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주인공은 바로 나! - 제23회 대한민국 독서대회 초등 고학년(인문사회) 선정도서 초등생을 위한 지식과 생각의 학교 지생학
페르난도 마린.로레토 우레홀라 지음, 가브리엘라 리온 그림, 이진하 옮김 / 느림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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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영화가 연일 화제다. 초등학교 6학년 단체관람을 하려했던 서울과 포항에 서로 다른 학교가 있었는데 두 학교 모두 계획을 취소했다고 한다. 민주주의와 지구촌 분쟁과 갈등을 배운 아이들이 왜 이 영화를 보면 안 되는가? 아이들이 그걸 보고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누가 말할 수 있나?
<역사의 주인공은 바로 나!> 책은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오며 겪은 여러 일을 역사라 정의하고 그 속에서 어린이와 여성들이 겪거나 이룬 일, 차별과 이주가 일어난 원인과 그 속에서 투쟁한 사람들, 소통과 통신기술의 발달 과정, 전염병의 역사 등을 주제로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만나게 하는 책이다. 그리고 그 역사들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7 미래는 우리의 것 장에서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앞으로 맞이해야 할 미래의 모습을 다양한 도전 과제와 함께 제시한다. 어쩌다보니 아이들에게 행복한 세상을 지키기만 하면 된다고 말할 수 없게 되었다. 반대로 잔뜩 무거운 빚과 짐을 아이들에게 넘겨버렸다. 지속가능, 공정, 올바른 민주주의, 마약과 테러 없는 세상 등을 아이들은 잘 만들어갈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크게 후퇴시킨 12.12 사태를 다룬 영화를 보는 것조차 방해하는 어른들은 아이들이 세상을 어떻게 배우길 바라는가? 역사에 무지한 온실 속 화초로 자라게 하는 게 아니라면 불편한 진실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마음껏 질문하고 토론하게 해야 한다.
<역사의 주인공은 바로 나!> 이 책 속의 소주제와 사건들이 아이들에게 그런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더 자세히 찾아본 뒤 질문을 생각해보게 하고 토론을 할 시간과 기회를 주는 어른들이 필요하다.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읽으면 좋겠다.
#초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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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로원
장선환 지음 / 만만한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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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그신서평단
#선로원
#장선환
#만만한책방
#삶

기차는 내 삶에서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초등 1학년 때 기차로 강원도 춘천에서 경남 창원까지 전학을 가며 내내 울었던 기억도 나고 교사로 첫 발령을 받은 곳은 기차 통근만 가능한 낙동강 옆 작은 역 근처였다. 그때 탔던 열차가 무려 비둘기다. 덜컹 거리던 그 기차를 타고 가다 새마을이나 무궁화 등 좀 더 비싼 기차를 만나면 선로 대기가 가능한 곳에 서서 그 기차가 지나갈 때까지 대기를 해야했다. 경전선 기차길이 단선이라 그랬다.
퇴근은 5시였지만 7시 15분 비둘기 기차가 퇴근 수단이다보니 역사 안에서 놀 때가 많았다. 역무원들과도 친하게 지냈다. 역무원들께서는 24시간 교대 근무체제다 보니 역사를 집처럼 예쁘게 꾸미셨다. 텃밭도 가꾸시고 꽃도 심으시고. 물론 가장 중요한 일은 플랫폼 안전 관리와 선로 수리였다. 낙동강 옆이라 홍수라도 있으면 밤새 수리를 해야할 때도 있었고 큰 더위에 철로가 휘면 탈선이 일어날 수 있어 늘 걱정하셨다.
철길과의 인연은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졌고 그러다보니 선로 위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소식을 직간접적으로 많이 들으며 살아왔다. 그 중 가장 마음 아플 때는 신호를 받지 못하고 선로 수리를 하시다가 기차가 들어오는 걸 못 보고 돌아가신 분들이 생길 때다. 선로 수리가 주로 밤에 이뤄지다 보니 사고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 기차가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노력하시는 분들의 안전은 왜 제대로 보장되지 않을까?
