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원전 번역) - 톨스토이 단편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8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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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은 사랑으로 살아야 한다는 삶의 보편적 진리를 보여주는 단편선

 

문예출판사에서에서 출판한 레프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고 그가 남긴 메시지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는 잘 알려진 대로 비폭력 평화주의자로 인식된다. 최근 그의 장편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부활을 읽은 후 다시 읽게 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너무나 색다른 소설이었다.

 

톨스토이는 18288월 부유한 백작 가문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으나 부모를 잃고 친척 집에서 자랐다.

1844년에 카잔대학에 들어갔으나 자유분방한 생활 끝에 퇴학당하고 교향 영지로 돌아와 농사 개혁을 생각하는 한편 문학에 정열을 쏟는다. 젊은 시절의 톨스토이는 도박을 즐기는 등 방탕한 생활을 했는데 이 때문에 평생 자괴감을 느꼈고 이는 역설적으로 그의 작품과 사상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1853년 크림전쟁이 발발하자 장교로 참전해 활약한 그는 돌아와 작가로서 길을 걷는다. (책날개 중)

 

인생의 최고 정점이던 51세 무렵, 톨스토이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진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를 발표한 직후라 문학적인 명성과 창조적인 영감은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되지는 않았을 거라 추측된다. 그는 토지제도에 대해 특정계층이 과도한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모순으로 보았다.

 

로마노프 왕조의 차르 전제정치를 혁명으로 이끌어 개혁하고자 하는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러시아의 신분제도와 엄격한 정교회라는 종교가 지배하는 러시아에 대해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개혁의 주체는 농노여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책을 읽을 충분한 시간적, 사회적인 여유가 없다. 민중을 계몽하기 위해선 짧은 동화 형태로 된 이야기여야 한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이런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한 소설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있다>, <두 노인>의 경우 형식에 치우치는 정교회를 대상으로 한 소설이다.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천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은 정교회 지도부와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일어나는 계기로 될 것이다.

 

사람들은 오직 사랑으로만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랑으로 사는 사람은 하나님 안에 사는 것이며, 하나님은 그 사람 안에 살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곧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43)

 

결국, 톨스토이가 정교회로부터 파문당하게 되는 출발점이 되는 사건이 나는 위의 단편 소설에서 시작한다고 느껴진다.

 

<바보 이반>은 전제 정치 아래 황제 아래에 있는 귀족 계층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동화이다. 크림전쟁이 일어나 러시아의 각 가정과 마을에서 차출되어가는 농민들을 보며 전쟁을 일으키는 세력에 대해 톨스토이는 항의한다.

둘째 형의 부를 독식하려는 모습은 자본주의에 대한 경고이고 많은 토지를 소유하고 무위도식하는 특권 계층인 귀족에 대한 실랄한 메시지를 남긴다.

 

이반의 나라에는 딱 한 가지 관습이 있다. 손에 굳은살이 박인 사람은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지만 굳은살이 없는 사람은 남이 먹고 남긴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155)

 

 

<사람에게는 얼마만한 땅이 필요한가>는 토지제도에 대한 경고이다. 당시 러시아의 토지는 귀족들이 대부분 소유하고 농노의 대부분은 귀족에게 예속되어 농업에 종사한다. 민중에게 땅은 희망이다.

 

이 소설에서 그는 토지의 공동 소유, 공동 경작이 특정인 토지에 욕심을 가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 역시 토지제도에 대한 개혁을 염두에 두고 농민에게 불합리한 현실을 일깨우는 소설이다.

 

농부들은 한 사람당 10데샤티나의 땅을 받아 여유롭게 살았으며,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조합에 가입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배당받은 땅 말고도 돈만 있으면 3루블의 가격으로 제일 좋은 땅을 원하는 만큼 살 수 있었다. (73)

 

톨스토이는 비폭력 평화주의자의 모습도 가지고 있지만, 러시아 사회가 민중으로 시작한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통해 그의 사상을 전파하기로 한 듯하다.

 

물론 이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그의 정치적인 의도를 생각하지 않아도 사랑에 충만한 삶을 살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살라고 가르치는 교훈적인 내용도 훌륭한 소설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 #톨스토이 #이순영 #러시아소설 #문예출판사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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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원전 번역본) - 톨스토이 단편선 현대지성 클래식 3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홍대화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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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유독 가혹하게 느껴질 때 읽는 10편의 인생 단편!

