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기서 죽어도 좋았다 - 오롯이 나;를 느끼게 해주는 그곳!
조양곤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1년 2월
평점 :

여행에서 마주한 또 한 번의 삶
거기서 죽어도 좋을 만큼 가슴 뛰는 그 순간!
5년 동안 1,000여 권의 책을 읽은 독서광이자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1년 200권 독서법’의 강사이며 한국 독서연합회 조양곤 회장님의 <거기서 죽어도 좋았다>는 저자가 25년간 하나금융그룹에서 근무하고 50세에 조기은퇴 후 인생의 꿈이었던 100여 개국 세계여행을 기록한 보고서이다. (책날개 중)
50세에 조기 은퇴 후 버킷리스트에 있던 세계여행을 떠나는 것은 누구나 한 번은 마음에 품고 있는 희망 사항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여행지 역시 지구 곳곳 숨겨진 비경과 사연을 간직한 곳이다.
<거기서 죽어도 좋았다>라는 제목에서 처음엔 안락사를 허용하는 스위스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나 생각했지만, 세계 곳곳의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장소를 소개하고 희망을 노래한다.
내 인생 여정의 출발점은 호기심이다.
지적 욕구가 강한 사람일수록 책을 통해 꿈을 키우고, 때가 되었을 때 스스로 깨쳐 일어나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매일매일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며, 또다시 길을 나선다. (5쪽)
앞표지부터 이탈리아의 돌로미티 트레킹 사진이 눈을 사로잡는다. 알프스 자락에 맞닿아 있는 돌로미티는 유명한 등산가 라인홀트 매스너의 고향이자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에서 괴테가 아름다움을 느끼는 곳이기도 하다. 너무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졌지만, 교통이 다소 불편해 가기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돌로미티를 시작으로 노르웨이의 장관이 등장한다.
뤼세피오르의 장관을 내려다볼 수 있는 프레케스톨렌,
거대한 둥근 바위가 절벽과 절벽 사이에 끼어 있는 쉐락볼튼,
그리고 가장 아찔한 절경을 자랑하는 트롤퉁가 (16쪽)
노르웨이의 노르카프 백야와 호주의 울룰루,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테이블 마운틴을 거쳐 아이슬란드의 굴포스, 미국의 모뉴먼트 벨리, 페루 잉카문명의 마추픽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멀리 위치한 아름다운 곳들이다.
저자의 여행기에서 느낀 점은 방대한 독서량 덕분인지 소개하는 장소와 책에 얽힌 곳이 자주 등장했다. 최소 2,000조 원 이상의 재산을 소유해 세계에서 제일 부유한 가문으로 알려진 로스차일드가의 웨데스던 저택을 보고 있으니 르부르 박물관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떠올리게 하는 영국 안토니하우스의 멋진 서재는 “여성이 소설을 쓰고자 한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영광스럽지만 슬픈 그녀의 생애가 다시 떠올랐다.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 그가 자살한 장소이자 동생 테오와 함께 묘가 있는 프랑스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살아생전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한 작가의 슬픈 생애가 떠올랐다. 고흐의 초대로 아를에 가게 되어 아픈 고흐를 돌보지 않고 떠나 사람들에게 나쁜 사람이라 지탄받는 고갱의 고향 프랑스 서부 퐁타벤 고갱 마을은 저자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고갱 역시 저자와 같은 증권맨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고갱은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 덕분에 뛰어난 실력에 신화 같은 존재로 거듭나는 유명세를 가지게 되었다. 예술은 위해 현실의 책임을 벗어나는 그의 모습은 진정한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동화 <피터 래빗>의 저자 베아트릭스 포터가 사랑한 곳, 영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시골 중 한 곳인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200여 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베아트릭스 포터 뿐만 아니라 시인 월리엄 워스워드도 자신이 여행 다닌 곳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자 시상이 떠오르는 곳으로 레이크 디스트릭트 보고 반해 그는 이곳에 터를 잡고 죽을 때까지 산다. <거기서 죽어도 좋았다>는 제목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죽어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곳으로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속 주인공 다아시과 엘리자베스에게 사랑을 고백한 장소로 유명한 영국의 스타우어헤드, <해리포터와 불의 잔>에 등장하는 미로가 멋진 글렌두르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촬영지 안토니가 등장한다.
해외에서 렌트카 여행 중 장소를 입력하기 곤란한 때를 대비해 각각 장소의 GPS코드를 입력해 놓은 감각과 저자가 이 책이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되기를 원하는 친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낯선 언어와 목적지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해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는 겪어본 사람은 알 수 있는 큰 낭패감이다.
세계 곳곳의 아름다운 곳을 화보처럼 소개하는 이 책은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제대로 가지 못하는 시점에서 더욱 가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다녀온 소개하는 여행지 중 일부라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여행에세이를 보며 다른 이의 여행을 동감하고 싶은 사람은 조양곤 님의 <거기서 죽어도 좋았다>를 읽어보길 바란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거기서죽어도좋았다 #조양곤 #스노우폭스북스 #여행에세이 #세계여행 #책과콩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