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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는 왜 아프리카에 갔을까 - 거짓 관용의 기술
리오넬 아스트뤽 지음, 배영란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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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이익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빌 게이츠의 기부와 탐욕
소소의책에서 출판한 리오넬 아스트뤽 지은이 배영란 옮긴이의 <빌 게이츠는 왜 아프리카에 갔을까>는 기부 천사로 알려진 빌 게이츠의 활동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경고한다.
프랑스 기자이자 작가인 리오넬 아스트뤽은 생태운동 관련 책을 다수 집필했다. 원자재의 각 분야는 물론 대량 소비재의 기원에 관해 연구하는 한편 사회 변화를 위한 선구적 방안도 함께 고민하고 있으며 인터뷰, 생태소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태주의 관련 책을 집필한다. 주요 저서로는 <녹색 전쟁>, <선순환 구조> 등이 있다.
[ 빌 게이츠는 왜 아프리카에 갔을까 책날개 중 ]
얼마 전 감명 깊게 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빌 게이츠>를 통해 게이츠 재단의 사업 진행의 어려움과 선정 과정, MS의 성장 과정을 보았던 터라 이번 책은 솔직히 좀 놀라운 주장이었다. 믿고 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히는 느낌이라나. 빌 게이츠의 도서는 다 읽어 보고 게이츠 노트까지 챙겨서 보는 터라 저자의 주장 중 일부는 동의하기 어려웠지만, 상당 부분 주의를 환기할 필요는 있는 주장이었다.
저자인 리오넬은 인도의 핵물리학자이자 생태운동가인 반다나 시바의 인터뷰에 영감을 얻는다. 그녀는 빌 게이츠라는 인물의 본질을 오래전부터 파악하고 빌 게이츠를 ’IT업계의 몬산토‘에 비유하며 기술로 지구를 살리고 인류를 구하겠다는 자선자본가의 위선을 고발한다.
당연하게도, 하늘 아래 순수하게 선한 자본가는 없으며, 선한 절대 권력도 없다. 절대 권력은 더 큰 권력을 추구할 뿐. 이 명백한 사실이 어떤 사람에게선 예외로 적용된다면, 과도한 힘이 진실을 가리고 있는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5쪽)
이런 논리를 빌 게이츠에게 적용해 그의 활동을 돌이켜보면 많은 부분에 의구심이 들 것이다. 세계 최고의 부자 자리를 오랜 기간 유지한 빌 게이츠는 자신의 재산 95%를 유산으로 남기지 않고 사회 활동을 하는 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코비드19 상황이 한창인 이 시국에 한국의 백신 제조사에 조건 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게이츠 재단이다. 게이츠 재단이 하는 일은 누구도 의심할 여지 없이 선한 일이다. 문제는 재단의 자금을 이동하는 데 문제는 없는 것일까?
빌의 도덕성에 대해 지구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이 시점에 <빌 게이츠는 왜 아프리카에 갔을까>는 주목할 만한 책이다.
이 책은 마이크로소프트 연대기를 시작으로 ‘자선 자본주의자’로서 빌 게이츠와 게이츠 재단을 살펴본다.
게이츠 재단이 가진 문제는 무엇일까?
재단 자금의 주된 출처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라이선스 기반의 수익 구조다. 시장의 독점 지위를 남용해 이윤을 창출하고 막대한 세금을 빼돌리고 조세 천국을 이용해 추가소득을 올린다.
재단에 출연하는 기금도 순수한 의미에서 구호 활동에 사용하지 않고 수백 개의 기업에 출자금으로 사용되며, 자본금 방어를 위해 오직 배당금만 자선활동에 투입된다.
가장 주목할 점은 게이츠 재단 기금의 주요 투자처가 유전자 변형 식품 전문 기업 몬산토, 방위산업체 BAE 시스템즈, 정유업체 토탈사 및 BP사, 유통업체 월마트,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 등이다. 재단의 운영 방침과 상당히 배치되는 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저자의 주장은 몬산토나 바이엘은 게이츠 재단을 이용해 아프리카 시장을 선점하려 이용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주장에 일정 부분은 동의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넷스케이프 브라우저의 시장진입을 막는 패키지 상품 판매로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분과에서 조사를 받고 소송을 통해 무혐의를 받아 빌 게이츠의 이미지는 실추한다.
저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통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되려는 목표를 주목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기술력 격차에 따른 시장의 판단으로 익스플로러가 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더 문제는 빌 게이츠가 가지고 있는 선민의식이 문제로 보였다. 자신의 기술력에 따라오지 못하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빌의 주장이 더욱 문제로 보였다.
게이츠 재단이 운영하는 자금 운영방식과 재단의 초국가적 권력을 가지는 데 대해서 저자의 주장에도 일부 동의한다. MS의 연구는 미국에서 진행하지만 지적 소유권의 결실을 조세 천국으로 옮겨 미국에 납부할 세금을 피한다. 결국 게이츠 재단이 집행하는 사업 자금의 상당 부분은 미국 재무부에서 내는 돈이다.
게이츠 재단이 특히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보건 분야다. 재단은 ‘에이즈, 결핵, 말라리라 퇴치를 위한 세계 기금에 14억 달러를 기부했으며, 기금 이사회에도 소속되어 있다. 빌 게이츠는 질병 그 자체를 넘어 백신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1999년 세계백신엽합이 출범할 수 있었던 것도 게이츠 재단이 자금을 출연한 덕분이었다.
책의 부록 편에 소개하는 앤 엠마누엘 번 교수의 ’자선 자본주의의 과거와 현재’에서 소개하는 록펠러 재단과 게이츠 재단의 ’자선 자본주의‘의 폐해와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부와 권력이 극단적으로 집중되는 신자유주의적 질서 아래서 사회정의를 위해 싸우는 사회는 정치적으로 구미에 맞는 경로가 아니다. 현대 세계의 엘리트층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게이츠 재단은 애초에 보건 문제의 근본 원인을 인정하지 않고, 소수에 의한 미증유의 부의 독점이 그 문제에서 맡아온 역할을 모른 체하며, 재단의 아량과 기술적 재치를 스스로 너무나 자랑스러워하고 도덕적 우위까지 주장하지만, 이 재단이 과학계와 일반 대중에게 제대로 조사되고 평가받은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다.
[ 부록 : 자선 자본주의의 과거와 현재 중 ]
게이츠 재단이 그동안 보여준 자선사업을 옹호하고 그들의 행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견해가 있던 터라 이 책이 가져다준 의미는 상당했다. 아무리 부자라도 내 돈 내가면 자선사업하고 기부 활동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 빌 게이츠와 게이츠 재단의 활동에 더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공감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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