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의 탄생 - 냉장고의 역사를 통해 살펴보는
헬렌 피빗 지음, 서종기 옮김 / 푸른숲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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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부유층의 전유물이 필수품이 되기까지 런던과학박품관이 들려주는 냉장고의 역사와 욕망의 콜드체인

 

푸른숲에서 출판한 런던 과학박물관 큐레이터인 헬렌 피빗 지은이, 서종기 옮긴이의 <필요의 탄생>은 필요는 과연 무엇으로 만들어지는지 설명하는 책이다. 주방의 한 칸을 자리하고 있는 냉장고가 우리 곁에 자리매김하는데 어떤 과정과 역사적인 발자취가 있었을까?

 

이 책은 런던과학박물관의 최고 인기 도서인 만큼 냉장기술과 냉장고의 발명, 사회적 의미, 개인의 의미를 담고 있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장 얼음 장수의 왕림

2장 냉각 기술의 발명

3장 집으로 들어온 냉장고

4장 꿈의 주방

5장 냉장고의 구조

6장 음식 혁명

7장 당신의 냉장고는 건강을 가져다줍니까?

8장 냉장고가 꿈꾸는 쿨한 세상

 

최근 가장 중요한 이야기 중 하나는 냉장기술에 관한 내용이다. 화이자 백신을 수입해서 유통해야 하는데 화이자에서 만드는 백신은 영하 70도를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냉장시설이 필수적이다.

 

체계적인 냉장기술과 냉장 유통망을 가지지 못하면 백신의 맞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냉장기술이 우리에게 일상화된 건 언제부터일까?

 

지난 2012, 300년간 열과 온도 연구에서 선봉을 맡아온 영국왕립학회는 냉각 기술의 등장을 식품공학 역사상 '가장 중요한 혁신'으로 손꼽았다.(...) 현대 사회에서 냉장고는 식량 공급과 식품 안전을 위해 절대 없어서는 안 될 발명품으로 현재 이 물건을 향한 식품 시장과 소비자들의 의존도는 어느 때보다 높다. (5)

 

식품을 원산지에서 최종 소비지까지 운송하는 저온 유통 체계가 대체로 원활하게 가동되어 주목하지 못하지만, 간혹 단전이 일어나 냉장시설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으면 식품 변화, 양식장 생물의 폐사와 같은 곤경에 처한다. 이런 사례는 빅토리아 시대에도 벌어져 '얼음 기근'으로 식량난이 발생했다.

 

18세기 영국에는 '얼음을 저온 상태로 보존하면서 한 지역에서 다른 먼 지역으로 이동시킨다'는 개념이 없었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26)

호수에 있는 얼어붙어 있는 얼음을 잘라서 사용하면 되었다.

 

얼음을 처음 상업적으로 판매한 이는 '얼음 왕' 프레더릭 튜더였다. 그는 얼음이 도착하는 항구에 저온 창고를 마련해 얼음을 수송하는데 성공했다.

얼음의 상업화는 일상생활에서 수요를 극적으로 높였고, 얼음에 대한 의존도는 어느 도시나 국가 할 것 없이 높아졌다.

 

냉장고의 핵심 기술인 냉각 기술은 언제 개발되었나?

 

이론적 근거는 16세기에서 19세기에 걸친 과학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확립되었지만, 얼음을 만들어내는 제빙기의 모습을 갖춘 것은 1862년 만국박람회의 1986번 전시품으로 등록된 시브-해린슨의 제빙기였다. 이 제빙기는 냉각 효과를 내기 위해 기계식 증기기관 대신 열을 이용한 가스 흡수식 순환 구조를 채택했다. 바야흐로 20세기 냉장고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1960년경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수많은 가정은 매력적인 상품으로 거듭난 가정용 냉장고에 열광했다. (81)

 

냉장고는 이제 본격적으로 가정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었다. 미국 회사인 제너럴 일렉트릭의 냉장고는 대량 생산 방식이 아닌 수작업으로 비싸게 제작되고 있었다. 영국과 유럽 국가는 대서양을 건너야 하는 크고 값비싼 냉장고를 구매하기 힘들었다.

 

1960년대가 되면 서구사회가 경제 호황기를 맞이해 주방 가전의 대표 상품이 된 냉장고를 구매한 집이 늘었다. 냉장고는 전 세계 신혼부부들의 혼수품 목록에서 늘 빠지지 않는 인기 상품이었다.