 

현대지성 클래식에서 출판한 레프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고 그가 남긴 메시지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는 잘 알려진 대로 비폭력 평화주의자로 인식된다. 최근 그의 장편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부활을 읽은 후 다시 읽게 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너무나 색다른 소설이었다.

 

톨스토이는 1828년 백작 가문의 4남으로 러시아 뚤라 지방에 있는 야스나야 뽈랴나에서 태어난 어린 나이에 부모와 사별한 후, 고모의 양육을 받았다. 1844년에 까잔 대학교에 입학했으나 1847년에 중퇴하고 영지 야스나야 뽈랴나에 정착하여 농노들의 생활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잠시 환락에 빠져 타락한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공허하고 무용한 생활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1851년에 까프까즈 의용병에 들어가 포병장교가 된다. 그가 형을 따라 까프까즈로 가서 쓴 작품 <유년시절>이 시인 네끄라스프에게 인정받아 작가로 데뷔한다. (책날개 중)

 

인생의 최고 정점이던 51세 무렵, 톨스토이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진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를 발표한 직후라 문학적인 명성과 창조적인 영감은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되지는 않았을 거라 추측된다. 그는 토지제도에 대해 특정계층이 과도한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모순으로 보았다.

 

로마노프 왕조의 차르 전제정치를 혁명으로 이끌어 개혁하고자 하는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러시아의 신분제도와 엄격한 정교회라는 종교가 지배하는 러시아에 대해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개혁의 주체는 농노여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책을 읽을 충분한 시간적, 사회적인 여유가 없다. 민중을 계몽하기 위해선 짧은 동화 형태로 된 이야기여야 한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이런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한 소설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있다>, <두 노인>의 경우 형식에 치우치는 정교회를 대상으로 한 소설이다.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천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은 정교회 지도부와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일어나는 계기로 될 것이다.

 

사람들은 사랑 하나만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 안에 있는 사람은 하나님 안에 있고, 그 안에 하나님께서 계십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40)

 

결국, 톨스토이가 정교회로부터 파문당하게 되는 출발점이 되는 사건이 나는 위의 단편 소설에서 시작한다고 느껴진다.

 

<바보 이반>은 전제 정치 아래 황제 아래에 있는 귀족 계층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동화이다. 크림전쟁이 일어나 러시아의 각 가정과 마을에서 차출되어가는 농민들을 보며 전쟁을 일으키는 세력에 대해 톨스토이는 항의한다.

둘째 형의 부를 독식하려는 모습은 자본주의에 대한 경고이고 많은 토지를 소유하고 무위도식하는 특권 계층인 귀족에 대한 실랄한 메시지를 남긴다.

 

그의 왕국에서는 지켜야 할 풍습이 하나 있었다. 손에 굳은살이 있는 사람은 식탁에 앉고, 없는 사람은 남은 음식을 먹는 것이었다. (191)

 

 

<사람에게는 얼마만한 땅이 필요한가>는 토지제도에 대한 경고이다. 당시 러시아의 토지는 귀족들이 대부분 소유하고 농노의 대부분은 귀족에게 예속되어 농업에 종사한다. 민중에게 땅은 희망이다.

 

이 소설에서 그는 토지의 공동 소유, 공동 경작이 특정인 토지에 욕심을 가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 역시 토지제도에 대한 개혁을 염두에 두고 농민에게 불합리한 현실을 일깨우는 소설이다.

 

농부들은 넉넉한 땅에서 살았고, 한 사람당 10데샤티나의 땅이 배당되었고, 촌락공동체에도 기꺼이 들어갈 수 있었다. 돈을 가진 사람은 분할 대여된 토지 외에 원하는 만큼 1데샤티나마다 3루블씩 내고 땅을 여구히 살 수도 있었다! (200)

 

톨스토이는 비폭력 평화주의자의 모습도 가지고 있지만, 러시아 사회가 민중으로 시작한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통해 그의 사상을 전파하기로 한 듯하다.

 

물론 이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그의 정치적인 의도를 생각하지 않아도 사랑에 충만한 삶을 살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살라고 가르치는 교훈적인 내용도 훌륭한 소설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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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죽어도 좋았다 - 오롯이 나;를 느끼게 해주는 그곳!
조양곤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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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마주한 또 한 번의 삶

거기서 죽어도 좋을 만큼 가슴 뛰는 그 순간!

