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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마운틴 스캔들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국립공원 메르캉투르(Mercantour National Park)의 작은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진 살인사건과 이를 은폐하려 연이은 살인을 저지르는 소수 권력자들과 이들에 맞선 선량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숨가쁘게 그려낸 카린 지에벨의 새로운 소설 '빅 마운틴 스캔들'은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흥미진진하며, 예측불허의 이야기 전개를 보여주었다.
작은 시골에서 조차도 권력과 돈에 눈먼 사람들의 추악한 모습들이 어떻게 엮여질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으며, 환경에 관심있는 척하지만 절대로 관심없는 정치가들의 일반적인 속성과 함께 공권력을 가지고 사적으로 어떻게 악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놀라운 것은 소설가로 인정받기 이전에 다양한 직업을 가졌었으며 이러한 경험이 작품에 반영되어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는 작가가 된 것 같다. 이번에 읽은 소설 '빅 마운틴 스캔들' 역시 메르캉투르 국립공원 관리인으로서 경험했던 일을 바탕으로 '빅 마운틴 스캔들'을 썼다고 한다. 소설 속 지명들의 위치와 사진들을 찾아보면서 책을 읽으면 더 흥미진진하고 이야기가 더 현실감있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산양의 일종인, 투르캉투르 국립공원의 보호 동물인 샤무아의 사진을 찾아보면, 인간의 욕심 때문에 밀렵을 당하고 있는 또하나의 동물이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소설 속 주인공인 뱅상은 메르캉투르 국립공원의 산장에서 살면서 돈에 대한 큰 욕심 없이 여름 한철 여행객들에게 산악가이드로 일하면서 겨울을 보낼 정도의 수입만을 벌며 살아가지만, 사랑하던 아내가 여행객과 갑자기 자신을 떠났다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 이후로 많은 여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만남을 이어가던 중, 여행사 직원 미리암이 뱅상에게서 받은 상처로 자살하고, 국립공원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었던 유일한 뱅상의 친구 피에르가 갑자기 산에서 실족사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의문의 편지들이 하나씩 도착하면서 뱅상은 죽음의 이면에 숨겨진 음모의 실마리를 하나씩 찾아 나간다. 이 과정에서 군인경찰대 신참인 세르반의 도움을 받으며 이성적으로 호감을 가지게 된다.
밝혀지는 살인과 음모는 한 사람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얽히고 설힌 여러 인물들간의 자의반 타의반 협력에 의한 것임과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배신으로 인해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리게 된다.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라면 권력자가 등장하기 마련이며, 권력자 역시 자식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존재이며, 이러한 약점을 이용해 돈을 착취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며, 음모에 가담한 인물이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스스로에게 던졌던 '내가 사건을 은폐하기로한 건 과연 누구를 위한 선택이었을까?'라는 의문처럼 권력과 욕심에 한없이 빠지면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같은 존재가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빅 마운틴 스캔들'은 살인과 음모에만 함몰되어 어두운 모습만 보여주지 않는다. 메르캉투르 국립공원의 다양한 등산코스를 안내하는 뱅상의 모습을 통해 여러 등산 코스와 풍경에 대한 묘사는 작가의 생생한 경험이 있기에 가능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소설가 박범신과 그의 소설 '촐라체'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메르캉투르 국립공원으로 여행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세르반과 맞이한 일출의 모습 장면은 나도 한번 경험해보고 싶은 소망을 가지게 만들었다. 언젠가 여행을 가게 된다면, 카린 지에벨의 소설 '빅 마운틴 스캔들'을 다시 읽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