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뻥 뚫린 아이 햇살그림책 (봄볕) 55
이주안 지음 / 봄볕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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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뻥 뚫린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 가슴이 꽉 채워진 아이들과 뭐가 다를까? 단지 외모가 다른건가? 아니면 뭔가를 보거나 할때 관심을 두는 지점이나 발견하는게 다른걸까?
다름은 낯섬이고 낯섬은 가끔 보다 자주 배제의 이유가 된다. 그래서 표지에 그려진 이 아이는 기어코 자신의 가슴이 뻥 뚫려 있는걸 감추고 싶어한다. 원래 비어 있던 곳을 대체물로 채워 놓았으니 자연스러울 리가 없고 종종 들킬만한 상황도 생기고, 그런 상황이 안 생겨도 괜히 불안해져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점검을 한다. 이렇게 하면서 간신히 누군가들 속에 섞여 산다. 놀이도 함께하며.
그 아이들은 가슴이 뻥 뚫린 아이가 있다는 소문은 들었다. 아이들의 추측 속에 가슴이 뻥 뚫린 아이는 괴물같은 존재다. 주인공 비니는 자기 존재가 알려질까봐 전전긍긍한다.
비니는 어떻게 될까? 안 들키며 잘 지낼까? 만약 들킨다면 아이들 반응은 어떨까? 속였다고 아이들이 화를 내며 떠날까?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이 가슴이 뻥 뚫린 모습으로 그려진 이유가 궁금했다. 내속에 내가 너무 많은 이들과 다르게 모든 것을 허용하고 공감하는 아이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과 생각하는 방식이나 느끼는 방식이 좀 다른 걸 그렇게 표현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해가 갈수록 민감한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민감하다는건 작은 일에도 큰 느낌을 가지고, 반응 또한 일반적인 예상과 조금 다를때가 있다. 달라서 배제당할까봐 나답게 지내지 못하는 아이도 있을것이다. 어른 중엔 더 많겠지. 다른 걸로 채우지 않아도, 좀 다르게 생긴 마음을 가졌어도 그대로 인정받고, 스스로도 그런 자신을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음 좋겠다. 사실 같은 모습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은가?
가슴이 뻥 뚫렸기 때문에 그만이 할 수 있는게 있을 거다. 그러니 그걸 감추려고 애쓰는 대신 내가 가진 다름으로 할 수 있는 걸 찾기를 바란다고 하면 너무 도덕책 같은가?
그래도 비니가 다른이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좋겠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남들이 쉴 곳 없는 이들아, 가슴이 뻥 뚫린 나와 지내보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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