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 보면 때때로 세상에서 내가 가장 슬픈 것 같고, 세상 모든 슬픔과 우울이 나에게만 찾아오는 것 같고, 심지어 다른 사람의 슬픔과 우울,
아픔까지도 내가 끌어 모으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수록 좋지 않았던 상황은 결국 더 안 좋은 쪽으로 추락하곤 했습니다. 즉, 우리의 믿음은 생각보다 효과가 좋아서 부정적인 생각은 언제나 부정적인 일을 불러오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이 곧 우리가 행동하는것들이 되고, 생각과 행동이 합쳐져 우리가 처한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내가 겪고 있는 이 상황은 내믿음이 만들어낸 결과인 셈입니다. 결국 우리가 할수 있는 건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물론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고 해서 언제나 긍정적인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긍정을 습관화하는 것이야 말로 부정적인 일이 생겼을 때 우리를 그곳에서 좀 더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줄 것임은 분명하니까요.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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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들을 누릴 자격이나 안목이 있다면 삶을 보다 편안하게 사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적당한 돈을 지급하고 대신 안락함을얻는 일에 너무 인색하지 말 것. 그렇게 얻어지는 평화가 창조에기여할 수 있다면 물질을 아끼지 말 것. - P49

나는 어떤 일이든 강한 집념을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 한번 마음먹은 일이라면 그것으로 파국을 맞을망정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주위를 돌아보면 그런 성격은 의외로 드물다.
모두 다음에 닥칠 기회를 행여 놓칠까 전전긍긍하며 망설인다. 매사에 흐리터분하고, 간단한 일조차 결단을 못 내리고, 늘 주저주저하며 뒤를 돌아보는 소심한 기회주의자들이 나는 싫다. 그 우유부단함을 보고 있자면 그들과 같은 인간이라는 점에서 부끄러워 견디기 힘들 지경이다. - P50

외로움이나 그리움 같은 감정은 습지대의늪처럼, 썰물 때의 갯벌처럼, 한번 발을 넣으면 좀처럼 빼내기 어려운 것이다. - P64

그러나, 아니다. 나는 자신이 아는 것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이처럼 아주 많은 경우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그것을 진실이라고 여기며 산다. 북극의 유빙이 그렇듯 숨겨진 힘은 드러난것보다 강하다. - P68

그 누구도 어떤 다른 사람을 지도할 수 없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방식대로 살뿐이다. 선각자는 있어도 지도자는 없는 것이다.
자신을 내던져 새로운 것을 깨우치는 일은 존중받을 수 있으나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은 채 남을 지도하려 드는 일은 조롱받아 마땅하다. - P86

외줄 타기의 곡예사가 외줄과 대결하듯이 인간도 삶의 외줄과 대결한다. 이 대결에서도 절망은 버려야 할 대상이다. 대결자들은 멀리는 보지만 굴러떨어질 나락을 보아서는 절대 안 된다.
이미 대결은 시작되었고, 남은 것은 이기는 일뿐이다. 다른 것은없다. - P98

그러나 나는 박 여사와는 생각이 다르다. 남자가, 이미 검은 발톱을 드러낸 남자가 ‘뜻밖에 회개하는 경우는 결코 많지 않다. 아니, 절대 없다. 만약 있다면 그것은 남자가 모든 것을 잃었을 때다.
모든 것을 다 잃고 나면 가증스럽게도 다시 여자 마음을 얻어 기대보려는 것이 남자들이란 족속이다.
검은 발톱은 부러진 것이지 사라진 것이 아니다. 게다가 발톱은다시 자란다.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은 특히 남자는 여자에 대해 반성할 줄 모른다. 알고 있더라도 실천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는 것이 남자다. - P109

나는 내 기억의 저장 창고를 아주 철저하게 관리하는 사람이니까. 사람이 평생을 살며 저장해야 할 기억은 무수히 많은 법이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그것을 선별하고 취사선택해서 회상의 목록을 만든다. 나의 무의식은 이런 일에 아주 까다롭다. 즐겁고 아릿한 것만 추억하고 살기에도 짧은 삶이 아니던가 - P113

한번도 깨져 보지 않아 굳은살이 배기지 않은 삶은 정상적인 삶의 행로라고 볼 수 없다. 그런 삶은 가짜다. 역사가 없는 것이다. - P144

나는 이 일을 도모하면서 한 번도 실패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 나는 늘 그랬다. 나는 모든 일에 실패를 겁내지 않는다.
실패할 일은 하지도 않지만, 일단 시작한 일에도 실패 따윈 없었다. 나는 인간이란 이름의 텍스트로 살아가는 운명이 아니다. 나는아주 일찍 그것을 거부했다. 단호하게, 또한 확실하게. - P146

