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매일 실패해도 함께 갈게 - 우울증을 이해하고 견디기 위한 엄마와 딸의 혈투
최지숙.김서현 지음 / 끌레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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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점

 

우울증에 걸린 딸과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의 이야기다. 우울증에 걸렸지만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며 딸을 기다리는 엄마와 딸에게 독자로서 고마웠다.

 

사람들은 육체적으로 아픈 것은 이해하지만,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는 극복하지 못하는 나약한 사람으로 취급 한다. 우리가 겪어보지 않아서 본인은 극복했다고 해서 마음이 아픈 이들을 비난할 수 없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우리는 그들에게 말할 자격이 없다.

 

처음에 두 모녀는 서로를 사랑하지만 단지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었을 뿐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맞춰가는 그들의 노력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러한 노력 중에 나는 엄마에게 마음이 더 쓰였다. ‘자식의 아픔을 지켜보는 엄마의 심정이 어떨까?’ 엄마로서의 죄책감, 끊임없이 기다려야 하는 애타는 그 마음이 느껴져 아렸다.

 

힘든 상황과 때로는 원수같이 사이가 악화할 될 때도 있지만 서현이는 ‘가족’이라는 든든한 버팀목과 서로를 향한 믿음이 있기에 버티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

 

이 책을 통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는 위안이 되길 바란다. 제 3자로 바라보는 이들은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p. 72

엄마가 나를 도와준 만큼

잘 자라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하고 두렵다. (중략)

내 실패와 성공을 엄마의 것으로 생각하는그 부적절한 마음이 싫었다.

 

p. 107

엄마가 원하는 완벽한 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슬퍼진다.

어떻게든 엄마에게 맞춰보고 싶은데, 잘 안된다.

 

p. 114

미래를 위해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는 누군가가 있다면 대견합니다. 그런데 미래에 무엇이 있건 말건 상관없이 지금 마시멜로를 먹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누가 알겠습니까? 마시멜로를 꼴깍 먹어버린 그 아이는 나중에 크게 자라 세상이 놀랄 만한 예술가가 될지 말입니다.

 

p. 146

같은 울타리에서 한 가족으로 사는 이상, 누구도 섬이 될 필요는 없죠. 백번 양보해서 우리 모두 섬 같은 존재라고 해도 건널 다리 하나쯤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p. 159

흔히들 우울증은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울증이라는 악어로부터 안전망을 치고, 바리케이드를 겯고, 희망을 길어 올리는 일, 혼자는 못 할 일인 것 같습니다. 부족한 엄마지만은 힘든 시기를 견딜 기술이 필요한 딸의 곁에 함께 있어주고 싶습니다.

 

p. 224

기댈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주고, 혼자가 아님을 알게 해주고, 다 잘될 거라고 진심으로 믿고 지지하고 기다려주는 넉넉한 마음이 세상의 많은 서현이들을 살게 하는 마중물이 되리라 믿고 싶습니다.

 

p. 239

지금 당장은 희망의 미래를 볼 여력이 없다 해도 포기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조금만 더 견뎌보라고, 그저 두 발을 땅에 단단히 딛고만 있어 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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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다시 로크먼 지음, 정지호 옮김 / 푸른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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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감상평과 느낀점

 

이 책은 가사분담, 모성애, 남녀 간의 생각 등을 통계와 사례를 적절하게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육아나 가사분담의 역할 등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인식들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65대 35 비율은 남녀의 가사분담 비율이다. 한국 사회가 아니라 소위 우리가 말하는 선진국의 통계 결과라는 사실에 충격이었다.

 

이 책을 읽은 후 남편에게 물어봤다. ‘당신은 다른 남자에 비해 가사 일을 어쩔 수 없이 더 많이 하는 것에 억울함을 느낀 적이 없는지?’ 물어봤다. '불만 없다.'고 말했다. ‘누가 많이 하고 적게 하는 건 상관없다.’고 하였다. ‘본인은 빨래하는 것이 제일 싫은데 본인이 그것을 안 하는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자신은 어릴 적부터 아빠가 엄마를 돕는 모습을 많이 보고 자라서 가사 분담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고 하였다.

 

지금은 청소기를 돌리시고 설거지를 하시지만 어릴 적 친정 아빠는 가사 일을 전혀 하지 않으셨다. ‘원래 경상도 남자들은 가사 일을 전혀 안 해.’라고 친정엄마가 말했다. 어린 시절에 나는 ‘아 경상도 남자는 가사 일을 하지 않는구나.’ ‘경상도 남자랑 결혼하면 내가 힘들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시집가기 전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처음 시집을 가서 아버님께서 제사음식을 어머님과 함께 준비하시고, 설거지하시고, 어머님께서 요청하지 않으셔도 청소기를 돌리셨다. 그 모습이 충격이었다. ‘아! 경상도 남자도 가사 일을 하는구나!’ 그때 깨달았다.