 

우리나라 조선 시대에도 얼음을 보관한 석빙고가 있었다. 얼음은 왕족을 비롯한 고위층이 접할 수 있는 물품이었다.

 

어른들의 경우 요리를 좀 하시는 분은 가정에 냉장고가 5대 이상인 분도 볼 수 있다. 우리 주방에선 김치냉장고를 비롯한 주방을 담당하는 이가 정해둔 특화된 냉장고를 가지고 있다.

 

냉장고는 단순히 냉장 기능에 더해 가족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냉장고 벽면에 붙어있는 여행 자석이나 부모가 자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냉장고 써서 붙여두곤 한다.

 

<필요의 탄생>은 런던과학박물관의 최고 인기 도서로 큐레이터인 저자의 해박한 지식이 돋보이는 책이다. 우리에게 필수적인 가전제품인 냉장고의 역사와 냉장고 속에 담긴 기술과 의미가 궁금한 사람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필요의탄생 #헬렌피빗 #서종기 #푸른숲 #교양과학 #냉장고 #인문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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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 디테일로 보는 미술
수지 호지 지음, 장주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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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완성하는 결정적 장면들

 

마로니에북스에서 출판한 수지 호지 지은이 정주미 옮긴이의 그림을 완성하는 결정적 장면들이라는 작은 제목을 가진 <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은 미술에 관심을 가진 현대미술 작품에 담긴 자세한 해석을 원하는 독자의 요구를 만족하게 만든다.

 

저자인 수지 호지는 영국왕립미술협회 특별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술사학자이자 사학자이다. 깊이 있는 통찰과 해박한 역사 지식을 토대로 독자를 미술의 세계로 초대한다. (책 날개 중)

 

저자의 방대한 지식을 엿볼 수 있는 <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 2차 세계대전 이후, 20세기 후반, 21세기에 걸쳐 75점의 작품과 화가를 주연으로 소개한다. 가장 비중을 두고 있는 지점은 벨 에포크 시대(1870~19141차 대전이전)의 작품이고, 75점의 조연 작품에 대한 소개도 인상적이다.

 

이 책은 75점의 현대미술과 동시대(컨템퍼러리)미술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 느긋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작품의 저변에 깔린 의미와 메시지를 설명하고, ,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누가 만들었고, 누구 혹은 무엇에 영향을 받았는지를 비롯해 많은 것을 탐구한다. (...)

이 책에 소개되는 75점의 작품에는 회화, 판화, 조각, 설치미술, 콜라주와 구조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각 작품에 대해 양쪽 펼친 면으로 총 네 페이지에 걸쳐 살펴본다. 첫 번째 펼친 페이지에서는 논의되고 있는 작품 전체의 모습과 함게 작가에 대한 간략한 배경 설명, 작품의 역사상 그리고 맥락상의 틀을 제공한다. 그다음 두 페이지에 걸쳐서는 작품에서 선별된 몇 개의 중요한 요소들을 확대해서 번호를 붙여 깊이 있게 논의한다. 작품에 따라서 세부사항에 포함되는 내용은 작가에 대한 정보나 관련된 미술 운동의 이념, 상징이나 비유적인 정보, 기법이나 방법론의 자세한 고찰, 작가가 선택하고 사용한 재료, 영향을 미치거나 영감을 준 것들, 철학적 배경과 작품을 창조한 이유 등이 있다.

[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 서문 중]

 

현대미술은 왠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데, 예술가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틀을 벗어나 자유분방한 작품이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파리를 여행할 경우,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에서 느끼는 편안함과는 달리 퐁피두 센터 미술관에선 관람실에서 갈 곳을 잃어 작가의 의미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반면에 현대미술의 창의적인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은 현대미술 전시회를 주로 찾게 된다. 이 책은 현대미술을 좋아하는 모든 분에게 적합한 더할 나위 없이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소개하는 대략 150명의 예술가의 면면을 보더라도 우리에게 친숙한 반 고흐, 폴 고갱, 클로드 모네는 19세기 후반에서 소개한다.