 

5년 동안 1,000여 권의 책을 읽은 독서광이자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1200권 독서법의 강사이며 한국 독서연합회 조양곤 회장님의 <거기서 죽어도 좋았다>는 저자가 25년간 하나금융그룹에서 근무하고 50세에 조기은퇴 후 인생의 꿈이었던 100여 개국 세계여행을 기록한 보고서이다. (책날개 중)

 

50세에 조기 은퇴 후 버킷리스트에 있던 세계여행을 떠나는 것은 누구나 한 번은 마음에 품고 있는 희망 사항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여행지 역시 지구 곳곳 숨겨진 비경과 사연을 간직한 곳이다.

 

<거기서 죽어도 좋았다>라는 제목에서 처음엔 안락사를 허용하는 스위스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나 생각했지만, 세계 곳곳의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장소를 소개하고 희망을 노래한다.

 

내 인생 여정의 출발점은 호기심이다.

지적 욕구가 강한 사람일수록 책을 통해 꿈을 키우고, 때가 되었을 때 스스로 깨쳐 일어나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매일매일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며, 또다시 길을 나선다. (5)

 

앞표지부터 이탈리아의 돌로미티 트레킹 사진이 눈을 사로잡는다. 알프스 자락에 맞닿아 있는 돌로미티는 유명한 등산가 라인홀트 매스너의 고향이자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에서 괴테가 아름다움을 느끼는 곳이기도 하다. 너무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졌지만, 교통이 다소 불편해 가기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돌로미티를 시작으로 노르웨이의 장관이 등장한다.

 

뤼세피오르의 장관을 내려다볼 수 있는 프레케스톨렌,

거대한 둥근 바위가 절벽과 절벽 사이에 끼어 있는 쉐락볼튼,

그리고 가장 아찔한 절경을 자랑하는 트롤퉁가 (16)

 

노르웨이의 노르카프 백야와 호주의 울룰루,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테이블 마운틴을 거쳐 아이슬란드의 굴포스, 미국의 모뉴먼트 벨리, 페루 잉카문명의 마추픽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멀리 위치한 아름다운 곳들이다.

 

 

저자의 여행기에서 느낀 점은 방대한 독서량 덕분인지 소개하는 장소와 책에 얽힌 곳이 자주 등장했다. 최소 2,000조 원 이상의 재산을 소유해 세계에서 제일 부유한 가문으로 알려진 로스차일드가의 웨데스던 저택을 보고 있으니 르부르 박물관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떠올리게 하는 영국 안토니하우스의 멋진 서재는 여성이 소설을 쓰고자 한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영광스럽지만 슬픈 그녀의 생애가 다시 떠올랐다.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 그가 자살한 장소이자 동생 테오와 함께 묘가 있는 프랑스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살아생전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한 작가의 슬픈 생애가 떠올랐다. 고흐의 초대로 아를에 가게 되어 아픈 고흐를 돌보지 않고 떠나 사람들에게 나쁜 사람이라 지탄받는 고갱의 고향 프랑스 서부 퐁타벤 고갱 마을은 저자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고갱 역시 저자와 같은 증권맨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고갱은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 덕분에 뛰어난 실력에 신화 같은 존재로 거듭나는 유명세를 가지게 되었다. 예술은 위해 현실의 책임을 벗어나는 그의 모습은 진정한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동화 <피터 래빗>의 저자 베아트릭스 포터가 사랑한 곳, 영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시골 중 한 곳인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200여 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베아트릭스 포터 뿐만 아니라 시인 월리엄 워스워드도 자신이 여행 다닌 곳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자 시상이 떠오르는 곳으로 레이크 디스트릭트 보고 반해 그는 이곳에 터를 잡고 죽을 때까지 산다. <거기서 죽어도 좋았다>는 제목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죽어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곳으로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속 주인공 다아시과 엘리자베스에게 사랑을 고백한 장소로 유명한 영국의 스타우어헤드, <해리포터와 불의 잔>에 등장하는 미로가 멋진 글렌두르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촬영지 안토니가 등장한다.

 

해외에서 렌트카 여행 중 장소를 입력하기 곤란한 때를 대비해 각각 장소의 GPS코드를 입력해 놓은 감각과 저자가 이 책이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되기를 원하는 친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낯선 언어와 목적지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해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는 겪어본 사람은 알 수 있는 큰 낭패감이다.