장선환 작가님의 <선로원> 그림책을 읽다보니 내 삶 속에서 철길과 이어진 여러 일들이 계속 흘러나온다. 요즘은 뚜벅이인 내가 전국 방방곡곡으로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제일 편안한 발이 기차다. 강릉으로, 춘천으로, 경주로, 부산으로, 여수로 내가 하루만에 훌쩍 떠나올 수 있는건 모두 선로원들께서 정성들여 놓아준 기찻길 덕분이다. 앞으로 이 기찻길이 도라산역과 제진역을 지나 북녘땅으로도 빠르고 안전하게 달려 그 옛날 손기정 선수처럼 우리도 베를린까지 기차로 달려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런 추억을 다시 소환시켜 준 <선로원> 그림책을 다시 찬찬히 열어보며 기찻길 덕분에 가능했던 다양한 추억을 더 떠올려봐야겠다. 그림책은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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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는 참 쉽다 풀빛 그림 아이
이형진 지음 / 풀빛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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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는 참 쉽다> 이형진 글 그림(풀빛)
이형진 작가님의 그림책은 좀 어둡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작가 이름을 보고 동명이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책이 밝고 유쾌해서다.
태극기를 그려보라면 아직도 헷갈린다. 특히 건곤감리 막대기 숫자가 늘 자신 없다. 그런데 이제 이 책 덕분에 태극기가 1,2,3,4,5,6 이라는 숫자로 딱 기억에 남게 되었다. 거기에다 하얀 바탕, 태극, 각 괘들의 의미까지 이미지로 보고나니 절대 잊지 않게 될 듯. 50여 년을 봐도 늘 자신 없던 이미지와 의미가 이렇게 그림책 한 권으로 딱 정리가 되니 놀랍다.
이렇게 태극기의 의미를 다시 알고나니 태극기만 보면 마음이 뭉클해지고 우리에게 힘이 되던 날들이 새삼 떠오른다. 그리고 어쩌다 요즘 태극기가 다른 의미로 폄하되거나 반목의 상징이 되어버렸는지 많이 아쉽다. 2002년 월드컵때 태극기 문양을 넣어 만든 두건, 치마, 티셔츠를 입고 다같이 한 목소리로 태극 전사를 응원하던 우리나라의 모습이 다시 보고 싶다.
8월이다. 수치스러운 역사의 치욕을 용기내어 말씀하신 위안부 기림일이 있는 달이고, 다시 태극기를 마음껏 꺼내 흔들며 감격하던 광복절이 있는 달이다. 이런 8월에 이렇게 유쾌하고도 명쾌하게 태극기를 말해주는 책을 만나 정말 반갑고 고맙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맨 뒤에 큐알코드가 있다. 큐알을 찍으면 노래로 이 책을 만날 수 있다. 이 노래가 초등 교실마다 울려퍼지면 좋겠다. 태극기를 지켜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걸었는지, 태극기가 우리에게 감동과 용기를 주던 역사적이 날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도 다시 돌아보면서 말이다.
늘 느끼지만 태극기는 정말 우리나라 국기라서가 아니라, 디자인으로 봐도, 의미로 봐도 참 우아하고 아름답다. 그 안에 온 우주를 담고 있어서다. 태극기가 담고 있는 의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큰 마음과 평화로운 마음으로 살아가길 다시 한 번 간절히 소망한다.
#초그신서평단
#태극기는_참_쉽다
#이형진
#풀빛
#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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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뻥 뚫린 아이 햇살그림책 (봄볕) 55
이주안 지음 / 봄볕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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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뻥 뚫린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 가슴이 꽉 채워진 아이들과 뭐가 다를까? 단지 외모가 다른건가? 아니면 뭔가를 보거나 할때 관심을 두는 지점이나 발견하는게 다른걸까?
다름은 낯섬이고 낯섬은 가끔 보다 자주 배제의 이유가 된다. 그래서 표지에 그려진 이 아이는 기어코 자신의 가슴이 뻥 뚫려 있는걸 감추고 싶어한다. 원래 비어 있던 곳을 대체물로 채워 놓았으니 자연스러울 리가 없고 종종 들킬만한 상황도 생기고, 그런 상황이 안 생겨도 괜히 불안해져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점검을 한다. 이렇게 하면서 간신히 누군가들 속에 섞여 산다. 놀이도 함께하며.