 

20세기 초반은 획기적인 기술 개발과 발견들이 출현하며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독일과 미국을 넘어서서 아방가르드 작가들이 계속 아카데미 미술의 전통성과 경직성을 거부하고, 일반적으로 인정되던 예술적 관습들에 도전하는 새로운 양식을 더욱 빈번히 개발했다. (25)

 

예술가와 관련해 알고 싶다는 열망을 느낀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미술에 관한 영화에 흥미를 느꼈고 화가의 일생을 다루는 문학 작품이 재미있게 다가왔다. 작품에 관해 알고 싶다는 바람은 미술 관련 도서를 읽으며 더 커져갔다. <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의 특징은 작품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다.

 

한 작품의 요소를 6~8가지 주제를 가지고 작품을 확대해서 철저하게 분석한다. 그림자의 방향, 선이 가지는 의미, 구도, 리듬감, 상징성, , 감정, 작업 방법 등 한 작품을 이렇게 자세하게 그림과 같이 소개하니 미술 초보자와 같은 나조차 작품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에서 정물 부분은 정물화라는 주제를 되살리고 하나의 캔버스에 여러 각도에서 본 그림을 그린 세잔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있음을 알았다. (41)

 

비엔나을 방문하면 구스타프 클림프, 에곤 실러와 더불어 오스카 코코슈카의 인기에 놀란 기억이 떠올랐다. 코코슈카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바람의 신부>는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미망인이자 자신의 연인인 알라 말러와 함께 있는 코코슈카의 자화상이라 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표지로 인상적이었던 마르크 샤갈의 <생일>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러시아로 돌아가 만난 벨라 로젠펠트와의 결혼과 두 사람의 사랑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었다.

 

반면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잔 에뷔테른, 작가 아내의 초상>은 그들의 불행했던 인생을 투영한 듯 슬픔이 느껴졌다. 1917년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 미술학도인 그녀는 열아홉 살, 모딜리아니는 세른세 살이었다. 1920년 온갖 병을 달고 살았던 모딜리아니는 결핵성 뇌막염으로 쓰러졌다. 그가 사망한 후 이틀 뒤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던졌다.

 

르네 마그리트의 후기 작품에는 사람의 얼굴을 흰색 천으로 덮은 모습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마그리트가 열두 살 때 어머니가 강에 투신하여 자살한 시신을 수습될 때 잠옷으로 가려진 얼굴이 가려진 모습을 그가 보았을 거라고 추측된다. (200)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주디 시카고의 <저녁 만찬>이었다. 그녀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의 여성 섹슈얼리티를 탐구했고, 1960년대 조각 작업을 시작했으며 미니멀리즘 성향의 기하학적인 작품을 창조했다. (267)

 

그녀의 작품 <저녁 만찬>6년에 걸쳐 4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작품의 제작에 참여했고, 1,038명의 여성을 기리는 작품이다. 13명씩 3개의 그룹으로 39명의 여성이 등장하고 흰색 타일 바닥에 여성 999명의 이름을 새겼다.

이사벨라 데스테, 하트셉수트, 엘레오노르 여공작,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버지니아 울프, 조지아 오키프로 마무리되는 <저녁 만찬> 작품 속 여성의 활약상이 궁금했다.

 

프리다 칼로의 <두 명의 프리다>, 잉카 쇼비바레의 <머리통 두 개를 동시에 날리는 방법>은 여성이 겪는 아픔을 형상화하고 작가들의 아픔이 투영되어서 가슴아팠다.

 

인상적인 회화 작품은 오토 딕스의 <신문기자 실비아 폰 하르덴의 초상>, 조지아 오키프의 <흰 독말풀>, 막스 에른스의 <안티포트>가 있었다.

 

살바도르 달리는 <기억의 지속>에 자신의 초상을 넣어두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았다.

우리나라 작가인 백남준 <TV첼로> TV를 소재로 비디오와 음악과 퍼포먼스를 혼합한 것이 기억에 남았다.

 

데미안 허스트의 <살아 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은 예술 작품의 소재가 다양할 수 있다는 점과 예술의 영역이 확대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죽음이라는 주제가 허스트의 작품에 자주 중심 테마로 등장하는데, 피할 수 없는 죽음과 그것을 직면하기를 꺼리는 인간에 대한 그의 관심을 반영한다. (291)

작가들이 만들거나 영향을 미친 사조에 관한 이야기와 현대미술 작품의 감상법을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무엇보다 큰 소득이었다. 미술을 좋아하고 관심 있는 사람에게 <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은 필독서라 생각할 수 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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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성공의 50가지 비결
토미 코 지음, 안영집 옮김 / 피와이메이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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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의 기적을 이룬 나라 싱가포르의 비밀이 밝혀지다

