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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안전한 세상 - 세계질서의 위기와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G. 존 아이켄베리 지음, 홍지수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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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질서의 위기와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에서 나온 G. 존 아이켄베리 교수의 <민주주의가 안전한 세상>은 자유주의적 국제주의가 커다란 변곡점에 이르렀음을 경고한다.
G. 존 아이켄베리 교수님은 1954년 출생해 맨체스터대학교를 졸업하고, 시카고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무성정책기획국, 브루킹스 연구소 주임연구원,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 펠로우, 조지타운대학교 교수로 일했다. 현재는 프린스턴대학교 정치학과 국제관계론 석좌교수이다. 프린스턴 국제안보연구센터의 공동 소장이며, 경희대학교 석학교수이기도 하다.
[ 민주주의가 안전한 세상 책날개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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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Dyana Wing So on Unsplash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자유민주주의의 역사는 생각만큼 오래되지 않았다.
자유민주주의는 일종의 혼합된 개념인데, 이를 구성하는 두 부분인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반드시 병행되지는 않는다. 사실 이 두 개념은 종종 상충한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권리와 국가권력의 법적 제약의 원칙을 일컫지만, 민주주의는 평민 주권과 다수의 통치 원칙에 따른다. 국가 지도자가 국민투표를 통해 공직을 확보하면 민주주의이지만, 법치와 정부의 권력에 대한 입헌적인 견제가 부재한 예도 있다. 이를 “비자유적 민주주의 (illiberal democracy)”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오늘날 이러한 형태의 정권은 러시아, 이집트, 터키 같은 나라들에서 발견된다. 역으로 국가가 자유주의적 특성인 법치와 입헌주의를 지녔지만, 후보자들이 선거를 통해 서로 경쟁하는 민주주의가 부재한 예도 있다. 싱가포르가 바로 이러한 유형으로 기울어 있다.
그러나 근대시대에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적어도 최근까지는 병행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공화정”이라는 명칭이 붙든 아니면 “자유민주주의"라는 명칭이 붙든 상관없이 이러한 정치체들은 대의민주주의와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국가의 힘을 제한하는 제도 간의 균형을 모색한다.
전 세계 GDP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신봉하는 질서는 위기를 맞이했다.
중국과 러시아 같은 강대국들은 서구의 자유주의 질서에 대해 강력한 비자유주의적 도전을 하고 있다. 이에 못지않게 난관인 반동적인 민족주의, 포퓰리스트 독재, 개방성과 법치에 대한 위협은 자유민주 진영 자체 내에서도 비롯되고 있다.
중국을 필두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서방 자유주의 진영이 손을 쓸 수 없다면 자유민주 진영의 사람은 지금 누리고 있는 삶의 방식이 여전히 유효하고 안전할지, 심지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저자는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의 개념을 알고 어떻게 발전했는지 조사하기 위해 1648년의 베스트팔렌 시대를 기준점으로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의 시기와 영국이 주도한 19세기의 국제주의, 1차 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한 국제주의, 루스벨트의 국제주의를 지나, 탈냉전시대의 자유주의적 질서의 위기를 지나 근대성을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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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Rianne Gerrits on Unsplash
영국이 패권을 주도하게 되는 과정과 제1차 세계대전은 영국의 패권을 잃어버리는 과정은 강대국의 패권이 전환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우드로 윌슨이 주도한 제1차 세계대전의 최대 수혜국인 미국은 하나의 세계대전을 끝내면서 그다음 세계대전의 씨앗을 심었다는 역사의 평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제1차 세계대전 후, 네 개의 제국이 붕괴되었고, 유럽의 강대국 질서가 함몰되었으며, 영국에서 미국으로 힘이 이양되었고, 러시아에서 혁명이 일어났고, 자결주의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확산했다.
승전국이 독일을 대우한 방식은 참혹할 정도로 멍청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독일에 대한 막대한 전쟁배상금 청구는 기대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르사유조약의 실패에도 1920년대 서구 진영 국가들은 정치 불안을 관리하고 전후 질서의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했다. 그 결과 1920년 42개 창설회원국을 거느리고 국제연맹이 창설되었다.
1920년대 말 발생한 대공황으로 세계 경제는 붕괴했고 파시즘과 전체주의가 부상하면서 자유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극심한 회의가 일었다.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로서 미국으로 이주한 하이에크는 자유시장을 옹호하면서 경제공황은 저투자와 신용의 과잉팽창 결과라고 주장했다. 케임브리지 경제학자인 케인스는 수요부족으로 위기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 정책을 주도했고, 자유주의 질서의 논리와 기능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구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이 진행된 수십 년 동안 세계질서를 조직화한 정치체제는 자유주의적 패권 질서였다. 미국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한 협력 상대로 중국을 선택했다.
중국이 자유주의나 민주주의를 도입하지 않고 자본주의만 구축하는 ‘근대화 과제’를 달성에 성공해 서구 경쟁자들을 능가한다면, 자유주의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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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주의의 선두 주자인 영국과 미국이 변화와 추락은 세계를 하나로 묶어 지구촌 현안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이념을 퇴색하게 했다. 반대급부로 경제적 불평등, 중산층 몰락, 포률리즘, 배타적 민족주의, 인종주의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 모양새다.
자유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있던 헝가리, 폴란드, 터키 등 많은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역진하고, 권위주의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오늘날 자유민주주의는 영국과 미국이 2세기 동안 구축한 인위적 체제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를 기점으로 미국 패권이 흔들리는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주의 질서가 더는 유효하지 않고 새로이 부상하는 국가와 권력을 재분배해야 함을 의미한다.
세계는 강대국 간의 지정학 갈등으로 인한 투쟁에 나설 여력이 없다. 코로나바이러스, 기후변화, 빈부 갈등 등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기 때문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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