 

결국 가사분담은 성별의 차이가 아니라 사회적인 분위기였다. 이 책에서도 말한다. 성별이 아니라 자라오면서 배우는 문화일 뿐이라고 말한다. 사회는 어릴 적부터 ‘남자는 이렇게, 여자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학습에 노출되어 있다고 말한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전까지는 ‘자신은 핑크색이 좋다.’고 말했다. ‘이제는 핑크색을 좋아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본인이 싫어진 것도 아니고 타인의 시선으로 인해 좋아하면 안 된다.’라고 말하는 것에 나는 당황스러웠다. 나는 ‘남자, 여자 구분 없이 핑크색 좋아해도 상관없다.’고 말했지만 아이는 ‘유치원 여자애들이 핑크색을 좋아하므로 자기는 좋아하면 안 된다.’고 대답했다. 그때 알았다. 엄마인 내가 ‘남자, 여자 구분 없이 좋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해도 아이는 사회에서 배우는 것을 정답으로 생각하는 사실에 당혹스러웠다.

 

또 흥미로운 사실은 여자는 모성애를 타고난 것이 아니라 단지 남자보다 반응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말은 아이가 울면 여자가 먼저 반응하므로 남자들이 육아에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여자는 남자가 아이를 서툴게 보는 것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간섭하게 되고 잔소리로 이어진다고 한다. 남자는 여자의 잔소리에 한 발짝 물러서게 된다. 결국 육아는 여자의 몫으로 돌아온다는 주장이다. 여자가 잔소리하는 이유는 ‘여자가 완벽해야 한다.’고 사회가 강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문제는 여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그렇게 강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결국 가사분담이나, 아이를 돌보는 것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문제라고 말한다. 사회 인식이 바뀌기 전에는 불평등한 가사분담은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에 공감이 되었다. 사회 인식이 그렇다고 해서 여자들은 포기해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남편에게 요구하고 아이들을 교육해야 한다.

 

친정엄마가 친정 아빠에게 ‘가사는 같이 하는 일이다’ 말하는 대신 ‘경상도 남자는 원래 그래’ 식으로 체념 하는 태도로 가져서는 안 된다. ‘모성애는 여자만 가지고 태어나서 아이를 잘 보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누구나 익숙하면 할 수 있다는 것’과 ‘가사는 여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지속해서 알릴 필요가 있다.

 

 마음에 남는 글귀

p. 119

홀디는 적어도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뒤로 물러나야 한다는 아빠의 믿음에도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엄마가 좀 더 서두르며 나서려고 하는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p. 128

양육이 여성만의 특별한 재능이라는 이야기는 불평등을 숨기고 우리 자신이 독려하면서 아이들에게 엄마 혼자 모든 일의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는 믿음을 주입할 뿐이다.

 

p. 253~254

여자가 남자에게 잔소리하는 이유가 남자가 일을 잘하지 못하거나 해보지 않아서일까요? 남자가 서툴게 하는 이유는 이런 종류의 양육을 거부당해서 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여자가 항상 남자를 지켜보면서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를 하기 때문일까요? 사회는 아이를 완벽하게 키워야 한다는 압력을 모두 여자에게 가해요. 바꿔 말해 여자는 남자의 양육 행위를 일일이 간섭하게 되죠. 정확히 말하면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의 잘못이에요.

 

p. 293

예전에는 완전 형편없었지만, 익히면 되는 일이었어요. 일단 새로운 일상에 익숙해지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면, 양육에서 누가 기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애기 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p. 298

샤론 헤이즈 또한 이렇게 피력한다. “열혈 엄마 역할이라는 이데올로기는 남자에게 도움이 된다. 사회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엄마 역할을 매진하다 보면 여자는 대체로 사회에서 종속적인 위치에 머물게 되기 때문이다.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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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해서
아리(임현경) 지음 / 북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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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책 제목 /저자

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해서/아리 지음

 

 

② 감상평과 느낀점

 우리 부부는 1년에 한 번씩 연말정산이 입금되면 셀프 보상으로 해외여행을 갔었다. 지금까지 13곳을 다녔다. 여행을 다니면서 여행지에서 주는 여유로움이 너무나 좋았다. 여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살면서 한 번쯤은 외국에서 한 달 살기를 해 보는 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그중에서 살고 싶은 곳이 ‘보라카이’였다, 내 눈을 돌아가게 하는 쇼핑센터가 없지만 작지만 잔잔한 여유로움을 주는 그곳이 가끔은 그립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보라카이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남들과 경쟁하지도 않고 자족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크나큰 축복인 것 같다. 작가가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는 엄마,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여유로움을 주는 우붓에 살았기 때문이 아니다. 한국에 다시 돌아왔을 때 불안감을 덮고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나 경쟁 사회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 같다.

