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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으른입니다, 게으른 - 갓생에 굴하지 않는 자기 존중 에세이
김보 지음 / 북라이프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뼛속부터 부지런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한국 사람이라면 '누가 보니까' 부지런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하지만 진짜 속마음으로는 '부지런하게 사는 거 너무 힘들다, 좀 게으르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나는 으른입니다, 게으른>은 인스타그램에서 '김보'라는 이름으로 연재하던 인스타툰 게으른을 출판한 것이다.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좀 느긋하게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책인 듯.
'게으른툰'을 몰랐던 나는 게으름을 이야기할 때 당연히 행동이 느긋한 사람을 말하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정말 게으른 사람이란 늦장을 부리며 해야할 일을 뒤로 미루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뭘 시작하려면 완벽한 결과물을 내야하는데 그러지 못할 바엔 안 하는게 낫지, 라고 생각한다.
또 호기롭게 매일 뭔가 하려고 시작했는데 일주일도 채 못가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그런데, 과연 이 사람들을 게으른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냥 현생 사는 일반적인 사람들인 것 같은데?
바쁘게 사는 게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며 힐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띠지에 '갓생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내 바이브대로 게으르지만 노련하게 살아가는 법'이라고 적혀있지만,
'게으른 사람들아,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게으르게 살아도 의미있는 삶일 수 있어'라며 희망을 주는 책 같다는 느낌이랄까?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파트2 당신은 어떤 '게으른'입니까? 였다.
김보 작가도 만화 그리는 거 지겨웠던 적이 있었고(권태형 게으른), 실력이 잘 늘지 않는 슬럼프 시기가 있었다(회피형 게으른).
또 '산만형 게으른'이라고,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생각이 자주 나기도 한다.
나도 모르게 현웃음을 터뜨렸던 부분은 무기력형 게으른이었다.
'왜 살지'라고 생각한단다.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드는 생각이지 않을까 싶은데, 이런 생각까지 든다는 것은 하던 일이 정말로 하기 싫어서가 아니었을까?
글로 된 에세이 사이사이에 만화도 들어가있어서 작가가 남긴 짤막한 개그 멘트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결국 게으른으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바쁘고 부지런하게 사는 게 미덕으로 여겨지는 현생이지만,
좀 더 융통성있게, 느긋하게 살아도 된다는 것이다.
왜냐고? 해야할 일을 좀 미룬다고 안 죽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