 문제이다.


몰리의 엄마는 회사 일 때문에 잠시 캐나다에 가있고, 몰리의 형제들은 엄마를 많이 그리워한다.

엄마의 빈자리를 아빠가 채워주면 좋으련만 바쁜 아빠는 그렇게 하지를 못한다. 


몰리에 비해서 강한 성향을 가진 해너는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멜번 할머니집 서랍에서 돈을 꺼내기도 한다.


몰리의 강박증세에는 엄마의 부재가 원인인 것 같기도 하다.

책 전반에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드러나있다. 

"이건 내 계획 밖의 일이었다. 시를 완성해야 하고 색연필도 깎아서 순서대로 정래해야 하는데.... 아빠 방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오늘은 기사 마감일이어서 가 봐야 별 소용이 없었다.(p.139)"

엄마의 부재는 몰리에게 과한 책임감을 안겨준다.

동생 이안이 아프자 몰리는 과도한 생각을 하며 동생을 걱정한다. 

몰리의 강박증세를 덜기 위해서는 아빠의 도움이 필요한데 바쁜 아빠는 몰리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아빠가 몰리에게 무관심한 것은 아니지만 일에 바쁜 아빠는 아무래도 몰리에게 충분한 관심을 쏟을 수는 없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친구 관계, 가족 관계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들었다. 

부고 쓰기를 좋아하는 친구인 브리짓은 참 독특한 친구이다. 

시 창작, 창업, 부고 쓰기...

몰리에게 친구들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 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족의 힘인 것 같다.

특히, 엄마와 아빠의 관심과 손실이 필요해 보였다.


몰리는 종종 죽음을 생각한다.

아마도 강박증세에 따른 과도한 불안이 만들어 낸 생각인 것 같다.

몰리는 스스로 자신의 부고를 작성해보기도 한다.

"몰리 로즈 네이선스가 1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유가족은 부모님과 언니 케이트, 남동생 이안, 이안이 기르는 고슴도치, 가족이 함께 기르는 개다. 몰리의 어머니는 소식을 들은 즉시 토론토에서 날아와 가족의 곁을 지켰다. 가족 외에 가까운 친구로는 해너와 브리짓이 있다. 몰리는 시 창작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모범생이었으나, 희귀 질병이 그만 목숨을 앗아 갔다. 뇌세포를 공격해 스스로 미쳐 간다고 생각하게 하는 질병이었다. 몰리의 장래 희망은 의사였다.(p.182)"

몰리가 쓴 부고장이 몰리의 모든 것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 같다. 


몰리가 겪는 강박 장애는 무엇일까?

'강박 장애는 하고 싶지 않은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는 거야. 그래서 반갑지 않은 생각을 안 하려고 아무 관계 없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할 때가 있는 거지.(p.226)"

몰리가 하는 강박 증세인 숫자를 세고, 머리를 빗고, 손을 씻고, 방을 정리하는 것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몰리의 완벽해지려는 성격때문인 것 같다. 

꼭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데 몰리는 완벽해지고 싶은 모양이다. 

그리고, 몰리가 하고 싶지 않은 생각은 아마도 엄마에 대한 그리움인 것 같다. 


몰리는 결국 병원의 도움을 받게 된다. 

의사 선생님은 몰리에게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늘 좋은 면에만 집중하라고 한다. 

그리고, 몰리는 서서히 자신의 강박 증세를 벗어나게 된다. 

몰리가 강박증세를 벗어나면서 쓴 창작시에는 빛, 희망, 아름다움을 말하고 있다.

"어둠을 지나면 빛이 있어 두려움을 지나면 희망이 있어 완벽을 지나면 내가 있어 완벽하지 않지만 아름다운 내가(p.262)"


열다섯 중학생 소녀들의 일상 이야기가 많이 다루어지고 있다. 

그 나이 또래의 소녀 학생들이 읽는다면 아마도 내가 공감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공감을 할 것 같다.


세상은 갈수록 살기 힘들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세상에서 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이 필요하고, 모든 것에 완벽해지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이런 완벽에 대한 부담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과 스트레스를 준다. 

공교육은 공교육대로 받아야 하고, 사교육은 사교육대로 받아야 하는 극심한 학업 부담 속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 중학생들이 받는 완벽에 대한 스트레스도 매우 심할 것 같다.


꼭 완벽하지 않아도 돼...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기억애햐 할 말이라 생각한다.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있고 힘든 점이 있다면 친구, 가족 그리고 때로는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어떤 문제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사춘기를 겪으면서 많은 고민에 빠져 있을 중학생 소녀들에게 필요한 것은 역시 관심과 응원인 것 같다. 

적당한 관심과 응원이 그들을 성장시키고 어른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나도 가끔 완벽에 대한 집착과 강박 증세도 있는 것 같다.

그런 나에게 몰리의 성장 이야기는 작은 교훈을 주었다.


몰리도 나도...

꼭 완벽하지 않아도 돼...


※ 꼭 완벽하지 않아도 돼 독서후기 포스트는 라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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