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와 휴식의 몽상』까지 일련의 물질적 상상력에 대한 연구를 끝낸 바슐라르는 9년간의 공백기를 거친 후 1957년에 『공간의 시학』을 출판하면서 새로운 이미지 연구에 돌입하게 된다. 그것은 이미지 연구에 현상학의 개념을 도입한 ‘상상력의 현상학’ 연구였다-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35
의식의 문제는 현대 철학의 핵심적인 문제 중의 하나였다. 고대 철학 이래로 의식의 문제는 항상 철학자들의 주된 관심사 중의 하나였으며, 거의 모든 철학자들이 이 의식의 문제를 크게든 작게든 다루어 왔다-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35
만일 객관성이란 것이 주관적인 가치들을 제거하고 남은 것이라면, 주관적 가치들을 제거하기 위한 기준은 무엇인가? 어떠한 기준으로 우리는 주관적인 것과 주관적이지 않은 것을 판정할 것인가?-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36
"우리는 오히려 순수한 해방, 절대적 승화라는 시적 현상 앞에 있는 것이다. 이미지는 더 이상 사물의 재배 하에 있는 것이 아니고, 무의식의 충동 하에 있는 것도 아니다."(『공간의 시학』)-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37
현상학적 방법론의 적용은 시각의 변화를 의미하고, 이 시각의 변화는 모든 것에 대한 변화를 의미한다. 그것은 객관성 추구의 연구로부터 주관성 추구의 연구로, 인과성 추구로부터 현행성의 추구로, 무엇보다도 무의식의 추구로부터 의식의 추구로의 변화이다.-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37
질베르 뒤랑은 이미지와 상상력의 범위를 인간의 모든 정신 활동을 대상으로 하는 ‘상상계의 인류학’을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상상력 연구의 범위를 무한대로 확장시켰다. 그 결과 상상력과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는 상상계야말로 진정한 인간 행동 양식의 원동력이라는 새로운 평가와 인식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7
도대체 이미지와 상상력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이미지와 상상력을 정확히 알고 그것들을 우리의 삶에 있어서 근원적인 힘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바슐라르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7
이 기간은 아마도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시련기였을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바슐라르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잃어버리는 불행 속에서도 결코 용기를 잃지 않았고, 그 불행을 극복하는 빛나는 성과를 이룬 것이다. 이때 그의 나이 43세였다.-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14
그의 공부하는 스타일은 한마디로 무식 그 자체였다. 그는 개편된 학제에서 중학교를 다닌 탓에 라틴어 수업을 듣지 못했었다. 그러나 그는 상당한 수준의 라틴어 지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 지인이 그에게 어떻게 라틴어 공부를 했는지 물어 보았다. 답변은 아주 간단했다.-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15
바슐라르가 훗날 인간 이해의 새로운 틀을 이루게 될 상상력 연구의 첫발을 내디딘 것은 사실 과학철학 연구의 연장선에서였다. 과학철학의 끝에서 바슐라르는 객관적 인식이라는 문제에 천착하게 된다.-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23
그리하여 그는 이 네 가지 원소의 이미지들을 기준으로 5권의 책을 썼는데-『불의 정신분석』, 『물과 꿈』, 『공기와 꿈』, 『대지와 의지의 몽상』, 『대지의 휴식의 몽상』-이 5권의 물질적 이미지에 대한 연구를 흔히 ‘이미지의 4원소론’이라 부른다-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27
바슐라르(1884~1962)는 세계를 보는 새로운 눈을 제시한 사람이다. 그는 모두가 천동설을 믿어 의심치 않던 시절에 지동설을 주장했던 코페르니쿠스에 비견할 만하다. 생각해 보라. 지동설은 단순히 "지구는 태양계 속의 한 혹성에 불과하고 태양의 인력권 안에서 주기적인 궤도를 따라 돈다."라는 단순한 과학적 발견의 주장이 아니다. 그것은 그때까지 쌓아온 인류의 문명을 뿌리서부터 뒤엎는 사건이었다.-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3
