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이름을 많이 알고 있지는 않지만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뽑으라면 단연 앤서니 브라운 을 뽑을 것입니다. 우리 아이가 가장 열심히 읽었던 책은 <축구선수 윌리>였는데, 세밀한 삽화와 신비로운 내용이 어른인 제가 보기에도 정말 인상적이더라구요. 그래서 <마술연필을 가진 꼬마곰의 모험>도 꼭 읽혀보고 싶었답니다. 특히 "세이프 게임"을 책에서 다루고 있다고 해서 뭔지 참 궁금했어요. 천진난만하게 생긴 하얀 꼬마곰이 연필을 들고 숲을 걸어갑니다. 늑대, 거인, 마녀, 곰 가족 등 여러 상대를 마주하면서 연필로 그림을 그려 나타난 대상들로 위기를 극복합니다. 이 간결하고도 깔끔한 구성이 눈에 쏙쏙 들어오고 내용도 이해가 쉽게 될 수 있어서 산만한 우리 아들도 정말 대답을 잘하면서 빠져들더라구요. "곰이 누굴 만났지?", "거인이 어떻게 되었지?" 등 그림에서 보여지는 현상을 물어봤을 때 아이가 대답을 잘 할 수 있어 그림을 잘 그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 그려지지 못한 동화책은 그림이 화려하지만 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삽화가 내용을 잘 나타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앤서니 브라운의 책은 정말 그림이 아이들이 이해하기고 받아들이기가 쉬워요. 무엇보다 한 눈에 쏘옥 들어올 정도로 매력적인 삽화에요. 글은 한 페이지당 한 중 정도라서 영유아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고요. 이야기가 다 끝나면 "세이프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과 그 방법이 나와있어 책에 있는 알 수 없는 형태들을 "새"나 "코끼리" 등 다양한 형태로 완성해보는 미술공부를 할 수 있어요. 아이들의 시각적인 감수성과 형태력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되겠죠? 미술을 지도하는 입장 에서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전 아이와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항공료 부담 때문에 최저가 항공사를 이용했는데, 눈치빠른 아들녀석 *한항공 비행기를 TV에서 봤다고 "파란 비행기 탈래~"하며 그 앞에 줄서자고 떼를 쓰더라구요. 좋은건 알아가지고. 그래도 난생처럼 타는 비행기에 아이가 뛸 듯이 기뻐하더군요. 언젠가 아이가 커서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쯤 되면 함께 배낭을 매고 세계여행도 갈 수 있겠지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돈 모으고 있답니다. 가장 저렴하게 세계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책이겠죠? 특히나 우리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책이 바로 <낙타가 도서관을 지고 다니는 나라는>입니다. 페이지당 글이 손바닥 하나에 다 들어올 정도로 많은 편이라서 초등학생 정도가 읽기에 적합하지만 풍부한 내용 못지 않게 연필과 크레파스로 그려놓은 듯한 삽화 또한 예쁘고 쉽게 잘 나와있어 유아들은 그림 위주로 설명을 해주면서 함께 보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집트 - 당나귀도 미용실에 가는 나라. 미국 - 고양이가 외출하려면 꼬리에 등을 달아야하는 나라. 마다가스카르 - 나방이 새 눈물로 음료수를 마시는 나라. 그 밖에 케냐의 낙타와 기린, 영국의 술마시는 당나귀, 베네수엘라의 꼬리감는 원숭이. 일본의 까마귀와 사슴, 멕시코의 성당에 가는 동물들, 헝가리의 박쥐와 수달, 인도네시아의 코코넛을 좋아하는 문어 등. 아이들이 좋아하고 기억하기 쉬운 각국의 동물들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그 나라의 풍물, 역사, 특색과 관련지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흥미진진한 것 같아요. 아이들의 상식도 넓히고 세계를 바라보는 안목도 기를 수 있는 좋은 책 <낙타가 도서관을 지고 다니는 나라는>으로 세계여행을 꿈꿔 보는건 어떨까요.
