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스트리트 표류기
미스터 펫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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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직은 국내에서는 조금은 낯선 작가 '미스터 펫'. 그러나 읽은 사람이라면 거의 모두 -모두라고 하지 않는 건 내가 모르는 혹평이 있을 수도 있으니,^^;;- 호평을 아끼지 않는 [13.67]의 작가 찬호께이와 공동 집필한 [스텝]이 국내에 출간되면서 처음 이 작가를 알게 되었다. 워낙 [13.67]이 대작이었고, 읽는 내내 감탄했던 터라 처음에 이 공동 집필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다. '그' 찬호께이와 공저? 찬호께이가 쓴 부분만 재미있는 거 아냐?? 하며 읽기 시작한 나는 어느새 누가 뭘 썼는지는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스텝]에도 푹 빠졌었다. 사실 찬호께이가 [기억나지 않음, 형사로 수상한 시마다 소지상 -찬호께이는 2회 수상자- 의 1회 수상자가 바로 이 미스터 펫이다. 그리고 그 수상작품이 [버추얼 스트리트 표류기]이다. (도입부가 이렇게 길어서야,,,ㅠ_ㅠ)


[버추얼 스트리트 표류기]의 메인 소재는 VR(가상현실)이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개념이지만 소설 속에서 다루는 VR은 훨씬 본격적이다. 배경이 되는 곳은 2020년의 타이완으로, 과거 유명한 상업지구였으나 지진으로 무너진 시먼딩 거리를 VR로 복원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가상현실 속에는 과거 번화했던 시먼딩 거리가 그대로 재현되어 있고, 이 곳에서 쇼핑을 하면 집으로 배송까지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다.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과거와 미래의 기술이 만난 완벽한 시먼딩 거리. 그러나 그 프로젝트 도중 가상현실 공간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며 모든 상황은 뒤집힌다. 아무도 없는 가상의 공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누가, 어떻게, 왜 그를 죽였을까?


얼마 전에 [클라인의 항아리](오카지마 후타리 저)를 읽었다. 이 책 역시 VR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VR과 현실의 경계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비슷한 시기에 읽어서인지, [버추얼 스트리트 표류기]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책 속에서 묘사하는 VR이라는 것 자체가 소리, 냄새, 감촉 등 모든 것을 현실과 동일하게 설정해놓아서 가상의 세계에 있으면서도 이것이 정말로 가상인가, 현실인가,,라는 의문을 품게 되는 것이다. 나비의 꿈을 꾸고 내가 나비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꾼 것인가 라는 생각을 이미 오래 전에 했던 장자의 이야기가 이제는 이렇게 바뀌어야 할 듯 하다. 가상이 현실인지, 현실이 가상인지,, VR이 일반화가 되고, 그 속에서는 내가 원하는 것들을 좀 더 쉽게 얻을 수 있다면 -예를 들면 사랑이라든지- 힘겨운 현실에 집중할 것인가, 행복한 VR에 집중할 것인가,,에 생각이 미치면 더욱 머리 속이 복잡해진다. '가상현실'은 더이상 단순한 '가상'에 그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또 잡설이 길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렇게 가상현실 공간 속에서 생긴 인연은 가상현실이기 때문에 '가짜'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남아있다.


미스터 펫은 가상현실이라는 공간에 가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감정'을 믹스함으로써 이야기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해나간다. 똑똑하게 그의 의도를 파악하며 읽었다고 생각해도 어느새 속아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가상현실의 세계가 뒤집히듯 반전하는 스토리를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또 책장을 덮으며 보이는 제목과 표지에도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책에 써있지 않은 마지막 문장을 떠올리면, 어떻게 이런 전개, 이런 소재에서 이런 감정을 이끌어낼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다른 여러 가지 감상을 쓰고 싶어도 스포일러가 두려워(ㅠ_ㅠ) 쓸 수가 없어 장광설만 길어진다. 다만 확실한 것은 [13.67]이 정말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었던 것처럼 [버추얼 스트리트 표류기] 역시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장르가 SF와 결합된 미스터리라서 조금 더 읽기 힘들 수는 있지만 마지막 장을 넘기면 정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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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오사카 & 교토 - 여행을 기록하는 아주 특별한 방법 YOLO Project 두근두근 여행 다이어리 북 시리즈 3
21세기북스 편집부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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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여행을 가면 일기를 써서 그 때의 추억을 남기는데, 다이어리를 겸한 가이드북이라니 정말 유용할 것 같아요. 더군다나 넘 예쁘기도 하고!! 여행의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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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9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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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해리 홀레 시리즈 순서