 

박영스토리에서 출판한 토미 코 교수 지은이, 주싱가포르 안영집 대사 옮긴이의 <싱가포르 성공의 50가지 비결>은 싱가포르 성공에 관한 비결을 정리한 도서이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이기에 지방정부나 세부정책을 벤치마킹하려는 사람에게 이 책은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196589일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강제로 추방당한 싱가포르 총리 리콴유는 독립 당시,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며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이는 당시 신문에 대서특필되었고, 싱가포르의 운명은 풍전등화처럼 보였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강제로 독립 당한 국가인 싱가포르는 현재는 많은 나라가 배우길 원하는 안정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토미 코 교수가 주요저자이지만, 이 책은 9가지 주제별로 50가지 싱가포르 성공과정의 분야별 전문가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1. 경제적인 성취

2. 사회적인 성취

3. 교육적인 성취

4. 문화적 성과

5. 법과 안보

6. 공공 기반 시설

7. 환경

8. 대외 관계

9. 행복

 



싱가포르에 여행을 가게 되면 세계 최고의 항공사로 알려진 싱가포르 항공을 이용하면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알려진 창이 공항에 도착하면 다른 공항과는 달리 공항이라기 보다 마치 공원과 같은 모습에 놀라고 빠른 입출국 시간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도심으로 들어가기 위해 도로에 설치된 ERP(Electronic Road Pricing)가 자동으로 도로 통행 요금을 징수하는 시스템이다. 싱가포르에서 자동차를 구매하는 비용은 매우 비싸다.

 

1990년부터 차량 쿼터 시스템을 통해 실행되는데 이에 따르면 차량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차를 구매할 수 있는 권리는 2주에 한 번씩 실시되는 경매를 통해 사야 한다. 현재의 총 차량 숫자인 97만대는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이유는 연간 차량 쿼터가 현재 0으로 될 때까지 그간 계속 줄어왔기 때문이다. (269)

 

물론 차량 가격 자체도 세금으로 인해 비싸다. 준중형차는 8,000만 원, 중형차는 1억 원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고급차량은 3억 원을 지불해야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가장 놀라운 점은 주택 구입과 실업률이다.

국민의 91%가 자가를 소유하고 있고, 실업률은 2% 이하이다. 이 수치가 가지는 의미는 강력하다. 경제적 문제의 가장 두 가지 요소는 자기가 사는 집과 안정된 일자리이다.

 

1981CPF(주택금융기관) 자금으로 개인 부동산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정책 혁신은 CPE의 일반 계좌에 있는 자금으로 주택 계약금, 인지대, 매월 담보대출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해 주택 자산 구매에 드는 부담을 덜어주었다. 이제 80% 정도의 싱가포르 인구는 HDB(주택개발청) 아파트에 거주한다. HDB 아파트 거주자 중 70% 이상은 주택 대출을 CPE 저축을 통해 조달하면 인구의 91%가 주택소유자가 되었다. (108)

 

주택금융기관이 주택소유 및 투자, 퇴직 수요, 의료 수요등 회원들이 각 라이프 사이클별로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지속적으로 경제를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다.

 

경제적 기적을 이룬 싱가포르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스카이라인을 이루는 빛나는 고층 건물들은 1인당 GDP가 독립 당시인 1965년 기준 517달러에서 2018년 기준 64,582미 달러로 125배나 증가한 사실을 잘 증거해준다. (126)

 

강력한 법 질서를 확립한 싱가포르는 지도부를 비롯한 부패를 없앤다는 신념으로 국민 모두 경제 성장 정책에 잘 따라왔기에 오늘날의 부를 이룰 수 있었다. 독립 이후 평균 경제성장률 6.5%는 거의 기적과 같은 수치이다. 지금은 저성장세이지만 실업률은 세계 최저 국가이다.

 

통상의 경제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정책을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싱가포르는 환율정책에 적극 개입한다. 싱가포르 환율의 평가 절상을 통해 수출 성장세에는 다소 부정적이지만 자원이 부족해 수입에 의존하는 싱가포르는 환율의 절상이 수입가격을 안정시켜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데 경제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건전한 통화 정책은 관리 변동환율을 운용하는 규율과 신뢰성은 일반인들이 관리 변동환율의 기준척도를 널리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며, 통화청이 물가안정성과 합치되지 않는 정책을 도입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37)

 

싱가포르를 구성하는 민족은 중국계 76%, 말레이계 14%, 인도계 8%로 이루어진 다민족국가이다.

