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늙기
송차선 지음 / 샘터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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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감은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는 필연이고,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어느새 40대 중반을 넘어서 이제 50대가 되어갈 나이에 지나온 인생을 생각해보면 후회스러운 점도 많고, 감사한 점도 많고,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도 많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하고 나름 노력하고 있지만 마땅한 답을 찾은 것은 아니다. 

어떻게 나이 먹어가고 늙어갈 것인가?

송차선 신부님이 말씀하시는 곱게 늙는 방법을 들어보았다.  


곱게 늙기의 작가 송차선 신부님은 현재 석관동 성당 주임신부님으로 재직중이신 분이시다. 

이 책은 송 신부님께서 시니어아카데미에서 '곱게 늙자'를 주제로 한 강의 내용을 모은 책이다. 


이 책에서는 곱게 늙는 방법으로 8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그 키워드의 첫 머리글자를 모으니 OLYMPIC이 되었다.

인생의 올림픽에서 곱고 아름답게 완주하기 위한 방법이 이 책에 제시되어 있다.


Open (열린 마음)

Listen (경청하는 자세)

Yield (물러서고 양보하기)

Modesty (겸손하기)

Possession (소유하고 움켜쥐려는 마음을 버리고 비움)

Interesting (삶에 관심 갖기)

Clean and Bright (깨끗하게 밝게)

Smile, Spirit, Soul (미소, 정신, 영혼)


가장 가슴에 와닿는 키워드는 역시 열린 마음과 비움이다. 

마음이 여유로울 때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오는 여러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고, 부질없는 욕심과 욕망을 비우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판단하면 판단받을 것이다. (마태 7, 2)"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을 습관적으로 하는 나에게 참 인상적인 문구였다.

내가 무언가를 판단하면 그 무언가도 나를 판단할 것이다.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중요하다. 

내가 완벽하지 못한데 세상도 당연히 완벽하지 못하다.

나에 대한 불만과 세상에 대한 불만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가 삶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괴로워하며 인상을 쓰고 다닌다면 그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저 나이가 되도록 저렇게 속이 좁을까라고 비난하며 추하게 바라볼지 모릅니다.(p.27)"


"나이가 들어감을 받아들이는 것이 받아들이지 못해서 몸부림치는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p.33)"


특히, 직장에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파랑새를 찾아서 몇 번 이직을 해보았지만, 그게 그 회사였고, 내가 특출나지 않는 한 파랑새 같은 회사를 만날 수는 없었다.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쩌면 '받아들임'이라고 할 수 있다.

곱게 늙기 위해서는 부족함과 죽음에 대한 받아들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한 것처럼 모든 존재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한다.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살아온 과정과 살면서 축적한 생각을 고집하지 말고, 지금 시대의 모습과 젊은 세대의 생각을 변화로 받아들이고 그 변화와 친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진다고 한다.

정말 그런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그래서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한다.

말 많은 사람을 누가 좋아하랴.

소리가 작으면 귀를 기울이지만 소리가 크면 귀를 막는다고 한다.


"노인들은 과거를 생각하고 과거 속에서 살며, 희망보다는 기억에 의존한다. 그들의 과거는 길지만, 미래는 짧고 불확실하다.(아리스토텔렉스, p.65)"


요즘 내가 자꾸 과거 얘기를 하면서 후회하는 날이 많았는데 내가 벌써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속에서 살고, 희망보다 기억을 더 많이 이야기했던 것 같다.

많은 반성을 하게 한 말이었다.


과거가 길고 미래가 짧은 삶을 사는 것은 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타령을 그만 하고 지금에 충실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삶속에서 평생동안 따라다녔다는 함석헌 선생님의 말씀을 나도 명심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계속 서 있으면 힘들고 피곤해진다. 더 편한 것은 앉아 있는 것이다. 앉아 있는 것보다 더 편한 것은 누워 있는것이다. 그것보다 편한 것은 자는 것이다. 누워 있는 자체도 견디기 힘들어진다. 더 편한 것은 죽는 것이다. 결국 편한 것을 추구하고 산다면 인간으로서 죽는 길을 가는 것이다. 반대로 자는 것보다 깨어 있기를, 누워 있는 것보다 앉아 있기를, 앉아 있기보다 서 있기를 택해서 힘들고 피곤하지만 그것을 거슬러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다.(p.156)"

편한 삶을 동경하는 마음이 인간의 원초적인 마음이라면, 진정한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는 불편함도 감수하고 살아가는 것이 필요함을 느낀다.

좋은 말씀이었고, 앞으로 내 삶에 닥칠 불편함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감수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는 말씀이었다. 


송 신부님께서는 TV를 보지 않으신다고 한다.

TV를 보지 않으면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과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한다.

요즘 부쩍 TV에 빠져들고 있는 나 자신을 생각하며 반성을 했다. 


취미, 공부, 봉사의 중요성도 강조하셨다.

나이 들수록 깨끗하고 밝게 입고 생활해야 한다고 한다.

때로는 향수가 필요하기도 하다고 한다.


이 책은 신부님의 자상한 설명을 듣는 것 같은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 속 한 문장 한 문장이 참 친절하고 부드럽게 쓰여져 있다.

읽는 동안 마음이 참 편안했다. 


책 후반부에서 다시 한번 받아들임과 버림에 대해서 강조를 하셨다.

받아들임과 버림이 참 중요함을 다시 느낀다.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러면 내가 편안해집니다. 우리를 부자유스럽게 하는 것 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p.217)"

"자신이 할 수 없는 것까지 붙들고 있으면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게 되겠지요. 그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나머지는 놓아버리면 됩니다.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붙들고 괴로워하거나 고통스러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해결되지 않을 것을 붙잡고 괴로워해봐야 자기만 손해입니다.(p.218)"


늙었다는 표현이 어느새 조금씩 익숙해져가는 나이이다.

곱게 늙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욕심 많고, 비인간적이고, 비양심적인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물론, 곱고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면서 훌륭하고 존경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곱게 늙는 법을 생각하고 조금씩 실천한다면 분명 타인들로터 곱게 늙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에 가장 강하게 남는 것은 받아들임, 버림, 경청, 깨끗, 노력이다.

받아들이고, 버리고, 경청하며, 깨끗하게, 노력하며 사는 삶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야 곱게 늙을 수 있다. 


지금 몇 살인지 나이를 떠나서 나이 먹어감에 대해서 어떻게 인정하고 그것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서 좋은 조언이 담겨진 책이다.

노인뿐 만 아니라 중장년과 젊은이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 곱게 늙기 독서후기 포스트는 샘터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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