그 아이들은 가슴이 뻥 뚫린 아이가 있다는 소문은 들었다. 아이들의 추측 속에 가슴이 뻥 뚫린 아이는 괴물같은 존재다. 주인공 비니는 자기 존재가 알려질까봐 전전긍긍한다.
비니는 어떻게 될까? 안 들키며 잘 지낼까? 만약 들킨다면 아이들 반응은 어떨까? 속였다고 아이들이 화를 내며 떠날까?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이 가슴이 뻥 뚫린 모습으로 그려진 이유가 궁금했다. 내속에 내가 너무 많은 이들과 다르게 모든 것을 허용하고 공감하는 아이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과 생각하는 방식이나 느끼는 방식이 좀 다른 걸 그렇게 표현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해가 갈수록 민감한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민감하다는건 작은 일에도 큰 느낌을 가지고, 반응 또한 일반적인 예상과 조금 다를때가 있다. 달라서 배제당할까봐 나답게 지내지 못하는 아이도 있을것이다. 어른 중엔 더 많겠지. 다른 걸로 채우지 않아도, 좀 다르게 생긴 마음을 가졌어도 그대로 인정받고, 스스로도 그런 자신을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음 좋겠다. 사실 같은 모습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은가?
가슴이 뻥 뚫렸기 때문에 그만이 할 수 있는게 있을 거다. 그러니 그걸 감추려고 애쓰는 대신 내가 가진 다름으로 할 수 있는 걸 찾기를 바란다고 하면 너무 도덕책 같은가?
그래도 비니가 다른이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좋겠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남들이 쉴 곳 없는 이들아, 가슴이 뻥 뚫린 나와 지내보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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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바다 - 바다의 숲, 산호초를 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케이트 메스너 지음, 매튜 포사이드 그림, 안지원 옮김 / 봄의정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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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봄의정원
#눈부신_바다
케이트 메스너 글, 매튜 포사이드 그림, 봄의 정원
그레타 툰베리, 감비아에서 비닐 지갑을 만드는 여인들, 왕가리 마타이 등 점점 나빠져 가는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유지하고 회복시키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참 많다. 아직 그들이 있기에 인류 최후의 시간이 조금은 유예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눈부신 바다> 이 책을 통해 또 새로운 단체를 알게됐다. ‘산호복구재단’ 이라는 곳이 있는지 몰랐다. 산호 백화 현상의 심각함은 많이 들어서 썬크림을 적게 쓰는 정도로만 신경을 썼는데 이렇게 능동적으로 연구하고 직접 산호를 키워서 식재하는 사람들이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이 책은 산호 백화 현상과 그것을 조금이라고 지연시키고자 애쓰며 산호를 키워 바다에 심 는 사람들이 활동하는 내용을 딱딱한 설명이 아니라 켄이라는 인물의 삶과 함께 풀어내고 있다. 산호복구재단 사람들은 크게 외치지는 않지만 꾸준히 실천하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묵직한 감동을 전해준다.
내가 클때는 산에 나무를 심어줄테니 하늘보다 산이 더 파래지라는 동요를 듣고 불렀다. 그런데 이젠 산뿐 아니라 바다에도 심어줘야 한다. 그래야 바다, 산, 하늘 모두 푸르른 생명력을 가진다.
책의 뒷부분에는 산호와 관련된 여러 명칭과 설명들이 잘 되어있다. 이걸 알고나면 산호를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달라질 듯하다. 다만 이 책 제목이 눈부신 바다인데 책의 전체적인 색감이 세피아톤이라 눈부신 바다의 느낌이 많이 들지는 않아 좀 아쉽다. 책을 이런 색감으로 만든데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을거라 본다.
마이너스의 손이 되어버린 인간이 생태계에 속죄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은 훼손된 곳을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되돌려 놓는 거다. 이 책에 나오는 산호복구재단 사람들이 하듯 말이다. 인간에게 최후의 보루인 바다! 그곳이 지금 하얗게 질려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산호복구재단이 하는 일에 다양한 방법으로 동참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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