 

다른 민족과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을 모욕하거나 위협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로 규정하고 오해나 무지에서 비롯한 사소한 사건은 서로 화해하고 상대를 포용할 기회를 준다.

 

사회적 통합과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소득 하위 30% 그룹도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주택, 고용에 대한 전망, 그리고 합리적이고 품격있는 생활을 영위할 수입을 얻도록 보장해야 했다. 보조금이 하위소득 그룹에게 세계화의 열매를 분배해 주는 역할을 했지만 더 많은 것들이 이루어져야 했다. (13)

 

싱가포르는 혁신적인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지금까지 보여줬다. 이 책은 성공에 이룬 분야에 관해 생각할 기회가 되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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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미얀마와 사랑에 빠졌을까
허은희 지음 / 호밀밭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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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글라바!(안녕하세요!) 미얀마

 

20대 인생을 미얀마를 만나기 둘로 나눠 바라보는 자타공인 미얀마 사랑꾼

 

 

호밀밭에서 출판한 허은희 작가님의 <나는 왜 미얀마와 사랑에 빠졌을까>는 미얀마를 사랑하는 한 사람의 미얀마 정착기의 기록이다. 정착기라고 한 이유는 한국에 있지만, 미얀마를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이 너무 절실하고 언젠가 미얀마로 돌아가 한국식당을 꿈꾸는 바람을 이룰 거라는 생각에 이 책은 중간 기록이다.

 

미얀마야 안녕,

나야, 너를 너무 좋아하는 한국인 여자 허은희.

벌써 우리가 서로 헤어진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구나.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너에게 재회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할 수 없는 지금이

나는 너무 슬프구나.

너도 나를 떠나보내 슬퍼하고 있을까?

[나는 왜 미얀마와 사랑에 빠졌을까 중 246쪽 중]

 

미얀마에 대한 사랑이 애틋해 언젠가 다시 돌아갈 것으로 보이는 그녀는 지금 미얀마에 관한 사랑앓이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페이스북으로 미얀마 친구와 소통하고 있다.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외교관의 꿈을 품고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그녀는 미얀마에 세 차례 방문하는 동안 처음 미얀마 여행에서는 많은 기억을 남길 수 없었다. 고익는 후텁지근했고, 사람들이 착했고, 사원이 많았다. 코이카 활동으로 미얀마를 방문했을 때는 미얀마의 공공 정책을 개선할 방안을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도로를 설계할 수 있을지, 낡은 수도관을 개선할 방안은 무엇일지 고민한다. 공공 정책 대학원을 졸업한 그녀의 관심은 미얀마가 어떻게 하면 좀 더 발전하고 미얀마 어린이가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 고민한다. 이는 어린이 결연 사업의 동기부여가 된다.

 

미얀마개발연구원(MDI) 활동으로 양곤을 떠나 네피도에서 생활하는 동안 조직의 관리자로 한국식 개발을 미얀마에 뿌리내리기 위해 노력한다. 가장 힘든 것은 인간관계라고 했던가? 부지불식간에 찾아온 동료와 상급자와 갈등으로 마음 앓이도 많이 하지만, 미얀마어를 익히고 현지의 친구를 새로 사귀며 기존의 갈등 관계도 하나씩 실타래 풀리듯 해결된다. 미얀마에서 생활하는 동안 방문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은 무엇보다 든든한 지원군인 가족이 있음을 확인한다.

 

따나카를 발라 노란 얼굴에도 환한 미소를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된 모힝가, 미얀마에 대한 사랑은 미얀마 노래로 7만 명의 미얀마 청년들과 소통하며 하루빨리 미얀마로 돌아가길 바라는 그녀를 응원한다.

 

 

미얀마는 2차 세계대전 후, 세계 최대의 쌀 수출국의 한 나라로 우리나라가 굶주릴 동안, 쌀을 지원한 나라이다. 당시 부유한 국가였던 미얀마는 군부 독재와 군사 정권이 들어서며 아직 개발이 더딘 상태이다. 하지만 거대한 땅과 잠재력은 미얀마를 동남아의 떠오르는 투자처로 만든다.