그 결과 비합리적인 요소들은 자신들의 정당한 자리를 내어준 채로 합리적 이성의 방해물로 취급받기에 이르렀다. 인류는 오랜 시간 동안 이미지나 상상력을 인간의 정신활동 중에서 가장 무익한 것으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피하고 제거해야 할 것으로 생각해 왔다.-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4
이원론적 변증법의 원칙은 기본적으로 제3자 배제의 원칙에 있다. 이것은 제3의 해결책을 배제시키는 양분 논리, 즉 모든 것을 절대 참 아니면 절대 거짓으로 양분하는 해결책이다. 단적으로 말해, 서구 사상사에서 인간의 정신에 적용된 이원론의 두 축은 이성과 감성이었다. 그것은 참의 세계와 거짓의 세계를 대표하는 두 요소로 구분된 이원론이다. 즉, 진리와 선으로서의 이성과, 거짓과 오류의 원천으로서의 감성의 양분인 것이다.-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5
그 결과 서구 사회에서 상상력은 오랫동안 ‘거짓과 오류의 원흉’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이미지는 현실적인 실체가 아니라 플라톤의 이데아(Idea)처럼 ‘감추어진 현실’을 왜곡하고 기만하는 허상에 불과한 것이다.-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5
그러나 오늘날 이미지와 상상력의 위상은 그때와는 180도 달라져 있다. 상상력이야말로 오히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원초적 능력이자 소중한 능력이고, 이성의 발달조차도 사실은 상상력의 활동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알라딘 eBook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중에서 - P5
푸코는 이에 대해 언표들이란 본질적으로 드문(rares) 것이라고 설명한다. 언표는 사실의 측면에서만 드문 것, 희소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론의 측면에서도 역시 드문 것이다. 언표는 희소성(稀性, rareté)의 효과와 법칙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 이는 나아가 명제와 문장에대립되는 언표의 중요한 특성들 중 하나이다. - P15
중요한 것은 이 형성 규칙들이, 명제의 경우처럼 일련의 공리(公理)로환원되는 것도, 문장의 경우처럼 하나의 문맥으로 환원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 P19
푸코를 따라, 우리도 하나의 언표, 하나의 언표 가족, 또는 하나의 담론 형성작용이란 무엇보다도 고유한변양작용의 선(線)들 또는 연결되어 있는 공간 안에서 분산되는 벡터의장(場)에 의해 결정되는 것임을 믿는다. 이것이 원초적 기능(fonctionprimitive)으로서의 언표 또는 "규칙성"의 첫째 의미이다. - P21
공간의 두 번째 부분은 상관적 공간(l‘espace corrélatif)인데, 이는앞서 연결된 공간과는 구분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전과 같은언표들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언표가 자신의 주체·대상 · 개념과 맺는 관계이다. 우리는 여기서 언표와 단어 (mot) • 문장. 명제 사이의 차이를 새롭게 발견한다. 실제로 문장들은 담론이 시작되게 만드는 힘을 소유한 듯이 보이는 언표작용(énonciation)의 이른바 주체에게로 귀착된다. 중요한 것은, 심지어 그것이 명확하게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조차, 결코 ‘그‘(IL)에로 환원될 수 없는 언어학적 인칭으로서의 ‘나‘(JE), 연동자(者, embrayeur) 또는 자기 지시적인 것(sui-référentiel)으로서의 "나"(Je)이다. - P21
https://m.blog.naver.com/syeong21/223989648449내가 종종 쓰는 “저의 일인 걸요“라는 표현은 남들이 보기엔 사소한 답례일 뿐이지만, 그 이면에는 삶과 강하게 연결된 자의식이 있다. 나에게 맡겨진 일이 곧 나를 규정하고, 내가 버티는 이유가 되며, 결국은 내 삶의 궤적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일은 단순히 임금을 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일은 나를 설명하는 언어이고, 책임을 지는 방식이며,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행위다. 그렇기에 “It’s my job”이라는 말은 겸손의 표현을 넘어, 삶에 대한 짧은 선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