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소년, 수피가 사는 집 라임 청소년 문학 32
자나 프라일론 지음, 홍은혜 옮김 / 라임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에게 행운을 안겨 주기를, 우리의 영혼을 자유로운 곳으로 이끌어 주기를"

책 첫 페이지에 나오는 희망의 문구이다. 

수피는 엄마, 누나와 함께 호주의 난민 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 지저분한 식사, 40여명이 함께 생활하는 막사가 그들이 처한 현실이다.

바다가 옆에 있지만, 전혀 아름답지도 낭만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무더운 바다는 난민들에게 삶을 더 힘들게 하는 환경이다.

어떤 상태로 어떤 입장에 서있는가가 그 환경을 아름답게 빛내주기도 하고, 그냥 그저그런 환경으로 만들기도 한다.


바닷가 난민 수용소의 생활은 처참하다.

애처로울 정도로 안스럽고 안타깝다.

하지만, 난민들에게는 끈질긴 삶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감이 있었다.


수피아는 미얀마 출신의 난민이다.

아빠는 아직 여전히 미얀마에 있고, 수피와 엄마, 누나는 미얀마를 떠나 호주의 난민수용소에서 살고 있다.


책 속에는 수용소 인근 마을에 살고 있는 지미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가족들과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지미의 이야기와 호주 난민수용소에 사는 수피의 이야기가 한번씩 돌아가면서 나온다.

난민수용소에 호기심을 느낀 지미는 수용소를 알아보려 한다.

지미는 난민수용소에 몰래 들어가서 수피를 만난다.


난민 수용소에는 사는 수피와 마을에 사는 지미의 살과 생활이 참 대조적이다.

마을에 사는 지미의 평범한 삶이 수용소의 삶에 비하면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지미와 수피의 만남을 통해서 한번씩 번갈아가던 둘의 이야기가 어느새 한 페이지에 합쳐지기 시작했다. 

수피에게서 앵카 이야기를 들은 지미는 그 이야기가 엄마가 여러 번 해주었던 이야기라는 것을 기억하고서, 먼저 세상을 떠난 엄마를 떠올린다.

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낸 후 삼 년 간 느꼈던 불편함을 잠시 잊고서 깊은 잠이 든다.


수용소의 경비원인 하비 아저씨는 수피에게 수호자같은 존재이고, 아빠같은 존재이다.

하비 아저씨는 수피의 생일에 색연필과 스케치북을 선물해주기도 한다.

아무리 잘 해주어도 경비원은 경비원이고, 경비원이 잘 해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인권 단체에서 수용소를 방문하면 수용소의 식사의 질이 높아진다고 한다. 

한국이나 외국이나 남을 의식하고, 감시를 받는 그 순간만 제대로 하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행복해지는 조약돌...

그 조약돌을 손에 꽉 쥐면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라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나시르 할아버지가 수피에게 준 선물이다.

난민 수용소의 삶은 비참하지만 그곳에 인간적인 정도 있고 나눔도 있다.


지미와 수피가 만나서 보여주는 모습들이 따뜻하고 정겹고 예쁘게 느껴진다.

소년과 소년가 만드는 아름다은 모습이다.

앵카 이야기를 읽어주고, 보온병에 핫초코를 담아와서 수피에게 주고, 손전등으로 둘 만의 신호를 만들고, 문신을 서로 그려주고, 수용소 밖의 모습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아서 수피에게 보여준다.


수피의 누나, 퀴니는 카메라로 난민수용소의 모습을 찍어서 그 사진을 수용소 밖 세상 속으로 보내려고 한다.

수용소의 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수용소에는 전염병이 돌고, 아파도 제대로 치료도 못받고 참으로 참담한 생활의 연속이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닙니다. 우리가 자유를 찾을 수 있도록 제발 도와주십시요. 이렇게 희망 없이는 단 하루도 더 살 수가 없습니다."

수용소 사람들은 인간다운 삶과 희망을 찾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고 단식투쟁을 하기도 한다.


수피는 어느 날 지미를 찾고 싶은 마음에 수용소를 탈출하고, 지미의 집은 찾아가 지미를 만난다.

지미는 아픈 상태였고, 수피는 119에 전화를 해 지미를 병원으로 보냈다.

수피가 수용소로 돌아왔을 때 수용소에는 화재와 폭동이 일어난 상태였다.

화재와 폭동은 진압되었지만, 부상당한 사람들의 상처와 경비원들의 새빨간 거짓말만이 남게 되었다.


아픔과 고통이 가득한 난민 수용소에 봄이 오기 시작한다.

외부인들이 찾아와서 난민들과 일대일 면담을 하며, 난민수용소의 실상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수피와 가족들은 작은 희망을 찾기 시작하며, 바다를 바라보면서 희망의 고래를 상상한다.


로힝야족은 버마(미얀마)에서 살다가 쫓겨난 난민이라고 한다.

로힝야조은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 민족이라고 한다.

이 책은 호주 난민수용소를 조사한 보고서를 토대로 쓴 소설이라고 한다.

섬세한 표현이 실제 난민 수용소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는 소설이었다.

난민들은 계속 발생하는데 이들을 보호할 조치는 아직도 많이 미흡하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주는 소설이다.

난민들이 겪는 참상과 그들에게 구호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책을 다 읽고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에 서로가 상처주지 않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종교 문제, 돈 문제, 정치 문제로 갈등하고 쫓아내고 쫓겨난다.

모두가 함께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국제 난민 문제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아픔에 대해서 관심있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책이다.

이 책 속에서 불행만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그래도 지미와 같은 친구가 있고, 힘들어도 그 속에 작은 희망이 있고, 그 희망을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다.

좋은 사람들은 어디에나 분명히 있고, 그들과 함께 나누고 지켜나갈 희망은 반드시 있다.


※ 로힝야 소년, 수피가 사는 집 독서후기 포스트는 라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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