아무도 하지 않은 말, 아무나 할 수 없는 말, 나는 그런 미지의언어를 원한다.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이 세상에 새로움이란 없다‘는 식의 단언이다.
나는 낡은 생각, 낡은 언어, 낡은 사랑을 혐오한다. 나의 출발점은 그 낡음을 뒤집은 자리에 있다. 장애물이 나와도 나는 그것을 뒤집어 버린다.
세상은 나의 운동장이다. 절대 그늘에 앉아 시간이나 갉아먹으며 사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겠다. - P155

비극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우리 모두가 주인공인 비극 말이다. 한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에 맞춰, 비극을 상연하는 무대의 커튼은 스르르 위로 말려 올라간다. 죽음만이 그 커튼을 다시 내릴 수 있는 지겨운 공연. 앙코르도 받을 수 없는 단 한 번의공연.
할 수 있는 일은 이 비극이 황홀해지도록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 사람마다 가치가 다르듯이 황홀함에 대한 척도도 물론 다르다. 모두 자기 방식대로 내용을 완성하고 자기주장대로 형식을이끌어간다. 평가는 오직 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평가는 신이 내린다 해도 절정을 느끼는 것은 삶의 주인공인 바로 우리다. 황홀함은 다른 모든 것은 다 절대자가 관장한다 하더라도, 그 감정만은 우리가 소유한다. 인간이 움켜쥘 수 있는 유일한 것. 그래서 모든 비극은 황홀감을 지향한다. - P211

비록 적군이라 해도 가끔은 동지가 되기도 하는 것이 삶이란 이름의 연극이므로. - P262

영혼을 찍는 카메라가 있다면, 짓눌리고 억압받는 정신을 촬영하고 인화할 수 있는 과학이 있다면, 렌즈를 들이대고 분명히 찍어두어야 할 여성의 깊은 상흔은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찍어야 상처의 증거가 되는지 알수 없을 만큼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억압은 교묘하고 복합적이다. 이런 일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일상적으로 이해되고, 그리하여 일상의 하나로 무심히 잊히는 사회는 진정 옳지 않다. - P357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이란 이 긴 제목은 뽈 엘뤼아르의 시 「커브」의 전문(全文)이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지속되는 삶의 궤도 위에서 온 힘을 다해 커브를 도는 일은 누구에게나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소설이 커브를 결심한 모든 이에게, 잠시라도 힘이 되었길 바란다.
1992년 여름 양귀자 -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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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음성은 자음과 모음을 겨우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퉁퉁부어있다. 얼굴이 붓고 몸이 붓듯이 목소리도 상처를 입으면 부을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이곳에서 알았다. - P18

나는 배고픔이나 추위, 짜증을 참는 일에는 의외로 약하다. 어머니는 나에게그런 것은 참을 필요가 없다고 가르쳤다. 자식의 몫까지 당신이 충분히 참았다는 논리로. - P27

평생 자신의 외모를 가꾸며 살아가도록 태어나지 않고 평생 자신의두뇌를 의지하며 살도록 태어난 것을 나는 하늘에 감사한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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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미안함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모든 이가 그러하듯 그도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다. - P367

"잘 다듬어진 화살은 궤적 위에서 방향을 틀지 않는다. 올곧은 여행자는 자신의 여정 중에 길을 바꾸지 않는다. 소마는 잘다듬어진 화살이고 올곧은 여행자다. 누구나 삶의 여정 어딘가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하지만 언젠가는 본래 자신의 길을찾게 되지. 그러니 걱정의 시간도 후회의 시간도 너무 길어질 필요는 없다. 화살이 아니라 화살을 찾아가는 과정이 너를 담대하게 하고, 너를 어른으로 만든다.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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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야기는 삶과는 다르고 삶은 지리하게 이어진다. - P302

급할 건 없었다. 충분히 머뭇거려도 된다는 걸 그는 알 수 있었다. - P269

멀리 지평선을 넘어가는 태양이 광활한 하늘과 대지 위로 아낌없이 노을을 흩뿌리고 있었다. 그 빛의 한 조각은 한껏 구부리고 앉은 소마의 어깨에도 손을 올리듯 살며시 닿았다. 시간이 흘러 어깨에 머물던 빛도 사그라지고 주위가 온전히 어둠에 가라앉을 때까지 그는 그 모습 그대로 그렇게 앉아 있었다. - P299

영웅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났어야 한다. 영웅은 영웅으로죽고 이야기는 박제된 이야기로 남았어야 한다. 하지만 이야기는 삶과는 다르고 삶은 지리하게 이어진다. 이유도 의미도 없고,목적도 방향도 없는 넘치도록 당혹스러운 삶의 잉여를 바라보며, 길을 잃은 자들은 주변을 배회할 뿐이었다. 어떤 이들은 눈에 띄는 아무것이나 움켜쥐고는 그것이 마치 길이라도 되는 양애써 안심했으나, 그것은 그저 덫에 걸린 짐승이 죽음의 때를 기다리며 겨우 상처나 핥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어리숙한 영혼이 이것을 알든 알지 못하든 그것과는 무관하게 세상의 이야기가 끝난 자리에서 비로소자아의 빛나는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것이었다.
old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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