박쥐 - 바퀴벌레 - 레드브레스트 - 네메시스 - 데빌스스타 - 리디머 - 스노우맨 - 레오파드 - 팬텀 - 폴리스


해리 홀레 시리즈는 국내 출판 순서가 노르웨이 출판 순서와 달라서 다소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사실 몇몇 권을 빼고는 스탠드 얼론처럼 각각 읽어도 무방하다. 오슬로 3부작(레드브레스트~데빌스스타)은 순서대로 읽어야 할 듯 하고,,, 또 하나가 바로 스노우맨부터 이번 팬텀(그리고 아마도 다음 권인 폴리스)까지 이어지는 시리즈일 것이다. 라고 써놓고 보면 '읭? 그냥 다 순서대로 읽으라는 거 아냐?' 싶지만 실제로는 그냥 다 날려먹고 [팬텀]부터 읽었다고 해도 재미있지 않을까? 솔직히 스노우맨이 국내 출판된 지 벌써 5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나는 스노우맨의 내용도 가물가물하다,,,(리뷰를 생활화합시다,,) 그래도 [팬텀]은 재미있게 읽었다. 다만 읽은 후 다시 스노우맨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해리 홀레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그것, '짐 빔'. 해리 홀레는 형사이고, 알코올 중독이고, 담배 없이는 살 수 없는 일견 전설의 탐정 '셜록 홈즈'를 떠오르게 만드는 방탕한(?)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이번 권의 해리 홀레는 참 다르다. 일단 형사가 아니고, 술과 담배를 끊었다. 여전히 사건의 해결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그것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은- 점은 여전하지만 목적이 뚜렷하게 다르다. 해리 홀레의 평생의 사랑 라켈, 그리고 올레그. 이번 권의 해리 홀레는 형사로서가 아닌 아버지로서의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해리 홀레와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단어 '부성애'. 그것이 이번 [팬텀]의 키워드이다.


잠시 팬텀에서 눈을 돌려서,, 최근 읽은 책 중 부성애, 모성애를 소재로 한 책들이 좀 있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두 권의 책이 바로 야쿠마루 가쿠의 [침묵을 삼킨 소년]과 아키요시 리카코의 [성모]이다. 두 권의 책 모두 내 자식을 위하는 부모의 이야기지만 뚜렷하게 다른 점이 있다. 아마도 그것은 부성애, 혹은 모성애를 다루는 대다수의 책들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모성애와는 달리 책에서 그려지는 부성애는 '그 동안 자식에게 큰 관심과 애정을 주지 못하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아버지가 뜻밖의 사건 -자식의 부정이나 누명 등- 으로 인해 내 자식을 알아가게 된다.'는 플롯을 벗어나지 못한다. 현실의 반영일 수도 있지만 그 부분은 차치하고,,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단 하나, 해리 홀레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이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해리 홀레는 아들 올레그를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스노우맨]의 사건 이후 라켈과 올레그에게서 멀어진 해리 홀레. 믿고 의지하고 따르던 해리 홀레 없이, 아버지의 사랑의 부재 속에 자란 올레그. 그 둘의 사이에는 아직도 신뢰와 애정이 남아있을 것인가. 이러한 부자 관계를 좀 더 뚜렷하게 부각시키는 동시에 사건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 바로 구스토 한센이다. 입체적인 캐릭터와 함께 오슬로를 넘어서까지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스케일의 마약 '바이올린'까지,, 사건의 해결과 올레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해리 홀레의 모습이 참으로 눈물겹다.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쉽사리 잡히지 않는 진실과 그 이상으로 느끼게 하기 어려운 본인의 진심, 부정,, 과연 부자의 진심은 서로에게 전해질 것인가,,


