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해태
조 메노스키 지음, 박산호 옮김 / 핏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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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타트렉은 알지만 드라마 스타트렉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 유명한 스타트렉을 드라마로 쓴 작가이니 믿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읽어보게 된 <해태>.

번역을 박산호 번역가님이 하셨다고 하여 믿고 보는 것도 없지않아 있다. :D

한국 사람도 아니고 외국 사람이 해태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써서 그 점만으로도 충분히 의아하고 신기한데, 책을 펼치고 가장 먼저 보는 작가의 말에서 작가 조 메노스키는 이렇게 말한다. 어렸을 때 이모가 한국에서 '갓'을 사서 선물로 주셔서 그 갓을 쓰고 돌아다녔다는 이야기, 한국의 전래동화를 많이 읽었는데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보고 삼국유사까지 찾아 읽은 이야기, 첫 소설 구상을 위해 한국을 찾았던 이야기 등, 이 사람 진짜 찐이다!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부터 작가에게 큰 호감이 생겨버렸으니 이야기가 재미있게 다가오지 않을 수 없었는데, 주인공이 아가였을 때 집에 불이 났던 이야기는 정말 인상 깊었다. 사실, 부끄럽지만 나는 해태라는 동물을 궁을 지키는 짐승이라는 것밖에 몰라서 불을 삼켜 먹는다는 것도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어떻게 알게 되었냐면, 아기 주인공이 불이 났다는 것을 인지하고 입을 벌려 불길을 빨아들여 불을 끈 것도 아니고 사라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을 빨아들이는 행위는 '둔주 상태'일 때 가능하다. 이 둔주 상태에서는 해태가 숙주인 인간의 몸을 빌릴 수 있다. 또한, 다른 세상과 닿을 수도 있다. 여기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을 만나는 걸 둔주 상태에서 해낸다.


작가는 한국 신화와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함께 엮어 서울에서 별천지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을 상상해냈다. 책을 읽다보면 해태들과 내가 같이 뛰어다니는 상상을 쉽게 할 수 있는데, 이 이야기를 외국 작가가 썼다는 게 아직도 신기할 따름이다. 조 메노스키 작가의 첫 소설은 세종대왕을 소재로 했다고 하는데, 그 책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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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깨닫게 되는 것들
리처드 J. 라이더.데이비드 A. 샤피로 지음, 김정홍 옮김 / 북플레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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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돈만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아서 저의 인생에서 행복을 찾아보려고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책을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행복이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소리내어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내용이 가장 먼저 나와요.

예시로 파리의 카페에서 개똥을 밟은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저자가 파리로 여행을 가서 어느 카페에서 쉬고 있는데, 개 한마리가 카페 입구에 똥을 누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그런 후 사람들이 카페 앞을 지나다니면서 이따금씩 개똥을 밟고는 합니다. 개똥이 있는지도 모르고 밟기도 하고, 개똥을 발견하고 피하려다가 밟기도 하고 그럽니다. 그 장면을 보며 저자는 피식피식 웃다가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마는데요, 그 모습을 본 카페 주인이 다가와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여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집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후, 저자는 카페를 나서는데요, 카페 입구로 나와서 개똥을 밟고야 맙니다. 개똥이 그 자리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도 밟아버린 자신에게 웃음이 터져버린 저자는 파리로 여행을 떠나기 전의 웃음을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이 영영 사라졌다고 이야기합니다.


정말, 우리가 일상에서 웃을 일이 얼마나 될까요? 터져 나올 정도의 웃음을 웃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행복을 찾는 다른 하나의 예시로, 저자는 가방을 싸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일'을 위한 가방으로는 서류 가방을, '사랑'을 위한 가방으로는 여행가방을, '살 곳'을 위한 가방으로는 트렁크 가방으로 말이죠.

이렇게 가방을 예시로 들어보니 아주 적절한 비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서류 가방보다는 여행가방이 더 끌렸는데, 그 이유가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껴서였던 거였나봐요.


