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다면 쌩하고 패스를 해도되는 그런 곳. 그런데도 난 이 노력 끝에 여기 와 있다. 삭순! 단지 이름 모를 여행지에 불과했던 널, 내가 이렇게 찾아와 다정히 불러준다. 없던 의미는 내가 부여하는 순간부터 의미가 생기고 특별해지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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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블론드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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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생각하는 것은 실패를 부르는 법이다.

그날 저녁 보슈는 뒤쪽 데크에 새로 설치한 오크 목재 난간에 기대어서서 로크 박사가 얘기한 검은 심장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의리듬이 워낙 강해서 온 도시를 쾅쾅 울릴 것만 같았다. 보슈는 그것이자기 인생의 배경에서 항상 들려올 박자라는 걸 알았다. 브레머는 이제눈앞에서 사라져 영원히 보이지 않겠지만, 그 뒤를 이을 다른 자가 곧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놈도, 검은 심장은 혼자서는 뛰지 않는다.고 했던가.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이 우리 마음을 강렬하게 사로잡는 것은 착상의 기발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들 속에서 은연 중 느껴지는 삶의 굴곡과 깊은 울림 때문일 것이다. 양지와 음지에서 벌어지는 온갖 세상사를 마치 제 일처럼 술술 풀어내면서 가끔 콧잔등을시큰하게 만드는 감동을 시니컬한 방법으로 버무려넣는다. 희망이없다면 정의도 없다고 믿고 있는 그는 그런 속에서도 순수한 푸른불꽃 같은 희망을 찾아낸다. 정의의 여신상을 가리키며 "저 여잔 듣지도 보지도 못해요. 느낄 수도 없고 말을 걸지도 않아요. 정의란 콘크리트 블론드 같은 거라고요."라고 일갈하는 챈들러의 부정적 시각에 비해 "알고 있었던 건 아니야, 실비아. 하지만 희망하고 있었지."
라고 말하는 그의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는 우리에게 한결 환하고 희망적인 안도감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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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 2년 사이에도 로스앤젤레스는 변했지만 그것이 새로울 건 없었다. 언제나 변한다는 것이 그가 로스앤젤레스를 사랑하는 이유였다.

그러나 폭동과 불황이 그것의 풍경과 기억 속의 풍경에 혹독한 생채기를 남겼다. 도시 하늘을 뒤덮은 거대한 스모그처럼 저녁 바람에도 씻겨나가지 않던 연기 덩어리를 보슈는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불타는 건물들과 약탈자들을 찍은 TV 화면을 경찰은 체크하지 못했다. LA경찰국이 겪은 최악의 시간들이었고 그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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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어둠 속에서 삶과 죽음은 무작위로 사람들을 골라잡았다. 삶의 방식이 너무나도 다양했다. 죽음의 방식 역시 그랬다. 누구라도 영화사의 검은색 리무진 뒷좌석에 탈 수 있었고, 누구라도 법의국의 푸른색 밴 뒷자리에 실릴 수 있었다. 귀가 떨어져 나갈 것같은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었고, 어둠 속에 귀 옆을 스쳐가는 탄환 소리를 들을 수도 있었다. 어떤 운명이 누구에게 닥칠지 알 수 없었다. 그것이 LA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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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어둠 속에서 삶과 죽음은 무작위로 사람들을 골라잡았다. 삶의 방식이 너무나도 다양했다. 죽음의 방식 역시 그랬다. 누구라도 영화사의 검은색 리무진 뒷좌석에 탈 수 있었고, 누구라도 법의국의 푸른색 밴 뒷자리에 실릴 수 있었다. 귀가 떨어져 나갈 것같은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었고, 어둠 속에 귀 옆을 스쳐가는 탄환 소리를 들을 수도 있었다. 어떤 운명이 누구에게 닥칠지 알 수 없었다. 그것이 LA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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