제가 아이를 낳자마자 일을 하고 우리 아들은 어린이집 종일반에서 3년간 지내면서 지내면서 많은 정서적 어려움, 부적응을 나타냈습니다. 뒤늦게 장기휴직을 하고 아이와 즐겁게 놀러다니며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막상 휴직을 하니 아들과 서먹서먹한 것은 물론이고 또래보다 너무도 뒤떨어진 아들의 상태에 많이 좌절하고 후회했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성공한 엄마들의 양육서를 몇 번 읽어보았지만 <인재시교>처럼 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 책을 만나지 못했었습니다. <인재시교> 공자의 철학과 지혜가 담긴 교육법입니다. 그러나 내용에서 공자의 철학을 직접 접목하고 드러낸다기보다는 저자가 생활 속에서 부딪히며 아이를 키워낸 일화들과 자신에게 고민을 상담해온 여러가지 사례들이 많이 나옵니다. 저자인 인젠리는 교육전문가로 딸 위엔위엔을 베이징시가 선정한 모범학생으로 키워낼 정도로 훌륭한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책을 펼치기 전에는 이 사람이 내 아들같이 키우기 힘든 아들을 낳았다면 이런 교육지침서를 낼 수나 있었을까? 똑똑하고 착한 딸을 낳아서 편하게 키운 것은 아닐까? 하는 속좁은 냉소가 앞섰습니다. 제 생각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 인젠리는 자신에게 고민을 상담해 온 이들에게 많은 공격을 받는 내용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방법은 제 아들에게 안통해요. 선생님 딸은 철이 들었지만 우리 아들은 안 들었고 선생님 딸은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우리 아들은 아니에요." 하지만 인젠리는 침착하게 양육자의 잘못을 조근조근 설명해주고 그 내용은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내용이 발달이 늦고 산만한 아들을 키우는 제게도 해당되는 조언이었습니다. 특히나 중국의 도시화 추진으로 부모가 도시에 일하러 가고 아이들은 조부모나 보모 등의 손에 맡겨져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는다는 내용이 마치 제 이야기 같았습니다. 아이가 영유아기 때 부모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천금을 캐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어리석은 엄마인 저는 <인재시교>를 읽고서야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 밖에 아이의 체벌이 왜 안되는 지, 부모와 교사의 소통과 오해를 푸는 방법, 공부를 즐겁게 시작하도록 돕는 방법, ADHD나 컴퓨터 게임 등 여러가지 부모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 등 양육과 관련한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로 영재아이를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나와있을 줄 알았던 예상과는 달리 아이를 키울 때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과 자녀교육의 세세한 부분까지 실속있게 다루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자녀교육의 바이블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를 똑똑하게 키울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지만 이 책을 수차례 읽고 또 읽으며 실천한다면 제가 적어도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양육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아들이 얼마전 공룡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더니 공룡 이름도 줄줄 외우며 한글을 읽기 시작하고 만화도 오직 공룡 만화만 보려고 하네요. 그래서 공룡 관련 책을 많이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특종! 공룡인터뷰 기발하고 엉뚱한 Q&A>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어요. 큼직하고 시원시원한 삽화가 먼저 눈길을 끌더라구요. 아이들이 공룡이라는 존재를 생생하게 이해함에 있어 시각적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데, 삽화에 그려진 공룡의 형상이 크고 생동감있게 그려져 있어서 눈을 떼지 못하겠더라구요. 게다가 공룡의 시대별 종류부터 공룡에 대한 궁금증이 짜임새있게 나와있어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하기에도 정말 좋았고요. 공룡에게도 깃털이 있었나요? 공룡의 머리뼈는 찾기가 어렵나요? 덩치에 비해 뇌가 무척 작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공룡은 얼마나 빠른가요? 등 기발하고 흥미진진한 질문들이 공룡에 대한 깊이있는 지식과 함께 나와있습니다. 컬러 잡지를 보는 듯한 화려한 구성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고요. 그림과 글씨의 배치 등 레이아웃도 정말 역동적이에요. 공룡에 대한 용어도 따로 정리가 되어있고 공룡 시대의 기후와 식물 등 광범위한 부분을 함께 언급하고 있어서 아이들의 과학적 지식과 사고력이 풍부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공룡에 대한 최선 연구정보가 생생하게 담겨있어요. 집에서도 전철 안에서도 이 책만 펼치면 우리 아들 정말 공룡 이름을 읽으며 열심히 집중 하네요. 부끄럽지만 엄마로서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게 너무도 많네요. 거의 전부가 몰랐었던 것 같아요. 저도 꼼꼼히 읽어보며 공룡의 세계에 빠져봐야겠어요.
연필의 거칠고도 자유분방한 터치 다채로운 질감과 풍부하고도 오묘한 색채 인쇄물을 콜라주 한 것 같은 독특한 자연물의 표면처리 다른 동화책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이국적인 느낌과 신선함을 이 책에서 만났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동화책도 내용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표현기법으로 그려진 삽화를 통해 감수성을 길러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특히나 그림 위주로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는 우리 아들에게는요. 곰과 거인이 마주보고 있는 구도표현이나 기묘해보이는 풍경들이 상상력을 무한 자극하는 것 같아요.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신기한 나라를 여행하고 온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이 책의 작가인 하인츠 야니쉬는 오스트리아에서 많은 상을 수상한 유명한 분이라네요. 삽화를 그린 분 역시 오스트리아에서 어린이를 위한 연극용 인형과 닥종이 인형을 만드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그림인데도 촉각적인 느낌 같은 것이 잘 살아있는 것 같아요. 책의 내용은 아주 교훈적이에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곰과 거인이 서로 싸우지 않고 어떻게 다리를 건널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인데, 아이랑 함께 해결책을 생각해보면서 책을 읽는다면 사고력 발달에도 많은 도움이 되겠죠? 결국 서로 협력하고 양보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더욱 뿌듯하네요. 우리 아들, 아직은 그림 위주로만 이해하고 있지만 이 책을 두고두고 여러번 읽히다보면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될 것 같아요. 책의 내용도 정말 좋지만 제가 미술을 전공해서 그런지 무엇보다 회화적인 느낌이 풍부해서 이 책이 정말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