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레폴레 아프리카
김수진 지음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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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자가 아프리카 특파원이 되어 반년간 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 8개국에서 지낸 6개월간의 여정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인 '폴레폴레'는 스와힐리어로 '천천히'를 의미한다고 한다.

저자가 머무른 아프리카 8개국은 에티오피아, 남수단공화국, 르완다, 우간다, 탄자니아, 케냐,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여행을 위해서 아프리카에 간 것이 아니라 방송사 특파원으로서 취재를 위해 아프리카에 가서 자연스럽게 여행을 함께 한 저자의 아프리카에서의 여정이 참으로 부럽게 느껴졌다. 

솔직히 나는 아프리카 여행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

지금까지 아시아 몇 개국만 여행했고, 유럽과 미국도 여행하지 못한 나에게 아프리카는 여행의 대상으로서 전혀 생각해 본적이 없는 대륙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프리카도 여행지로서 매력이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책은 여행가이드북은 아니며 여행에세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기자답게 아프리카에서의 보낸 일상과 여행의 기록을 자세하고 세밀하게 표현했다.

책 곳곳에 있는 아프리카에서 촬영한 사진도 아프리카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나라별로 정리되어 있고, 각 나라의 첫장에는 수도, 언어, 면적, 인구, 화폐, 시차가 설명되어 있다.


에티오피아.

인구는 무려 1억 7백만명으로 세계 12위.

아프리카 국가에 이렇게 인구가 많다니 놀랍다.

1990년대 영등포 분위기, 비포장도로, 잦은 전기 정전.


게스트하우스 매니저인 페나와 나누는 대화의 내용은 참 인간적이었다.

오바마를 닮았다는 페나는 저자의 첫 아프리카 친구겸 취재원이 되었다.

착하고 성실한 페나의 모습에서 생소하고 낯선 아프리카 사람들의 모습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법학을 전공하고 변호사 자격증도 있지만 아직 법조계에서 일하지 못하고, 다시 대학에 가서 경영학을 공부하며 게스트하우스에서 일도 하는 페나의 모습은 아프리카에서는 지식인도 살기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T.I.A(This Is Africa) 외국인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겪지 않았을 당황스러운 처지에 놓였을 때 쓰는 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외국인에게 T.I.K 라고 해야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커피농장에서 일하는 소녀들을 보면서 느껴지는 씁쓸함.

한국전쟁 참전 에티오피아 군인을 만나는 저자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에티오피아와 한국의 과거와 지금.

한식당에 가서 삼겹살을 먹고, 한식당 사람소개로 K-팝 팬클럽 회장을 만나고.

에티오피아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열정과 관심은 강하지만, 한국기업과 대사관은 무관심하고.

저자가 기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체험과 여행이 많아 보였다.

해외 주재원으로 있으면서 느낄 수 있는 여행보다는 현지인에 가까운 삶이 책 곳곳에 보였다.

그래서 이 책은 여행기라기 보다는 현지 생활기이고 취재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라르'라는 도시로의 여행.

하이에나에게 먹이주기를 하는 전통문화는 무섭게 보였다.

낙타를 타다가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는 저자는 낙타 타는 것을 금할 것을 조언했다. 

생소한 아프리카 현지에서의 삶이 읽을수록 재미있었다. 

기자인 저자의 필력과 취재의 힘이 느껴졌다. 


원시부족은 사진촬영에 대한 대가를 원한다고 한다.

이미 아프리카에도 자본주의와 상업이 만연한 것 같다.

접시를 입술에 깨우는 접시 부족을 보면서 갑자기 '정글의 법칙' TV프로그램이 생각나기도 했다.

사진과 글이 진짜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할 정도로 빠져들게 한다.


남수단에서는 평화콘서트를 준비하고 공연한 김장훈 가수를 만나기도 했다.

작은 공항, 비포장 도로, 모기장이 있는 낡은 호텔.

남수단에 있는 한빛부대는 진짜 태양의 후예이다.


여자 혼자서 아무리 기자라지만 아프리카를 이렇게 리얼하게 여행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낡은 호텔, 불편한 먹거리, 값비싼 이용료가 부담일 때도 있지만 멋진 풍경과 사람사는 모습이 아프리카 여행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 것 같다.


르완다.

바퀴벌레, 집단학살, 깨끗하고 투명한 나라, 아프리카의 강소국,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나라, 화려한 옷차림의 여성들.


우간다의 인구는 4천만명이 넘는다.

마운틴고릴라, 면생리대.


저자의 아프리카 취재 여행을 도와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실려 있다.

일을 겸해서 여행을 한 저자에게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었다.


책 속에 아프리카 사진이 참 많다.

아프리카의 자연풍경, 아프리카 사람들의 모습, 아프리카 동물들, 아프리카 도시의 풍경들이 사진으로 보여지고 있다.



탄자니아에서 킬리만자로산을 등m산한 저자는 이 곳에서 "폴레폴레"를 들었다고 한다.

저자가 오른 길만스 포인트까지는 해발 5,685m이고, 킬리만자로 산의 주요 봉오리를 다녀오면 증명서를 준다고 한다. 

저자는 105,617번째 킬리만자로산 등산자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가 아닌 아프리카 국가로 보였다고 한다.

높은 건물과 많은 백인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에 심한 빈부격차와 인종갈등이 있는 명암이 분명히 있는 국가였다.

아프리카에도 펭귄이 있었다.


"인생의 비결은 당신이 어디로 갈지를 말해주는 내적, 도덕적, 정서적 GPS를 개발해 나가는 것입니다.(오프라 윈프리가 2013년 5월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한 말, p.355)"

내적, 도덕적, 정서적 GPS라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이 책은 기자가 보여주는 세밀한 글과 풍부한 사진이 참 좋다. 

여행에세이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책이다.

아프리카 여행에 관심이 있고, 아프리카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아프리카 여행에 대한 각론을 이 책에서 구할 수는 없지만, 아프리카 여행에 대한 총론과 개요는 충분히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아프리카 여행가이드북을 읽는다면 아프리카 여행 계획이 근사하게 세워지리라 생각한다.

아프리카에서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여행을 한 연합방송 기자인 저자가 너무너무 부럽다.


※ 폴레폴레 아프리카 독서후기 포스트는 샘터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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