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블론드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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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생각하는 것은 실패를 부르는 법이다.

그날 저녁 보슈는 뒤쪽 데크에 새로 설치한 오크 목재 난간에 기대어서서 로크 박사가 얘기한 검은 심장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의리듬이 워낙 강해서 온 도시를 쾅쾅 울릴 것만 같았다. 보슈는 그것이자기 인생의 배경에서 항상 들려올 박자라는 걸 알았다. 브레머는 이제눈앞에서 사라져 영원히 보이지 않겠지만, 그 뒤를 이을 다른 자가 곧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놈도, 검은 심장은 혼자서는 뛰지 않는다.고 했던가.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이 우리 마음을 강렬하게 사로잡는 것은 착상의 기발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들 속에서 은연 중 느껴지는 삶의 굴곡과 깊은 울림 때문일 것이다. 양지와 음지에서 벌어지는 온갖 세상사를 마치 제 일처럼 술술 풀어내면서 가끔 콧잔등을시큰하게 만드는 감동을 시니컬한 방법으로 버무려넣는다. 희망이없다면 정의도 없다고 믿고 있는 그는 그런 속에서도 순수한 푸른불꽃 같은 희망을 찾아낸다. 정의의 여신상을 가리키며 "저 여잔 듣지도 보지도 못해요. 느낄 수도 없고 말을 걸지도 않아요. 정의란 콘크리트 블론드 같은 거라고요."라고 일갈하는 챈들러의 부정적 시각에 비해 "알고 있었던 건 아니야, 실비아. 하지만 희망하고 있었지."
라고 말하는 그의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는 우리에게 한결 환하고 희망적인 안도감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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