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8.7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매월 발간되는 월간지 샘터 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서 매번 마음에 들지만, 이번 2018년 7월호는 다른 때에 비해서 더 많이 마음에 들었다.

아마도 내 마음에 공감과 동감을 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른 때보다 더 많이 실려져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아침에 출근하기 전 잠깐 그리고 주말에 친척 결혼식 때문에 기차를 타고 대전에 다녀오는 길에 샘터를 읽으면서 감동, 공감, 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달에 만난 사람 기사에 실린 이종민 산부인과 의사의 이야기는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의사의 부러운 삶에 대한 이야기를 예상하면서 읽었는데, 실제 이종민 의사의 이야기는 편안하고 안락한 삶 대신에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어서 감동과 존경을 느끼게 해주었다. 

진료실에 가득 채워진 갓 태어난 아기를 안고 있는 가족들과 함께 찍은 이종민 의사의 사진은 출산 가족과 함께 하는 산부인과 의사의 모습을 상징해주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24시간 병원을 떠나지 않으면서 인술을 펼치고, 해외 의료 봉사에도 적극적이라고 한다.

이종민 의사의 검약한 생활습관을 옆에서 지켜본 남편은 아내에게 "나는 부르주아적 월급쟁이, 당신은 프롤레타리아적 오너'라고 말한다고 한다.

착한 의사란 바로 이런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나무꽃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배웠다.

대나무는 꽃을 해마다 피우지 않고, 꽃을 피우는데 무려 60년이 걸린다고 한다. 

또한 혼자서 꽃을 피우지 않고 대나무 숲에서 한 그루의 대나무가 꽃을 피우면 동시에 함께 꽃을 피운다고 한다.

참으로 신기한 식물이었다.


7월호 특집기사는 국경을 넘은 인연이다. 

해외에서 외국인들로부터 받은 친절과 감동의 글에서 어디에나 착한 사람이 있음을 다시금 확인했다. 

"미안해. 내가 대신 사과할게.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을 당하게 해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p.36)"

외국에서 도난 사고를 겪은 우리나라 사람에게 외국인 친구는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그 사과만으로 그 국가에 대한 인식은 달라질 수 있었다.

사과는 관계를 전화시킬 수도 있다...


박수밀 교수님의 연암의 눈으로 세상보기는 연암 선생의 삶과 글속에 담긴 인생의 철학을 보여준다.

"질투는 사람을 옹졸하게 하고, 짐승의 마음을 품게 만든다.(p.40)"

각박하고 치열한 세상 속에서 누구나가 느끼는 것이 질투이다.

연암 선생께서도 질투를 느끼졌다고 하니 인간이 살면서 공기처럼 다가오는 것이 어쩌면 질투가 아닐까?

청나라에 대해 질투심을 느낀 연암 선생은 자신의 질투심을 자책하며 오히려 소경이야말로 선입견과 편견없이 세상을 평등하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듣는 것으로 세상을 판단한다. 조선의 선비들은 좁은 땅에서 태어나 우물 안 개구리처럼 보고 들은 것이 적다 보니 선입견과 편견을 갖게 되었다. 빈틈이 없는 숲에서 어떻게 열린 하늘을 볼 수 있겠는가? 내면을 단단하게 다져가야 한다. 내 자존을 단단하게 만들어 상대방이 잘되기를 바라는 인간다움을 회복해야 한다.(p.42)"

시야를 넓게 하고, 약간의 빈틈이 있는 여유도 가지면서 자신을 단단하게 다져야 한다...


동아일보 기자를 하다가 요리사가 된 김성규 요리사가 말하기를 "음식점은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맛있게 보이는 음식을 차려내야 성공한다."라고 말하면서 보여주는 것이 실제 맛을 어느 정도는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때로는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교육의 중요성은 노벨상을 수상한 퀴리부인과 그의 남편의 어렸을 적 부모의 교육 모습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인슈타인이 아내와 이혼을 했고, 가족에게 존경받지 못했다는 점은 놀라운 이야기였다. 

부모의 긍정적 영향력이 자식의 미래를 좌우한다...


기자를 하다가 양봉가로 귀농을 한 최순호 꿀벌 농부의 귀농생활기가 관심을 끌었다.

아마도 나도 나이를 많이 먹어감에 따라 노후에 대한 불안함이 그런 관심을 만드는 것 같다.

귀농 전에 방송통신대 농학과를 졸업하고, 종자 기능사, 산림기사 자격증을 취득하셨다 하니 그 준비력이 대단하다.

준비가 충분해도 성공하기 힘든 시대인데, 그래도 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회사원에서 쉰 살에 남성 커트 전문점 사장이 된 남자 미용사의 이야기도 내게는 인상적이었다.

그 도전과 추진력이 존경스러웠다.

도전하면 뭐든 할 수 있다...


샘터상 생활수기 당선작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닙니다'와 행복일기에 실린 여러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도 참 인상적으로 읽었다.

군인 생활수기 수상작인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가슴 아픈 과거를 마음에 묻고서 열심히 살아가는 어느 군무원의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고통의 시간을 보냈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삶은 그래도 계속 된다...


샘터에는 삶, 예술, 요리, 여행, 문화, 사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져 있다.

기차를 타고서 목적지를 향해 가면서 읽은 샘터의 글들은 기차 안에서 책을 읽는 즐거움과 기차 창밖으로 이야기들의 의미를 생각하며 바라보는 즐거움을 함께 주었다.

기차가 계속 달리듯이 삶도 계속 달린다.

나만 힘든 게 아니고, 나만 풍족하지 않은 게 아니다.

세상의 대부분의 일들이 정규분포를 따른다는 것을 새삼 다시 실감하고, 정규분포의 평균치 부근에 있는 삶이 어쩌면 보통의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달 샘터는 참 마음에 들었다.

다음 달 샘터도 내게 공감과 동감 그리고 위로와 긍정의 힘을 주길 기대한다.


※ 샘터 2018년 7월호 독서후기 포스트는 샘터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