이러한 [팬텀]의 핵심 사건의 이면에는 또 사건의 주요 인물이 되는 '누군가'가 있다. 오슬로 3부작을 떠올리면 아직도 답답한 '이 놈이 나쁜 놈이라고!! 쫌 알아달라고!!!'가 이번 팬텀에서도 건재하다. 다만 팬텀에서는 좀 더,,,,,,,,, 과연 이것이 어떻게 전개되어 어떻게 결말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할즈음,, 독자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아마도 출판사를 향해 같은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참으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 만난 [팬텀]. 국내 해리 홀레 시리즈의 출판 순서를 떠올려봐도 [레오파드] 이후 참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 사이에 해리 홀레의 시발점인 [박쥐]를 만났고, 그만큼 해리 홀레라는 인물의 변화가 극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흐른 시간만큼 요 네스뵈의 필력은 더욱 빠른 속도로 페이지를 넘어가게 만든다. 6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중반 이후 넘어가는 페이지를 주체하지 못하다보면 어느새 결말까지 다다를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리고 다시 해리 홀레를 만날 수 있는 다음 권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PS. 비채 카페에서 확인한 바로는 [리디머]의 출판은 2018년 초, [폴리스]의 출판은 2018년 후반에 나올,,,, 것이라고 하는데,,, 비채님,,, 폴리스 출판 좀 제발,,, 빨리,,, 숨 넘어간다구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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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은 그곳에 있다 - 은폐된 북관동北關東 연쇄 아동납치살인사건
시미즈 기요시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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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일어났던 '연쇄아동납치살인사건'을 소재로 쓴 책 [살인범은 그곳에 있다]. 이 책은 소설은 아니고 논픽션인데 책소개글의 단어를 인용하자면 '탐사보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시미즈 기요시가 집요하게 조사하는 것은 네 명의 소녀의 소중한 생명이 사라지고 아직도 한 명의 소녀는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끔찍한 일들이 고작 반경 10km 내에서 발생하였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중 한 사건의 범인이 잡혔다는 이유만으로 오랜 시간 '연쇄' 사건이라고조차 생각되지 않았던,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피해자가 발생했던 사건이다.


저자 시미즈 기요시는 기자이다. 여기에서 잠시, 일본 소설 속의 기자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경찰들이 어렵사리 수사를 하여 발견한 증거 혹은 증인, 범인, 심지어 피해자의 정보 등을 언론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공개하기를 촉구하고, 어떤 사유로 인해 공개를 꺼릴 경우 기자회견 취재 거부를 남발하는, 그래서 사건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물론 나는 일본의 기자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앞서 밝혔듯이 이는 내가 읽은 책들에서 받은 기자의 단편적인 모습이다. 여러 책들에서 기자들은 사건의 해결보다는 열띤 취재경쟁과 특종의 획득에 목숨을 거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 책 속 기자의 모습은 참 다르다. 이미 자백과 DNA형 감정 결과에 의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엄연한 '범인'이 있는 사건을 다시 조사하겠다고 나선다.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을 들여 사건을 조사하고 끝내는 그 무기징역수의 무죄 판결을 받아내고 만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경찰이 은폐하고자 했던 것들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소름이 돋고 오싹했는지 모른다. '경찰 = 정의의 편'이라는 공식이 요즘은 반드시라고 할 수는 없어졌다고 해도 사건을, 특히 죄없는 어린 아이들이 몇 명이나 희생된 사건을 앞에 두고는 당연히 범인의 체포를 통한 사건의 해결, 그를 통해 더 이상의 희생을 막는 걸 최우선하리라는 데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던 나 자신의 근거없는 믿음이 오싹해졌다.


