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9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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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해리 홀레 시리즈 순서

박쥐 - 바퀴벌레 - 레드브레스트 - 네메시스 - 데빌스스타 - 리디머 - 스노우맨 - 레오파드 - 팬텀 - 폴리스


해리 홀레 시리즈는 국내 출판 순서가 노르웨이 출판 순서와 달라서 다소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사실 몇몇 권을 빼고는 스탠드 얼론처럼 각각 읽어도 무방하다. 오슬로 3부작(레드브레스트~데빌스스타)은 순서대로 읽어야 할 듯 하고,,, 또 하나가 바로 스노우맨부터 이번 팬텀(그리고 아마도 다음 권인 폴리스)까지 이어지는 시리즈일 것이다. 라고 써놓고 보면 '읭? 그냥 다 순서대로 읽으라는 거 아냐?' 싶지만 실제로는 그냥 다 날려먹고 [팬텀]부터 읽었다고 해도 재미있지 않을까? 솔직히 스노우맨이 국내 출판된 지 벌써 5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나는 스노우맨의 내용도 가물가물하다,,,(리뷰를 생활화합시다,,) 그래도 [팬텀]은 재미있게 읽었다. 다만 읽은 후 다시 스노우맨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해리 홀레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그것, '짐 빔'. 해리 홀레는 형사이고, 알코올 중독이고, 담배 없이는 살 수 없는 일견 전설의 탐정 '셜록 홈즈'를 떠오르게 만드는 방탕한(?)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이번 권의 해리 홀레는 참 다르다. 일단 형사가 아니고, 술과 담배를 끊었다. 여전히 사건의 해결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그것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은- 점은 여전하지만 목적이 뚜렷하게 다르다. 해리 홀레의 평생의 사랑 라켈, 그리고 올레그. 이번 권의 해리 홀레는 형사로서가 아닌 아버지로서의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해리 홀레와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단어 '부성애'. 그것이 이번 [팬텀]의 키워드이다.


잠시 팬텀에서 눈을 돌려서,, 최근 읽은 책 중 부성애, 모성애를 소재로 한 책들이 좀 있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두 권의 책이 바로 야쿠마루 가쿠의 [침묵을 삼킨 소년]과 아키요시 리카코의 [성모]이다. 두 권의 책 모두 내 자식을 위하는 부모의 이야기지만 뚜렷하게 다른 점이 있다. 아마도 그것은 부성애, 혹은 모성애를 다루는 대다수의 책들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모성애와는 달리 책에서 그려지는 부성애는 '그 동안 자식에게 큰 관심과 애정을 주지 못하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아버지가 뜻밖의 사건 -자식의 부정이나 누명 등- 으로 인해 내 자식을 알아가게 된다.'는 플롯을 벗어나지 못한다. 현실의 반영일 수도 있지만 그 부분은 차치하고,,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단 하나, 해리 홀레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이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해리 홀레는 아들 올레그를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스노우맨]의 사건 이후 라켈과 올레그에게서 멀어진 해리 홀레. 믿고 의지하고 따르던 해리 홀레 없이, 아버지의 사랑의 부재 속에 자란 올레그. 그 둘의 사이에는 아직도 신뢰와 애정이 남아있을 것인가. 이러한 부자 관계를 좀 더 뚜렷하게 부각시키는 동시에 사건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 바로 구스토 한센이다. 입체적인 캐릭터와 함께 오슬로를 넘어서까지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스케일의 마약 '바이올린'까지,, 사건의 해결과 올레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해리 홀레의 모습이 참으로 눈물겹다.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쉽사리 잡히지 않는 진실과 그 이상으로 느끼게 하기 어려운 본인의 진심, 부정,, 과연 부자의 진심은 서로에게 전해질 것인가,,


이러한 [팬텀]의 핵심 사건의 이면에는 또 사건의 주요 인물이 되는 '누군가'가 있다. 오슬로 3부작을 떠올리면 아직도 답답한 '이 놈이 나쁜 놈이라고!! 쫌 알아달라고!!!'가 이번 팬텀에서도 건재하다. 다만 팬텀에서는 좀 더,,,,,,,,, 과연 이것이 어떻게 전개되어 어떻게 결말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할즈음,, 독자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아마도 출판사를 향해 같은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참으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 만난 [팬텀]. 국내 해리 홀레 시리즈의 출판 순서를 떠올려봐도 [레오파드] 이후 참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 사이에 해리 홀레의 시발점인 [박쥐]를 만났고, 그만큼 해리 홀레라는 인물의 변화가 극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흐른 시간만큼 요 네스뵈의 필력은 더욱 빠른 속도로 페이지를 넘어가게 만든다. 6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중반 이후 넘어가는 페이지를 주체하지 못하다보면 어느새 결말까지 다다를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리고 다시 해리 홀레를 만날 수 있는 다음 권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PS. 비채 카페에서 확인한 바로는 [리디머]의 출판은 2018년 초, [폴리스]의 출판은 2018년 후반에 나올,,,, 것이라고 하는데,,, 비채님,,, 폴리스 출판 좀 제발,,, 빨리,,, 숨 넘어간다구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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