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 디테일로 보는 미술
수지 호지 지음, 장주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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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완성하는 결정적 장면들

 

마로니에북스에서 출판한 수지 호지 지은이 정주미 옮긴이의 그림을 완성하는 결정적 장면들이라는 작은 제목을 가진 <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은 미술에 관심을 가진 현대미술 작품에 담긴 자세한 해석을 원하는 독자의 요구를 만족하게 만든다.

 

저자인 수지 호지는 영국왕립미술협회 특별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술사학자이자 사학자이다. 깊이 있는 통찰과 해박한 역사 지식을 토대로 독자를 미술의 세계로 초대한다. (책 날개 중)

 

저자의 방대한 지식을 엿볼 수 있는 <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 2차 세계대전 이후, 20세기 후반, 21세기에 걸쳐 75점의 작품과 화가를 주연으로 소개한다. 가장 비중을 두고 있는 지점은 벨 에포크 시대(1870~19141차 대전이전)의 작품이고, 75점의 조연 작품에 대한 소개도 인상적이다.

 

이 책은 75점의 현대미술과 동시대(컨템퍼러리)미술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 느긋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작품의 저변에 깔린 의미와 메시지를 설명하고, ,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누가 만들었고, 누구 혹은 무엇에 영향을 받았는지를 비롯해 많은 것을 탐구한다. (...)

이 책에 소개되는 75점의 작품에는 회화, 판화, 조각, 설치미술, 콜라주와 구조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각 작품에 대해 양쪽 펼친 면으로 총 네 페이지에 걸쳐 살펴본다. 첫 번째 펼친 페이지에서는 논의되고 있는 작품 전체의 모습과 함게 작가에 대한 간략한 배경 설명, 작품의 역사상 그리고 맥락상의 틀을 제공한다. 그다음 두 페이지에 걸쳐서는 작품에서 선별된 몇 개의 중요한 요소들을 확대해서 번호를 붙여 깊이 있게 논의한다. 작품에 따라서 세부사항에 포함되는 내용은 작가에 대한 정보나 관련된 미술 운동의 이념, 상징이나 비유적인 정보, 기법이나 방법론의 자세한 고찰, 작가가 선택하고 사용한 재료, 영향을 미치거나 영감을 준 것들, 철학적 배경과 작품을 창조한 이유 등이 있다.

[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 서문 중]

 

현대미술은 왠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데, 예술가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틀을 벗어나 자유분방한 작품이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파리를 여행할 경우,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에서 느끼는 편안함과는 달리 퐁피두 센터 미술관에선 관람실에서 갈 곳을 잃어 작가의 의미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반면에 현대미술의 창의적인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은 현대미술 전시회를 주로 찾게 된다. 이 책은 현대미술을 좋아하는 모든 분에게 적합한 더할 나위 없이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소개하는 대략 150명의 예술가의 면면을 보더라도 우리에게 친숙한 반 고흐, 폴 고갱, 클로드 모네는 19세기 후반에서 소개한다.

 

20세기 초반은 획기적인 기술 개발과 발견들이 출현하며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독일과 미국을 넘어서서 아방가르드 작가들이 계속 아카데미 미술의 전통성과 경직성을 거부하고, 일반적으로 인정되던 예술적 관습들에 도전하는 새로운 양식을 더욱 빈번히 개발했다. (25)

 

예술가와 관련해 알고 싶다는 열망을 느낀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미술에 관한 영화에 흥미를 느꼈고 화가의 일생을 다루는 문학 작품이 재미있게 다가왔다. 작품에 관해 알고 싶다는 바람은 미술 관련 도서를 읽으며 더 커져갔다. <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의 특징은 작품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다.

 

한 작품의 요소를 6~8가지 주제를 가지고 작품을 확대해서 철저하게 분석한다. 그림자의 방향, 선이 가지는 의미, 구도, 리듬감, 상징성, , 감정, 작업 방법 등 한 작품을 이렇게 자세하게 그림과 같이 소개하니 미술 초보자와 같은 나조차 작품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에서 정물 부분은 정물화라는 주제를 되살리고 하나의 캔버스에 여러 각도에서 본 그림을 그린 세잔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있음을 알았다. (41)

 

비엔나을 방문하면 구스타프 클림프, 에곤 실러와 더불어 오스카 코코슈카의 인기에 놀란 기억이 떠올랐다. 코코슈카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바람의 신부>는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미망인이자 자신의 연인인 알라 말러와 함께 있는 코코슈카의 자화상이라 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표지로 인상적이었던 마르크 샤갈의 <생일>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러시아로 돌아가 만난 벨라 로젠펠트와의 결혼과 두 사람의 사랑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었다.

 

반면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잔 에뷔테른, 작가 아내의 초상>은 그들의 불행했던 인생을 투영한 듯 슬픔이 느껴졌다. 1917년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 미술학도인 그녀는 열아홉 살, 모딜리아니는 세른세 살이었다. 1920년 온갖 병을 달고 살았던 모딜리아니는 결핵성 뇌막염으로 쓰러졌다. 그가 사망한 후 이틀 뒤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던졌다.

 

르네 마그리트의 후기 작품에는 사람의 얼굴을 흰색 천으로 덮은 모습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마그리트가 열두 살 때 어머니가 강에 투신하여 자살한 시신을 수습될 때 잠옷으로 가려진 얼굴이 가려진 모습을 그가 보았을 거라고 추측된다. (200)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주디 시카고의 <저녁 만찬>이었다. 그녀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의 여성 섹슈얼리티를 탐구했고, 1960년대 조각 작업을 시작했으며 미니멀리즘 성향의 기하학적인 작품을 창조했다. (267)

 

그녀의 작품 <저녁 만찬>6년에 걸쳐 4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작품의 제작에 참여했고, 1,038명의 여성을 기리는 작품이다. 13명씩 3개의 그룹으로 39명의 여성이 등장하고 흰색 타일 바닥에 여성 999명의 이름을 새겼다.

이사벨라 데스테, 하트셉수트, 엘레오노르 여공작,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버지니아 울프, 조지아 오키프로 마무리되는 <저녁 만찬> 작품 속 여성의 활약상이 궁금했다.

 

프리다 칼로의 <두 명의 프리다>, 잉카 쇼비바레의 <머리통 두 개를 동시에 날리는 방법>은 여성이 겪는 아픔을 형상화하고 작가들의 아픔이 투영되어서 가슴아팠다.

 

인상적인 회화 작품은 오토 딕스의 <신문기자 실비아 폰 하르덴의 초상>, 조지아 오키프의 <흰 독말풀>, 막스 에른스의 <안티포트>가 있었다.

 

살바도르 달리는 <기억의 지속>에 자신의 초상을 넣어두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았다.

우리나라 작가인 백남준 <TV첼로> TV를 소재로 비디오와 음악과 퍼포먼스를 혼합한 것이 기억에 남았다.

 

데미안 허스트의 <살아 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은 예술 작품의 소재가 다양할 수 있다는 점과 예술의 영역이 확대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죽음이라는 주제가 허스트의 작품에 자주 중심 테마로 등장하는데, 피할 수 없는 죽음과 그것을 직면하기를 꺼리는 인간에 대한 그의 관심을 반영한다. (291)

작가들이 만들거나 영향을 미친 사조에 관한 이야기와 현대미술 작품의 감상법을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무엇보다 큰 소득이었다. 미술을 좋아하고 관심 있는 사람에게 <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은 필독서라 생각할 수 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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