 

우리나라와는 1983년 아웅 산 묘역 테러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네윈 정권을 시스템을 견학하기 위한 수단으로 갑자기 방문지를 변경하는 가운데 테러를 당한 거로 알려져 있다. 당시 우리 행정부의 고위 관료들의 희생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들은 왜 순국해야 했는가, 최병효 중)

 

2015년 아웅 산 수 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 정당이 압승을 거두지만, 군부 세력은 이를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며칠 전 아웅 산 수 치 여사를 구금했다.

 

미얀마는 중국과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과거 영국의 지배를 오랫동안 받았으며 2차 대전 동안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 현재 NLD와 군부 세력의 경쟁 구도는 미얀마를 두고 벌어지는 서방세력과 공산세력의 신냉전의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 벌어지고 있는 거로 짐작된다. 수 치 여사의 로힝야족에 관한 탄압은 국제사회로부터 비난과 NLD의 지지를 철회하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고, 반대급부로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군부에 새로운 국면을 가져갈 빌미를 주었을 것이다. 이는 물론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라 작가님 같은 미얀마 전문가의 의견이나 국제뉴스를 통해 미얀마의 정치 갈등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겠다.

 

이 책은 한국국제협력단 (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코이카 활동이 궁금한 청년, MDI 활동으로 미얀마에 관심을 가지신 분이나, 미얀마 여행을 생각한 사람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나는왜미얀마와사랑에빠졌을까 #허은희 #호밀밭 #여행에세이 #미얀마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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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역사가 되다
최문정 지음 / 창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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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빛깔의 세계적인 사랑 판타지

 

틀린 사랑은 없다, 다른 사랑이 있을 뿐!

 

사랑에 관해서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람들이 있다. 창해에서 출판한 최문정 작가님의 <사랑, 역사가 되다>는 이들의 사랑을 소개한다. 최문정 작가는 여성과 가족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여성이고, 여성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저자의 탐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큰 얼개는 사실이고 세부적인 대화 등은 저자의 상상이 가미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과학전공자로서 사랑에 관한 불신을 가진 저자는 주변인의 사랑을 보면 과연 사랑이 있는지 고민한다. 저자는 진정한 사랑이 있는지 알아보며 세기의 사랑을 나눈 이들을 찾아낸다.

 

 

1. 오로지 사랑만을 위해서 사랑해 주세요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180636~ 1861629)


나는 네 살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여덟 살 때 호메로스의 작품을 그리스어로 읽었다. 열네 살 때 서사시 <마라톤 전쟁>을 발표했으며, 워즈워스의 뒤를 이을 계관시인 후보로 꼽히는 시인이었다. 내게 인생은 보랏빛 꿈처럼 달콤하게만 보였다. (14)

 

이렇게 앞날이 창창해 보이던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은 열다섯 살 때 말을 타다 떨어져 척추를 다치면서 불행의 그늘이 드리운다. 부상에서 회복할 무렵 기침과 감기가 악화되어 결핵이 되었고 가슴의 동맥마저 터졌다. 의사는 그녀에게 시한부를 선고할 정도였다. 그녀는 울적하고 절망적인 마음을 달래기 위한 시를 썼고 서른아홉 살이 될 때까지 집을 벗어나지 않았다. 어느날 자신의 시에 대한 팬의 연락이 오면서 그녀의 인생을 소용돌이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단순한 팬레터라 생각했지만 그 사람과 편지를 주고받는 동안 서로는 마음을 나누게 되었고 결국 편지를 통해 서로 사랑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로버트 브라우닝이었고 신분과 경제적 차이로 인해 엘리자베스의 아버지는 그와 결혼을 승낙하지 않는다. 로버트 집도 책을 6,000여 권이나 가지고 있는 중산층이었지만 작위를 가진 집안은 아니었다. 둘은 결국 몰래 결혼하기로 하고 신혼여행을 거쳐 이탈리아에 정착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분노하여 엘리자베스를 유산 상속인 자격에서 박탈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깊이 사랑했고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따듯한 날씨 덕분인지 엘리자베스는 건강을 회복하고 아들을 낳는다. 아내가 사망한 후 로버트도 작가로 성공적인 데뷔를 거쳐 그녀만큼 뛰어난 명성을 가지게 된다.

 

 

2. 하얀 웨딩드레스

알렉산드라 빅토리아 하노버

(1819524~ 1901122)

 

에밀리 블런트의 <영 빅토리아>를 보고 오늘날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여왕인 빅토리아 여제는 왕위 서열과는 거리가 멀었다. 할아버지 조지 3세는 열다섯 명의 자녀를 두었고, 아들만 일곱이었다. 아버지는 넷째 아들이었다. 큰아버지 조지4세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 유일한 적통인 샬럿 오거스타 공주가 사산한 뒤 죽어 버렸다.