세계 곳곳의 아름다운 곳을 화보처럼 소개하는 이 책은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제대로 가지 못하는 시점에서 더욱 가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다녀온 소개하는 여행지 중 일부라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여행에세이를 보며 다른 이의 여행을 동감하고 싶은 사람은 조양곤 님의 <거기서 죽어도 좋았다>를 읽어보길 바란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거기서죽어도좋았다 #조양곤 #스노우폭스북스 #여행에세이 #세계여행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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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한다는 것
윤슬 지음 / 담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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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한다는 것

 

평소 담다의 윤슬 대표님의 글이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는 평을 들었기에 이번 단편 소설집 <이해한다는 것>에 기대를 가졌다. 주로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하는 편이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인간 관계의 미묘한 흐름에 둔감한 편이라 세심한 감정을 가진 사람의 마음이 궁금하던 차였다.

 

가장 가까운 관계인 가족에서 시작해 친구와 연인 사이에서 흐르는 감정의 높낮이를 잘 잡아내고 있는 이번 작품은 미안합니다주제로 8, ‘감사합니다주제는 9, ‘사랑합니다주제는 10편의 단편을 소개한다.

 

이 책의 부제는 괜찮다고 했지만 그리 괜찮지 않았던 날의 서사이다. 다시 말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서사적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채 사라져 버리는 것들에 대한 위로이다. (...) 누구나 마음속에는 자신만의 공간이 있다. 그곳을 각자 나름대로 부여한 의미와 가치를 바탕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성장이 즐거움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없는 것처럼, 고통, 슬픔과 대면했던 순간들이 어두운 곳, 구석진 곳, 외진 곳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5)

 

표지에서 보여주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포옹하는 장면은 이 책의 주제를 잘 잡아내는 장면이다. 우리 각자는 자신만의 방을 가지고 있다. 내 앞의 사람 역시 그만의 방을 가지고 있다. 그의 방 속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면 우리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다질 수 있다.

 

소설 속 단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머니의 장례식을 경험하고 두 딸은 아버지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아버지는 아내와 대화하지 않고 자신이 불을 끄고 자자고 말해 아내가 죽었다고 자책한다. 평소 더 많은 대화를 해야했는데 후회하며 마지막 밤이 아버지의 마음을 괴롭게 한다.

어머니가 떠난 날, 아버지의 마음에도 불이 꺼져버렸다.

[ 불이 꺼지지 않는 방 중 ]

 

올해 나이 오십. 다른 사람은 대학생, 고등학생의 학부모가 될 나이인데 남동생에게는 별나라 이야기이다. 여덟 살 어린 여자친구와 결혼까지 생각하며 하루하루 행복했던 남동생은 그녀에게 이별 통보를 받고 충격받는다. 이후 그는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 엄마와 누나에게 전화를 건다. 남매 사이에 전화를 건다는 것이 처음에는 부자연스러웠지만, 하루 이틀 반복되고 이제는 뉴스에 등장하는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준다. 동생이 아픈 것은 아닌지 고민하지만 외로움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옆 사람과 대화라는 것을 새기며 안도하게 된다.

[ 설마 10년 채우기야 하겠니? ]

 

한 편의 소설은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관계 속의 갈등을 소개한다. 갈등은 점점 커지고 당사자의 마음속에 눌러져 있던 한마디가 마지막에는 언어가 되어 입 밖으로 뻗어 나온다. 그 한마디는 자신이 바라는 마음을 드러내는 한마디이다. 친구와 비교해서 느끼는 남편을 바라보는 모습, 다른 형제는 모두 부모의 간호를 나몰라라 하지만 병간호하는 며느리가 형제에게 고마움을 느껴야 하는 묘한 감정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이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로부터 할아버지 같다는 말을 듣었던 이는 지금부터 스타일을 바꿔 젊게 보이고 싶다. 그런 모습은 아파트의 다른 아주머니에게 바람을 피운다는 뒷말을 만들고 아내의 마음을 지옥으로 바꿔버린다. 남편과 대화를 통해 진실을 알게 된 아내는 마음은 항상 청춘이지만 어느새 늙어가는 부부의 모습을 받아들인다.