세 가지 가방을 골고루 싸야한다고 하는데 어디 그게 쉽나요.

하지만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인생 아닐까요?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를 읽으면서 제가 여태껏 살아온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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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마법사들 - 사라진 그림자의 비밀
정채연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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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벅에서는 주로 출판물 펀딩을 많이 합니다.

음식이나 의류 등은 실패를 많이 해봐서 이런 분야는 시중에 판매하는 물건들이 훨씬 품질이 좋더군요.

하지만 출판물은 실패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내용을 미리 어느 정도 알고 정해진 기간 내에 인쇄가 잘 끝나면 손에 들어올 수 있어서겠지요.


그러다 만난 '그림자 마법사들'은 판타지를 즐겨 읽는 저에게도 조금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흔한 성장기 청소년의 모험물이 아닌 그림자를 소재로 한 마법 세계를 다루었거든요.

나중에 읽어보니 마법 학교 학생들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완전히 다른 판타지 세계는 아닌 듯한 느낌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기억 잃은 주인공이 추리해나가며 진행되는 과정이 판타지 추리물스러워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그랬기에 독립 출판으로 후원했던 책이 출판사를 만나 정식으로 출판되었다는 소식이 더없이 기쁩니다.

제가 선택한 책이 대중들도 좋아할 만한 책이었기에 출판사와 연결된 것이었겠지요.


정채연 작가님의 앞으로의 행보가 매우 기대되기에 펀딩으로 미리 읽은 독자가 리뷰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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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일기
권남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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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출퇴근 지하철에서 열심히 읽은 책은 권남희 번역가님의 스타벅스 일기입니다.

최근에는 서평 신청한 책이 없어서 마감기한 없이 제 원래 읽는 속도대로 책을 읽을 수 있어서 편하고 좋더라고요.

하지만 그만큼 다 읽고 후기 써서 올리는 것도 강제성이 없어서 미뤄지기 일쑤였죠.

오늘 출근하는 길에 마침 '스타벅스 일기'를 다 읽고 책장을 덮게 되어서 일 없을 때 짬내서 써야겠다 싶어 쓰는 글입니다.

집으로 돌아가면 백퍼 운동하고 원서 읽고 집안일하고 하다가 까먹을 게 뻔하거든요 ㅎㅎㅎ



권남희 번역가님을 작가님으로 알게 된 것은 '혼자여서 좋은 직업'이었습니다.

그 책을 읽을 때 한창 번역가라는 직업에 대해 궁금해서 이 책 저 책 찾아보던 때였거든요.

혼자 일하는 걸 지향하기도 해서 딱 좋은 책이라 읽었었던 건데...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작가님만의 문체가 책을 재미있게 읽게 만들어줍니다.


'스타벅스 일기'는 권남희 작가님이 번역 업무를 하러 스타벅스에 자주 가시는데 방문한 스타벅스에서 일어난 일들을 에세이로 정리한 책이에요.

그날그날 마신 음료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어떤 자리가 좋은지에 대한 이야기, 근처에 앉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등등...

작가님도 결국 비슷한 사람이라 다른 사람 눈치도 보고 그러시나 봐요 ㅋㅋㅋ

집에서 잘 안될 때는 스타벅스에 간다고 하시는데 저는 사람 많고 소란스러운 곳에서는 책도 잘 못 읽겠던데 대단하십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출퇴근 길 지하철에서는 잘 읽히더란 말이죠?

카페에 비해서 비교적 조용한 편이라 그런가 봐요.

오늘은 '스타벅스 일기'보는데 환승역 알림 듣고 깜짝 놀라서 역이름 확인하고 그랬어요 ㅋㅋㅋ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드는 글을 쓰시는 권남희 작가님이십니다.


