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십의 주역공부 - 다산처럼 인생의 고비에서 역경을 뛰어넘는 힘
김동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클릭! 더 많은 리뷰 보기
주역공부라고 하면, 정말 사주에 관한 책인가 싶겠지만, 이 책은 주역을 연구한 작가가 다산의 이야기와 자신의 경험을 녹여서 쓴, 인생의 지침서이다. 자신이 살면서 느낀 점과, 다산이 유배지에서 지낸 삶을 같이 녹여낸 책이라, 깊이가 있고, 생각할 거리가 많다. 주역 이야기도 물론 같이 있으나, 나와 같은 일반인들이 알기는 조금 어려운 내용 ㅎㅎ (물론 책 맨뒤에 부록으로 설명이 자세히 되어있다)
책 자체가 어렵지 않아 처음에는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읽으면서 가볍게 읽을 책이 아니라는 게 확, 느껴졌지. 결국, 절반 정도 읽고 외면했다. 작가의 생각과, 다산의 생각을 녹여내야만 했으니까. 어젯밤에 책을 덮어버리고 버거울정도로 무겁고 깊은 그들의 생각을 곱씹었다.
내가 볼때 다산은 인생이 기구한 사람이다. 너무도 영민했던 천재가, 인복이 없고(정조가 너무 빨리 돌아가셨다) , 천운을 만나지 못해 평생 귀양살이를 하느라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인생을 마감해버렸다. 그러나 작가의 관점은 전혀 달랐지. 18년동안 귀양살이를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책으로 펼쳐낸 그가 하늘의 뜻을 알수 있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고, 그는 그 나름대로 자신의 운을 온전히 누리며 살았다고 이야기 한다. 사주를(혹은 주역을) 공부한 사람의 관점과, 무지한 나의 생각의 간극이었을까.
1장 새로운 나로 바로 선다는 것
일단, 책의 1장은 '나'에 관한 것이다. 내가 내 삶을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마음을 잡을 수 있도록 이정표를 준다.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결국, 수신(修身) 하라는 것으로 보였다. 사주를 이길 수 있는것은 강한 힘이고, 꾸준한 노력이 삶을 만들어간다는 것. 그리고, 순리대로 살다보면 어떤 사주에도 기회가 온다는 것.
나를 갈고 닦기만 하더라도 좋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고 이 책은 이야기 한다. 어떤 사람이라도 그 사람만의 복은 타고 나는 것 이라고. 그리고 그것은 하늘의 뜻이니 겸허히 받아들이고 살아가라고.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겸손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정말 '겸손'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내게 온 운에 감사할 줄 알고, 그것이 나의 노력으로만 된 것이 아님을 인정하고, 겸허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겸손이 아닐까.
자신을 갈고 닦으며 하늘의 뜻을 기다려라. 그리고 그것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감사해라. 다산과 작가는 나에게 이야기 해준다.
2장 정해진 운명을 넘어선다는 것
뭐라고 할까. 2장 역시 1장과 매한가지로,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고, 자신이 개척할 수 있는 부분들이 충분히 있다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한다. 고등학교때 배우던 성리학의 교리와 같은 것들을, 우리 현 세계에 맞게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산의 성격들과 그의 인간미(?!)를 알수 있었기도하고.
앞에서 부터 적혀진 이야기에는, 한자가 만들어진 이후 가장 많은 저서를 낸 사람, 다양한 방면에 유능한 천재 라는 이야기를 들어 한참 멀었던 사람이었는데, 자식들에게 잔소리도 하고, 마음에 안들어서 우르륵, 화도 내고. 어떤면에서는 조금은 부족한 사람이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파트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이 부분,
이별은 다시 좋은 시작이라는 것.
나는 무언가를 끝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 스트레스가 남들에 비해 심하다고 볼 수 있다. 사람도 내 살마이라고 생각한 순간부터 그게 어려워진다. 썩 좋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지지부진하게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내게는 꼭 필요했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연인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사람이나, 일을 끊어낼 수 있는 능력이 내게는 필요하니까. 나는 유독 관성이 쏀 사람이라, 무엇이든 꾸준히 한다. 다시 말하면 무언가를 그만두는 게 꽤나 어렵다.
그러나 이별은 좋은 시작을 가져올 것이고,그게 다시 한 번 내 운을 깨끗하게 해주는 정화와 같은역할을 하지 않을까, 이 부분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3장 살아갈 인생의 이치를 깨닫는 것
1,2장 내용과 맥은 같이하고 있지만, 좀더 세상 전반적인 것을 이야기 해준다. 조금 놀라웠던 건 '덜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춘 동양의 관점으로 손익계산서를 봤다는 것. 즉 덜어내고 이득을 가져오는게 이치에 맞다 라는 것이 동양적 철학이고 그것이 주역의 가르침이라고 이야기 하는것.
이 부분에서 인생을 살아갈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싶어 또 잠시 책을 덮었다.
시크릿 류의 자기계발서들을 보면, 들어오는 것에 초점을 맞추라고 한다. 내가 얻는것, 내가 감사할 거리들, 나의 풍요로움을 바라봐야지만 내가 더욱 풍요로워진다고 한다. 그러나 주역은 비우는 것, 사라지는 것에 집중하고, 더욱 더 비워라, 라는 이야기를 한다.
둘다 나에게 삶의 정수를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일텐데, 약간은 혼란스러웠다. 주역이 말하는 삶의 목표와 현재, 내가 살아가는 곳에서의 삶의 목표는 정말 반대되는 것인지 아니면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인지. 그것이 혼란스러워 책을 덮었었다.
답을 내지 못하고 다시 책을 들어 끝까지 읽어내면서 한 생각은, 결국 같은 걸 다르게 표현한게 아닐까, 싶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것들에 감사하고, 내가 부족한것을 채워주는 우주, 혹은 하늘에 감사하며 겸손하게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을 청렴이라고 이야기 했고, 운때가 나빠서 부족할지라도, 다시 좋은 때가 올것이니 즐겁게 기다릴 줄 알고, 운이 들어왔을 때까지 수신하여 운을 잡아낼 수 있는 것. 그것이 주역이 이야기 하는 것이고 서양에서 이야기하는 성공이 아닐까. 라는 생각. 무엇이든 궁극적인 진리를 찾게되면 통하는 법이구나, 싶었다.
주역, 우주의 법칙을 알려주는 책
이 책이 결국 내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운은 파도처럼 높을때아 낮을 때가있고, 난 그 흐름위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내 운은 내가 만들어간다는 것 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할까. 그리고 바닥을 쳤을 때 나는 그걸 어떻게 견디는 것이 현명할까.
아직은 정확한 답은 모르겠다. 이 책에 의하면 마음과 욕심을 비우고, 끊임없이 수련하라, 인데 이것이 너무도 고통스럽고, 힘든일이라서 나는 일단 외면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해야하는 것들이겠지,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내에서 분수에 맞게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 아마 살아가면서 계속 풀어가야하는 숙제겠지.
어찌되었든, 이런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 조금은 무겁고, 깊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클릭! 더 많은 리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