 

이제 왕실은 왕위 계승 경쟁에 돌입했다. 자녀가 있으면 왕위에 유리하고 미혼인 왕자가 결혼하며 의회에서 부채를 탕감해 주겠다고 한다. 빅토리아의 아버지는 나이가 많았지만 작센 코부르크 잘페트 공녀인 어머니와 결혼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정부인 존 콘로이와 사랑했고, 월리엄 4세인 왕이 그녀가 18세 이전에 사망하면 부모가 섭정을 하게되고, 두 사람은 그렇게 되길 바랬다. 하지만 왕은 빅토리아가 18세가 생일이 되고 26일이 지난 날 사망했다. 빅토리아의 대관식은 어렵게 이루어졌다. 그녀는 왕이 되자 존 콘로이를 추방하고, 어머니와 절연하다시피 관계를 가져간다.

 

이제 자신이 남편을 찾아야 한다. 빅토리아와 앨버트는 정략 결혼의 일환으로 만나지만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앨버트를 좋아했다. 서로 사촌이었지만 앨버트는 빅토리아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독일에서 온 사람이라 스파이라는 오해도 많이 받지만, 빅토리아와 앨버트는 서서히 영국 국민에게 인정을 받는다. 마침내 앨버트가 장남 에드워드와 엄마인 빅토리아를 화해시키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앨버트는 심각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고 앨버트는 마흔둘에 그녀를 떠난다. 이후 그녀는 매일 검은 옷은 입어 남편을 그리워한다.

 

3. 마지막 편지

애덜린 버지니아 울프

(1882125~ 1941328)

 

버지니아는 어린 시절 큰 의붓 오빠인 제럴드 덕워스에게 끊임없는 성추행을 당한다. 이는 자신의 몸에 대해 혐오감과 수치심이 생기고 어머니가 이웃 사람을 간병하다 돌아가신다. 살림을 맡은 의붓 언니 스텔라도 결혼 후 임신합병증으로 죽는다. 이 두 죽음은 그녀의 신경쇠약을 악화시킨다. 이런 그녀는 미친 사람과 작가를 오가는 실패한 인생을 살아간다. 서른 살 오빠의 친구인 레너드는 그녀에게 청혼한다. 그녀는 이상한 두 가지 조건을 내세워 레너드와 결혼하게 된다. 사랑에 관해 자신만의 관점을 가진 버지니아는 사람들이 가지는 평범이라는 편견에 항변한다.

 

<자기만의 방>에서 여성이 작가가 되려면 혼자만의 공간과 연 500파운드의 수입이 있어야 하며 경제력은 참정권보다도 중요하다고 했다가 이런저런 말을 많이 들어야 했지요. (141)

 

500파운드에 관해 평소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1920년 버지니아 울프의 숙모인 메리 비턴이 인도 뭄바이에서 낙마 사고로 숨지며 버지니아에게 매년 500파운드를 지급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생계 걱정 없이 글을 쓰게 된 것이 너무 기뻐 위와 같이 발언한 것이다.

 

버지니아의 우울증과 신경쇠약을 더욱 심해졌고 자신의 바라는 것은 오직 죽음이란 걸 인식하고 강물 속으로 걸어가 생을 마감한다.

 

4. 심프슨 블루

베시 월리스 워필드 스펜서 심프슨 윈저 공작부인

(1896619~ 1986424)

 

월리스는 지금 영국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의 아버지 조지 6세의 형인 에드워드 8세의 부인다. 이 둘의 사랑은 세기의 사랑이라 불리는데 에드워드 8세는 그녀와의 결혼을 위해 왕위를 내 던진다. 윌리스는 20세에 해군 장교와 결혼했지만 10년 동안 이루어진 폭력을 동반한 의처증과 알콜중독으로 이혼한다. 다음 해 아버지의 선박중개업을 돕는 어니스트 앨드리치 심프슨과 결혼했다. 그는 그녀를 사랑했고 무엇보다 부유했다.