이 포스팅 글을 쓰면서 권남희 작가님이 쓰신 책과 번역 책들도 찾아보았는데요,

생각보다 제가 읽은 책이 몇 권 없네요 ㅠㅠ...

몇 쪽 깨작깨작 읽고 한 권 다 안 읽은 책은 읽었다고 할 수 없으니...


번역가님으로 많이 들어서 성함은 알고 있는데 정작 번역하신 작품은 몇 개 안 읽었다니!!!

몇 권 찾아서 읽어봐야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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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
배리 로페즈 지음, 이승민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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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나고 감탄했다.

제목과 부제와 책표지가 너무나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책 부제는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이다.

추운 계절의 숲 모습인지 군데군데 빨갛고 노랗게 물든 나무들이 보이고 그 나무들 사이를 햇살이 화사하게 비추고 있다.

책 표지만 보고 있어도 숲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들어 표지를 넘기는 손길이 살짝 떨렸던 것도 같았다.


저자 배리 로페즈는 55년이 넘는 세월 동안 80여 개 나라를 여행하면서 스무 권이 넘는 책을 썼다고 한다. 그런 그가 안타깝게도 2020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는 그의 사후에 출간된 책이다.


배리 로페즈는 자연을 이야기하면서 그와 동시에 그 지역의 역사와 변화하는 과정, 또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 까지 모든 것을 총 망라한 글을 썼다. 조용히 자연을 바라보는 시점으로,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경험도 담담한 듯 풀어놓았다.

어린 시절 수 년간 이어진 성폭력을 당했던 베리 로페즈. 어린 마음에 다른 사람들에게 말도 못하고 속으로 앓다가 겨우겨우 이야기를 꺼냈는데, 나중에 돌아보지 이야기를 들은 보호자들은 잘못된 행동을 취했다. 그 일을 입 밖으로 공론화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마치 없던 일이라도 될 듯이. 그런 분위기 속에서 배리 로페즈는 30년을 그 일을 묻어두고 살아갔다. 침묵으로. 후에 담당 경찰서를 찾아가보았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시점이라 모든 자료가 없을 것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한다.


어릴 때의 아픈 경험을 배리 로페즈는 자연으로 치유했다고 한다. 바다에서 배를 타고 이동하다가 만난 그물에 걸린 십여 마리의 바다 사자들을 구해준 에피소드는 인상적이어서 며칠 동안 내내 기억 날 것 같다. 배가 이동해야 하는 방향에서 그물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던 바다 사자들 중 한 마리는 다른 바다 사자들에게 눌려서 눈이 튀어나와 있었다고 한다. 얼마나 아팠을까...


배리 로페즈와 그의 일행은 칼을 손에 들고 물 속으로 손을 넣어 그물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하나 하나 그물이 잘려 나가면서 바다 사자들도 한 마리 한 마리 탈출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바다 사자의 몸에 부딪쳐 그만 칼을 놓치고 만 배리 로페즈. 물 속으로 가라앉는 반짝이는 금속을 바라보면서 허탈하게 다른 일을 해야 겠다고 몸을 움직이는 순간, 갑자기 손에 칼이 다시 들어왔다. 놀라움도 잠시, 신의 도움이라도 받은 것처럼 배리 로페즈는 그물 자르기를 이어 나간다. 움직일 수 있는 바다 사자들은 모두 탈출하여 할 일이 끝났다. 배리 로페즈는 같이 그물을 자르던 일행과 그 이야기를 나눈다. 일행은 그 일은 신만이 아실 것이라고 대답한다.


탈출한 바다 사자 중 한 마리가 가라앉는 칼을 물고 와 배리 로페즈의 손에 물려준 게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벨루가가 물 속으로 떨어진 휴대폰을 물고 오는 모습을 영상으로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그의 마음을 알고 도운 게 아니었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사건 하나를 여러 방면으로 보게 된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가치관과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추구하는 대로 행동한다. 어떻게 글을 읽으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지 신기했다. 자연스럽게 저자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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