 

특히 갱년기를 맞이하는 여인의 이야기, 자녀가 이제 취업을 앞둔 부모의 마음은 내 앞에도 펼쳐질 일이기에 더 몰입해 읽을 수 있었다. 우리 주변 사람의 일상에서 펼쳐지는 마음이 궁금하거나 개인이 느끼는 마음속 깊은 감정을 온전하게 맞이하고 싶은 사람에게 윤슬 작가님의 <이해한다는 것>은 위로의 말이 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해한다는것 #윤슬 #담다 #한국소설 #짧은소설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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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열전 - 지금 우리 시대의 진짜 간신은 누구인가?
이한우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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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시대의 진짜 간신은 누구인가?

 

홍익출판사 미디어그룹에서 출판한 이한우 박사님의 <간신열전>은 역사 속 '간신'이 누구인지 살펴본다.

 

누가 간신인가?

 

간신은 한 마디로 '간사한 신하'라는 뜻이다. 간사한 신하란 그 마음가짐이 신하로서 갖춰야 할 바른 마음을 내팽개치고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온갖 수단을 써서 군주나 자신이 모시는 주군을 해롭게 하는 자이다. (4)

 

공민왕 101020여만 병력의 홍건적이 고려를 침입했을 때 1차 침입으로 평양이 함락되었다. 이후 고려군은 이를 막아내고 홍건적을 전열을 재정비하여 11월 파죽지세로 고려를 침공하며 개경이 함락되었다. 고려는 정세운을 총사령관으로 홍건적이 점령하고 있던 개경을 포위하고 홍건적 10여 만명을 몰사하고 나머지 10만여 명은 압록강을 건너 달아났다. 정세운과 함께 공민왕이 몽골에서 인질생활 할 때부터 동지였던 김용은 그의 훈공을 질투하여 개경 탈환 5일 후 다른 장군 안우, 이방실, 김득배를 설득하여 그를 죽인다.

 

고려 공민왕과 우왕 때의 군인이자 정치가인 지윤은 병졸 출신으로 재상인 문하찬성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지만 <고려사>는 그에 대해 부정적이다. (28)

 

지윤은 매우 탐욕스럽고 음탕하며 부정부패를 삼은 인물이다. 하지만 지윤은 이인임과 권력을 다투다가 패배했다는 사실이다. 세종 때 편찬한 <고려사>에 지윤에 대한 박한 평가는 이성계의 장남인 진안대군 이방우의 장인이 지윤이기 때문이다. 이성계는 중앙 권력으로 진출하기 위해 첫째 아들의 혼처로 지윤의 집안을 선택했다. 지윤의 다른 딸들은 정종의 후궁으로 받아들였다. 정종과 성빈 지씨 사이에는 덕천군과 도평군, 숙의 지씨 사이에는 의평군, 신성군과 임성군이 등의 아들이 있었다. 정종의 경우, 정안왕후 김씨 사이에 자식이 없었기에 이들은 모두 왕위계승자였다.

 

 

1차 왕자의 난으로 왕위에 오를 수도 있던 이방원은 형인 이방과(정종)에게 왕위를 양보하고 정종은 2년의 재위 기간 이후 왕위를 방원에게 양보한다. 이방원(태종)의 직계인 세종 재위 시절 편찬한 <고려사>는 세종과 태종의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태종 형들의 행적을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고 연장 선상에서 지윤의 평가는 간신으로 박하게 해석되었을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 패륜 왕으로 유명한 충혜왕 시절 강윤충은 관노로 충숙왕을 모셨다. 충숙왕의 총애를 받아 노비를 면한 것은 물론이고 무관 4품직인 호군에까지 이른다. 그의 잘생긴 미모와 더불어 여성 편력은 도를 넘어섰다. 강윤충은 색을 밝히던 충혜왕에게 여인을 공급하는 일을 잘했다. <고려사>에는 그의 악행을 자세하게 밝히고 있다.

 

강윤충에게는 위로 강윤귀, 강윤성, 강윤휘 등의 형제가 있었다. 이중 강윤성의 딸이 신흥 무장 이성계의 두 번째 부인이 되어 방번과 방석을 낳았다.

 

1차 왕자의 난이 실패하고 방석이 이성계의 뒤를 이어 왕위를 차지했다면 강윤충의 평가는 달라졌을 것이다.

 

간신의 전형적인 형태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뛰어난 동료에 대한 음해와 중상모략이고, 또 하나는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 추구이다.

 

저자는 간신을 정의한 한나라 때 유학자 유향의 <설원>을 소개한다.