앞에도 잠시 적었지만 사실 나는 DNA'형' 감정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DNA 감정이다. 피해자의 손톱에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 남아있고 유력한 용의자의 머리카락을 슬쩍 해서 DNA 감정을 했더니 일치한다!! 역시 네 놈이 범인이구나!! 이런 식의 수사 전개는 책뿐만 아니라 영상 매체를 통해서도 여러 차례 접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DNA 감정은 범인임을 의심할 수 없는 증거가 된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동일한 DNA를 가질 확률은 지금도 제로가 아니고, 따라서 DNA 감정은 범인이 아닌 것을 확정하는 증거는 되어도 '반드시' 범인임을 확정하는 증거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한정된 관계인물 중 DNA가 우연히도 범인의 것과 동일할 확률이 한없이 낮기 때문에 DNA를 범인의 증거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사건이 발생했던 때는 DNA형 감정이 이제 막 도입된 시기였고, 감정할 수 있는 DNA의 종류도 많지 않았다. 심지어 피해자의 옷에서 검출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와 그것을 감정한 키트에는 큰 문제가 있었다. 그로 인해 한 사람은 17년이나 억울한 감옥살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한 권의 책이 담고 있는 기자의 열정은 정말 감탄을 자아낸다. 사건을 정말 꼼꼼하게 되짚어가며 사소한 것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그러면서도 유가족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 모습에 여러 차례 혀를 내둘렀다. 반면 한 기자가 몇 년에 걸쳐 사건을 추적하는 동안 밝혀진, 정말 여러 차례 증거의 은폐, 조작, 증언의 은폐, 강압수사에 의한 자백 강요 등 어떻게든 정해진 범인을 확정지으려는 당시의 수사 방식에는 치를 떨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밝혀진 후에도 '정당성'을 주장하고, 적당한 선에서 덮고 넘어가려는 모습을 보면 여러 가지로 회의감마저 가지게 된다.


P.272

모리카와 씨, 나는 17년 반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누명을 쓰고 갇혀 있었습니다. 당신은 이 사실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주임검사로서 증거를 검토한 결과 스가야 씨가 마미 살해사건의 범인이 틀림없다고 판단하여 기소하고 공판에 임했습니다. 이번에 새로운 DNA형 감정으로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실로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던 참입니다.

모리카와 씨, 내 가족에게도 사죄하십시오. 그들도 피해자입니다.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중략)

모리카와 씨, 당신 전혀 반성하지 않는 건가요?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실로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분노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단 한마디도 사죄하지 않는 것, 그리고 실제로도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법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자가 '나는 증거를 보고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기소했으니 내 잘못이 아냐!!'라는 것으로 발뺌하려는 치졸함,, 물론 저 검사뿐만 아니라 경찰도 판사도 모두 '공범'이다. 자신들의 행동, 판단으로 인해 한 사람의 혹은 그와 관계된 많은 사람들이, 또한 피해자와 그 가족의, 범인과 그로 인해 파생될 피해까지,, 수많은 것들을 어깨에 지고 행동해야 할 자들이 한 사람의 생각으로도 도달할 수 있는 결론에 가려고조차 하지 않았고, 이미 상황이 명백해지자 자신의 보신에만 급급했다.


P.298

시효가 성립했을 경우, 소추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없는데 쓸데없이, 쓸데없다는 말은 좀 지나쳤을지도 모르지만...... 피의자를 특징짓거나, 혹은 세상에 밝힌다는 사실은 오히려 인권 문제를 야기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발언이 무려 부대신이라는 위치에 있는 자의 입에서 나오다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시효'에 대해서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접어두기로 하고, 피해자보다도 가해자의 인권을 소중히 하는 것은 어디나 비슷한가,,라는 생각에 분노가 치솟아올랐다. 시효,, 시효,,, 과연 그 시효가 정말 더이상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인력을 더이상 투입할 수 없다는,,, '경찰'의 입장만을 고려하여 만든 것인가,, 우리나라는 살인의 공소시효가 비교적 최근 폐지되었지만 그 전까지는 25년이었다. 25년이면 피해자의 한이 사그라들까,,, 유족의 한은,,, 가해자의 죄책감도 함께 사그라드는 걸까,,,


