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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의 지식 - 9가지 질문으로 읽는 숨겨진 세계
윤수용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커다란 눈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마치 책 표지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눈동자에 이어지는 9자 모양 아래로 전세계에서 유명한 랜드마크들의 이미지가 보인다.
작은 글씨로 덴마크, 싱가포르, 미국 등 나라 이름들이 적혀있다.
이 책 <시선 너머의 지식>은 각 9개 나라의 숨은 이면을 보여주어 그 나라들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해준다.
우선, 덴마크하면 행복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짧아진 겨울 낮에 불 피워둔 벽난로 앞에 앉아 따뜻한 핫초코를 마시는 '휘게'로도 유명하다. 이 휘게 Hygge 라는 말은 1560년에 포옹하다라는 뜻인 'hugge'에서 왔다고 추측된다. 그런데 이 hugge의 어원으로 올라가다보면, 스칸디나비아에서 위로하다라는 뜻인 'hygga'가 있고, 이 단어는 분위기를 의미하는 'hugr'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또 이 단어는 숙고하다라는 뜻의 게르만어 'hugjan'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휘게 라는 단어 하나에 이 많은 의미들이 들어가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쓰다보니 형용사화되어 '휘겔리하다'라고도 쓴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휘게'의 나라 덴마크에서 여러모로 차별이 일어난다고 한다. 아랍계 청년들이 복장과 매너를 지켰음에도 불구하고 디스코장에 입장하지 못하고, '후세인'이라는 사람은 덴마크 시민임에도 이름을 대며 집을 임대하고 싶다고 하면 이미 나갔다고 했는데, 덴마크식 이름으로 전화하니 바로 집을 보여줄 수 있다고 하는 등 인종적 편견이 여전히 있다고 한다.
그런데다가 다른 나라로 휴가를 떠났는데 더 좋은 호텔에 머물 수 있는 능력이 충분했는데도 더 저렴한 호텔에서 숙박하며 검소한 선택을 한 자신이 '휘게'답다고 생각한다. 넓은 집에 살면서 청소부를 고용하여 관리할 수 있게 할 수 있는데도 가족들과 함께 청소하는 등 '휘게'적인 것이 사치하지 않고 검소하게 생활하도록 사회적인 규범으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핫초코를 마시며 테이블에 온가족이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여유를 상상했었는데, 눈에 보이지 않은 면에서는 이런 문화도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뇌가 섹시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싱가포르와 미국 등 다른 나라를 다룬 챕터에서도 그 나라에 대한 인식과 다른 면을 역사를 설명하면서 알려주는데 아무래도 한국 역사도 아니고 다른 나라 역사다보니 문외한인 정보가 많아서 한 번 읽어서는 머리에 입력이 안 된 느낌이다. 9개 나라가 있으니까 여행가고 싶어질 때 한 번씩 책을 펼쳐서 다시 그 나라에 대해 읽어보며 뇌가 섹시해지는 경험을 해야겠다.
역사라고 하니 어려운 느낌인데, 아니 진짜 읽으면 재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