 

첫째, 관직에 있으면서 녹봉이나 탐하고 공무에는 힘쓰지 않고 자리만 차지하는 신하 '구신'

 

둘째, 군주가 하는 말은 모두 좋다고 하며 군주에게 모든 것을 맞춰 위험을 돌보지 않는 아첨하는 신하 '유신'

 

셋째, 속마음은 음흉하면서 겉으로는 삼가는 척하며 군주에게 상과 벌을 부당하게 내리도록 하는 신하 '간신'

 

넷째, 자신의 잘못은 꾸미고 말솜씨로 다른 사람을 이간시켜 조정의 난을 빚어내는 신하 '참신'

 

다섯째, 권세를 제멋대로 하여 사사로이 붕당을 만들어 자기 파벌을 키우고 군주의 명령을 속이는 신하 '적신'

 

여섯째, 간사한 말재주로 군주를 불의에 빠트리고 군주의 잘못을 나라 안팎으로 소문내는 신하 '망국지신'이라 한다.

 

저자는 중국 역사에 등장했던 간신과 우리 역사에 등장하는 간신을 교차로 보여주며 당시 상황과 그들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소개한다.

 

 

가장 인상적인 간신 중 한 명은 고려 의종(1127~1173) 시절 환관 정함이다. 환관은 고려 태조 때부터 있었지만, 이들의 정치의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의종 시절부터이다.

 

조선에 오면 환관과 내시를 같은 뜻에서 사용했지만 고려 때는 환관과 내시는 같은 뜻에서 사용했지만 고려 때는 환관과 내시는 전혀 달랐다.

 

내시는 신진 엘리트 중에서 임금의 가까이에서 보좌역을 맡는 직함이었다.

 

반면에 고려의 환관은 일반 서민이 아니면 천예의 후손에 속했다. 고려는 거세하는 형벌을 쓰지 않았으므로 어렸을 때 개에게 물린 자가 모두 환관이 되었다. 고려 의종 때 정함과 백선이 처음으로 권력을 잡았고 몽골의 지배기로 들어서면서 환관들이 득세하게 된다. (132)

 

정함은 노예 출신으로 의종이 태자로 있을 때부터 시중을 들었고, 의종의 유모를 자신의 처로 삼았기에 의종이 왕위에 오르자마자 막강한 총애를 받으며 정치에 깊숙이 관여했다.

 

정함의 횡포와 무신을 차별하는 사건과 더불어 김부식의 아들 김돈중이 정중부의 수염을 촛불로 태워 정중부의 원한을 사게 된다.

 

의종 21년에 이르러 정중부가 난을 일으키고 그날 하루에만 50여 명의 문신과 환관들이 죽었다. 국가 체제를 바꿨다는 점에서 환관인 정함이 간신이 되어 권력을 차지한 것은 대단히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다.

 

이한우 박사의 <간신열전> 속에는 중국 역사 속에 등장하는 간신과 우리 역사에서 등장하는 간신을 임금의 활동과 함께 소개한다.

 

나는 우리 역사 속 간신의 열전에 눈이 갔다. 왕권이 신권을 억누르고 친정을 펼친 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과 왕권을 강화하면 간신이 생길 여력이 없었다. 반면 간신은 눈이 어두운 임금 아래에서 생겨난다.

 

간신으로 소개되지만, 연산군 시절 김처선은 환관이지만 왕에게 간언하고 처형을 당한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안타까운 왕은 광해군이다. 연산군은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걸어간 임금이라 따로 이야기할 필요가 없지만, 광해군은 보통 이상의 자질을 가졌음에도 이이첨이라는 참신을 가까이한 것은 못내 안타까웠다.

 

광해군이 친형 임해군을 죽이고 동생 영창대군 또한 죽인 다음 인목대비를 서궁에 유폐시키는 데 있어 이이첨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광해군이 온건책을 낼 때마다 이이첨이 초강경책으로 맞서 끝까지 관철할 수 있었던 것도 광해군의 불안감을 교묘하게 조장했기 때문이다. (173)

 

<간신열전>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 역사는 현재를 들여다보는 거울이라고 했던가. 언제든지 현실에서 간신은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과거 역사 속 간신이 저지른 활동을 연구하는 이유이다. 때로는 역사에 기록되는 시점에 의해 간신으로 평가받지만, 일반적으로 간신의 행동은 책에서 소개하는 여섯 가지 범주에서 잘 벗어나지 않는다.

 

역사에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간신열전>은 역사 지식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책이 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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