책 속에서는 하나의 사건을 중간 중간 함께 다루고 있다. 이 사건 못지 않게, 혹은 그보다 더 문제가 될 수 있는 사건이다. 이러한 사건들을 보며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억울한 사람이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 이상으로 얼마나 많은 조작과 은폐가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 혼자의 힘으로 국가의 결정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포기하지 않았던 한 기자에 의해 무기징역수의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만약 소설이라면 진범까지 잡아야 하는데 과연 기자는 '진범'에게 얼마만큼 다가갈 수 있을까,,,를 기대하고 읽는다고 해도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극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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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시간 -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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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일이 바쁘다는 핑계와 리뷰에 대한 부담으로 서평단 신청을 멀리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만은 내가 해야해!!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어 신청하게 되었다. 늘 '내 이야기인가?' 싶을 정도로 공감되는 내용을 그리는 작가 '마스다 미리', 그리고 그런 그녀가 쓴 책 [차의 시간]. 하루라도 차(라고 쓰고 커피라고 읽는다)를 안 마시면 입 안에 가시가 돋을 것만 같은 삶을 사는 나로서는 이래저래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공감단!! 어차피 마스다 미리 책은 경쟁률이 높아 안될 거라며 신청했는데 두둥!! 무려 [티타임 공감단]이 되었습니다.^^

 

이번 공감단 선물은 두 가지! 하나는 당연히 마스다 미리의 [차의 시간] 책이고, 다른 하나는 예쁜 투명 책갈피 두 개였다.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를 고민하다가,,,

말풍선 책갈피는 원하는 문구를 적는 용도로, 인스*그램 책갈피는 SNS 유저티를 내는 용도로 활용. 마치 바쁜 도심 생활 속에서도 차 한 잔의 여유를 잊지 않고 SNS에 업로드하는 차도녀가 된 듯한 기분이 물씬,,,^^;;;

앉아서 주로 일을 하는 사람 중 다수가 그렇듯, 마스다 미리 역시 차와는 뗄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차의 시간]이라 차를 마시는 동안 하는 생각, 차의 종류, 무엇이 되었건 '차'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비슷하긴 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마스다 미리가 늘 들려주는 평범한 이야기 속에 차가 들어왔다,,는 느낌이었다.

우연히 이 일을 겪었을 때 차를 마시고 있었다든지, 차를 마시러 갔을 때 있었던 일들이 '차'를 매개체로 떠올랐다든지,,

차와 함께한 평범한 일상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또다시 내 얘기인 양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던 에피소드 1. 슬슬 나가려고 생각할 때 '저기 빌 것 같아'하는 눈으로 보면 일어서기 싫지 않나요?

자리가 없을 때 나는 앉아있으면 조금 우쭐한(?) 기분이 들어서 괜스레 좀 더 오래 앉아있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느낌??^^;;

나만 그런 줄 알았던 에피소드 2. 집에 가면, 엄마가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줍니다. 딸한테 뭐든 해주고 싶으시구나, 하고 이것도 효도라고, 어리광을 부리기로 합니다.

집에 가면 하나부터 열까지 엄마가 챙겨주려고 하시고, 잠시 잠깐이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시고,, 그런 시간을 공유하고 함께 보내는 것도 효도라며(평소 효도를 얼마나 못하면,,ㅠ_ㅠ) 괜스레 어리광을 부리게 된다. 어느 날은 아버지를 보면 뛰어가서 안기고, 팔짱도 끼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갈 수록 애교도 점점 더 어렵게만(ㅠ_ㅠ) 느껴지긴 하지만,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싶어서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반가웠던 에피소드. 마스다 미리 사인회^^

나 역시 일찍부터 가서 번호표를 받아 오매불망 기다렸던 마스다 미리의 사인회. 책을 보며 슬며시 그 때의 기억이 나서 찾아보니 벌써 2년 가까이 지났더라,, 시간의 빠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직접 본 마스다 미리는 책 속의 모습 그대로 편안하고 평범한 이웃이자, 미래의 내 모습이었으면 싶은 그런 모습이었다. 마스다 미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 혹 다시 방한할 일은 없으려나,,^^

30분 ~ 1시간 가량,, 길지 않은 독서의 시간을 마치고 책 날개를 보니 띠지에 적힌 '차의 시간'의 동글동글한 글씨가 참 귀엽다.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티타임을 가지며, 지금 내가 차를 마시고 있는 이 시간이, 조금의 시간이 흐른 후에는 기억이, 더더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는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다 미리가 전해주는 [차의 시간]과 함께 잠시 잠깐 차를 마시며, 옆자리 이야기에 귀를 쫑긋도 해보고, 내 어제와 오늘과 내일도 생각해보고, 아무 생각 없이 창 밖만 바라보기도 하는 느긋한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차의 시간] 도서는 [티타임 공감단]을 통해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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