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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철학 -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피터 싱어까지
한스 베르너 인겐시프.하이케 바란츠케 지음, 김재철 옮김 / 파라아카데미 / 2021년 6월
평점 :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는 인간이 지구의 주인인 듯 모든 동물에 대해 군림하고 다스리고 부리는 존재로 서로 관계를 맺고 있다.
근래 들어 ‘종평등’에 관한 도서를 접하여 인간의 종차별주의가 얼마나 오랜 역사를 가졌는지 궁금했다. 문학에서도 종평등은 인간을 자만심을 뉘우치게 하는 수단으로 왕왕 등장한다.
더글라스 애덤스는 1960년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통해 지구의 설계자는 ‘쥐’ 종족이라는 내용을 담았고,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대표작 <개미>를 통해 개미의 세계가 인간의 세계와 같고, 최근작 <고양이>,<문명>을 통해 지구를 정복하려는 ‘쥐’에 맞서 고양이가 다른 종과 연합하여 쥐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이 지구에서 우월한 종이라는 인식이 당연하게 여겼는데, 타자로서의 다른 동물 종은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인간이 종차별주의자로 군림하지 않았는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러던 중 <동물철학>은 동물에 관한 생각할 수 있는 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인간이 동물에 대한 차별적인 생각은 오랜 역사가 있다. 중세의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에서 보이듯 아리스토텔레스의 “친애는 인간인 한에서 생각할 수 있다”라는 논증은 인간의 지배적인 의식이었다. 동물은 행복의 능력이 없기에 사람들은 동물에게 어떤 호의도 베풀 필요가 없고 어떤 친애도 베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독일 철학자 한스 베르너 인겐시프, 하이케 바란츠케는 지금까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동물에 관한 지식을 토대로 “동물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동물의 무엇임, 즉 동물을 동물로 규정하는 ‘본질’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이를 정리해 ‘동물철학’이라 정했다.
<동물철학>은 칸트의 네 가지 중요한 물음과 연관하여 4가지 질문으로 철학적으로 동물의 위상과 범위를 제시한다.
1장 동물이란 무엇인가?
2장 나는 동물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는가?
3장 나는 동물을 배려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에필로그 : 동물은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가장 근본적인 질문인 동물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생물학적인 접근을 살펴보자. 동물은 식물과 차이를 통해 쉽게 구별된다.
식물은 다른 유기체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독립영양을 한다. 대조적으로 동물은 종속영양을 하는 생명체이다. 생명체는 자기보존을 위해 다른 생명체를 먹고 살면서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다른 동물의 살을 먹는 육식동물, 식물을 먹는 초식동물, 둘 다 먹는 잡식동물이 있다. 인간은 대표적인 잡식동물이다.
철학적으로 접근하면 동물을 규정하기 위해 좀 더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고대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에 관하여>를 통해 동물을 감각적 존재로 이해하는 철학적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동물은 특별한 감각 기관을 가진 감각 영혼에 의하여 삶의 경험을 축적하고, 그에 상응하여 행동을 할 수 있는 생명체로 규정했다.
20세기 동물행동연구자 콘라트 로렌츠는 동물의 본능 개념을 명확하게 제시했고, 17세기 철학자들은 동물을 자동기계로 보았다. 다시 말하면 1628년 윌리엄 하비가 심장을 일종의 펌프라고 여겼듯이 인간과 동물은 기계처럼 판단했다.
동물의 사고에 대해 우리가 본격적으로 알게 된 사건은 뜻밖의 사건에서 출발한다. 1900년 은퇴한 베를린의 초등학교 교사인 빌헬름 폰 오스텐은 마차를 끌었던 말 한스와 친해지면서 이 말이 아주 영리해 말의 행동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스가 죽은 후 그는 한스 2세를 입양해 말을 교육하기 시작한다. ‘영리한 한스’는 인간의 말에 정확한 반응을 보여 동물의 사고능력, 이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게 되었다.
동물에 대한 주제를 학술적으로 진지하게 다루고 동물윤리학을 철학적 분과로 만든 사람은 피터 싱어와 같은 젊은 영어권 철학자들이었다. 그는 공리주의적 동물윤리학을 개척했다.
동물 보호에 관한 법안은 영국의 제러미 벤담에 의한 ‘가축학대에 관한 법’이 제정되며 동물윤리에 관한 고찰이 이루어졌다. 동물윤리학에 있어 동물의 지위를 설정하는 것은 주요한 과제다. 인간과 동물의 지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동물윤리는 연구과제가 많은 분야다.
피터 싱어의 가장 큰 공헌은 ‘종차별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을 가지고 일상적 인간중심주의를 중단시키고, 평등한 이익고려라는 도덕적 이념의 권리요구 아래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수립한 것이다.
반려동물에 기르는 사람은 자기와 일상을 공유하는 반려동물에게 인격적 대우를 함에 주저하지 않는다. 이를 다른 동물로 확대하면 우리가 무의식에 가지고 있는 ‘종차별’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동물철학>은 철학적으로 동물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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