 

사교계의 파티에서 만난 에드워드 왕세자와 그녀는 서로에게 급속하게 빠져든다. 하지만 그녀를 좋아하는 영국인은 아무도 없었다. 미국인에 두 번이나 결혼한 유부녀였기 때문이다. 영국 왕실은 의회의 동의 없이 결혼하려면 하야해야 한다고 선언한다. 모두가 결혼을 반대했다. 데이비드에게는 그녀와의 결혼은 조국을 떠나 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부와 혜택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영국 왕실은 두 사람이 결혼한 지 30년이 지나서야 그녀를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했다.

 

 

5. 세상에 없는 아이

가네코 후미코

(1903125~ 1926723)

 

이번 책에서 가장 놀라운 이야기는 가네코 후미코이다. 이준익 감독, 이제훈, 최희서 주연의 영화 <박열>을 보고 두 사람의 사랑이 대단해 보였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하고 그런 박열을 사랑한 후미코의 사랑은 너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반전은 감옥에서 박열이 죽은 뒤의 삶을 자신할 수 없었던 후미코는 자살을 선택하지만, 20년 넘는 세월이 흐른 뒤 출옥한 지 1년이 지나 박열은 장의숙과 결혼했다.

 

박열은 후미코를 완전히 잊지는 않고, 1년에 하루 후미코의 사망일에는 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그녀를 기렸다고 한다.

 

 

6. 아홉 개의 화살

프리다 칼로

(190776~ 1954713)

 

화살 하나

여섯 살, 척수성 소아마비가 나를 덮쳤다. 꼼짝도 못 한 채 방안에 갇혀 지내야 했다. 끊임없는 고통, 견디기 힘든 아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에 버거웠다.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적막감이 날 짓눌렀다. 내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275)

 

화살 둘

열여덟 살, 산후안시장으로 가는 길, 내가 탄 버스와 전차가 충돌했다. 버스의 쇠기둥이 나를 덮쳤다. 차가운 쇳덩이는 내 왼쪽 옆구리에 박혀 자궁과 질을 꿰뚫고 허벅지로 빠져나왔다. 요추, 쇄골, 늑골, 골반, 다리와 발... 온몸이, 빠짐없이, 셀 수도 없이 부러지고 짓이겨졌다. 난 완벽하게 부서져 버렸다. (276~277)

 

프리다 칼로를 떠올리면 침대에서 작업을 하던 그녀의 모습과 작품 속에 담겨진 고통에 찬 그녀의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다. <두 명의 프리다>에서 보여지는 섬뜩한 그녀의 모습은 자신이 당하는 고통을 발산하는 듯하다.

 

무엇보다 그녀를 힘들게 한 것은 남편이 되는 디에고 리베라와의 결혼생활이다. 스물한 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에 성공한 두 사람은 남편인 디에고를 내조하느라 프리다는 작업할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도 디에고는 무수한 여인과 바람으로 그녀를 힘들게 했다. 심지어 그녀가 가장 좋아하고 모든 것을 함께한 동생 크리스티나와 불륜에 빠진다.

 

보란 듯이 다른 이와 사랑에 빠지지만, 프리다는 디에고를 사랑한다.

 

 

7.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무명 예술가

오노 요코

(1933218~ )

 

사람들은 말한다.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나쁜 아이라고. 맞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부, 가문, 전통그딴 건 필요 없었다. 그저 자유가 그리웠다. 언제나 답답하고 짜증 났다. 항상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332)

 

스물네 살,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줄리어드 음대에 다니는 가난한 전위작곡가 이치야나가 토시와 결혼했다. 결혼만이 아버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방법이었으니까. (333)

 

오노는 존 레논을 만나 미친 듯이 그를 쫓아다녔다. 존은 나를 무서운 스토커로 취급했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이 약물 과용으로 사망하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비틀스가 흔들렸다. 존도 흔들렸다. 그녀는 재빨리 존을 붙잡았다.

 

둘의 사랑이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다. 존은 나와 한순간도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화장실조차 함께 가려 했다. 영국인들은 오노를 검은 마녀로 몰아붙이고 미워했다.

 

존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간단했다. 세계 평화, 아들 숀, 그리고 나 오노 요코 (347)

 

 

7명의 사랑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들이 한 사랑의 결말까지 알고 나니 다소 허망한 순간도 있었다. 최문정 작가님은 역사 속 인물을 나로 설정해 한층 이야기의 몰입감을 더했다.

 

세기의 사랑이야기에 궁금한 독자라면 <사랑, 역사가 되다>를 읽어보시길 권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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