 나는 솔직히 여유를 가지고 살아간다. 재정적인 것이 아니라 심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살고 있다. 그 이유가 시골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도시에 사는 아이들보다는 뒤처질 것이다. 아이들이 대학을 갈 시점이 되면 시골 생활이 후회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나는 그 여유와 바꿀 생각이 없다. 남들보다 앞서 살기보다는 만족하며 사는 것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작가가 우붓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았듯이 나도 이곳에서 ‘엄마’이기 이전에 나를 가꾸며 즐기며 살아가고 싶다.

③ 마음에 남는 글귀

 P. 49

어린이집 엄마들과도 아이의 성장 말고 서로의 성장을 논하고 싶었다. ’오늘 뭐 먹지' ‘애 방학 때 뭐 하지’ ‘한글 학습지 뭐 하지’ 이야기하는 만큼 나의 성장도 논하고 싶었다.

P. 50

아이가 있는 부부에게 한쪽이 꿈을 꾼다는 것은 ’그래서 가족을 돌보지 않겠다고?'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거 아니야?'라는 질책을, ‘왜 너는? 왜 너만 아직도?'라는 힐난이나 철 좀 들라는 협박을 낳았다. 아무도 어른에게는 꿈을 묻지 않았다. 사실, 오늘날 청년들에게도 꿈은 이미 사치가 되어버렸다.

P. 88

나는 결승선까지의 시간을 견디고 싶지 않았다. 다시 트랙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더 이상 얼굴을 찡그리고 땀을 흘리고 싶지 않았다. 그저 돗자리에 앉아 햇살과 바람을 느끼며 순간을 즐기고 싶었다. 그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달리려고만 했던 내가 가여웠다. 나는 달리지 않으나 너희는 달리라고 가족의 등을 떠밀 필요도 없었다. 우리가 손잡고 가야 할 곳은 결승선이 아니라 돗자리였다. 결승선은 달리고 달려도 멀어지기만 할 테니까. 결승선이 안 보여도 돗자리에 앉으면 풀이 보이고 꽃이 보일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P. 102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요리를 싫어하는 기혼 여성은 하자 있는 제품이나 마찬가지였다. 어디 가서 함부로 말도 못했다. 해야 할 말은 정해져 있었다. '제가 한 요리를 가족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서 큰 행복을 느껴요‘가 모범 답안이라면, 약간 점수는 깎이지만 그나마 괜찮은 답은 다음과 같다. ’처음엔 못했지만 하다 보니 늘었고 재미도 붙었어요‘

내가 헸던 대답은 빨간 펜으로 틀렸다는 표시가 확 그어지는 오답이었다. ’결혼을 했어도 여전히 요리를 잘 못하고 관심도 없어요.‘ 낙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낙제생은 끝까지 재수강을 권유당한다. 못하는 게 아니라 정성이 없는 거라는 등 뭐든 정성을 들여서 하면 결국 잘하게 되어 있다는 등의 잔소리나 들으면서 말이다.

아무도 이렇게는 묻지 않는다. ’왜 여자는 요리를 싫어하면 안 돼?‘ 아무도 묻지 않으니 답을 찾을 곳도 있었다,

P. 132

일상의 핵심만 뚝 떼어 우붓에 갖다 놓으니 그렇게 단순할 수가 없었고, 그 단순한 공간이 좋았다. 법정 스님이 말씀하신 ‘맑은 가난’이 그 집에 구름처럼 둥실거렸다. ‘풍부하게 소유하지 말고 풍성하게 존재하라'는 스님의 말씀대로, 그렇게 살고 싶었다. 바람처럼 와서 구름처럼 가볍게 떠 있다가 때가 되면 또 미련 없이 떠나고 싶었다.

P. 137

“와, 감사해요! 이 재료는 다 어디서 났어요?” 라는 대화도, 마무리는 늘 “쉬세요” 였다.

그 말이 그렇게 좋았다. 결혼하고 아이를 날고, 아니 평생을 살면서 나는 몇 번이나 그 말을 들어보았을까? 쉬세요'라는 말도, ‘나 이제 좀 쉴래’라는 말도 내게는 영 어색했다. (중략)한국에서 쉬어야겠다는 말은 곧 포기 선언이었다. 노력하지 않는 자, 게으른 자를 연상시켰다. `‘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는 말은 ’떠나서 쉬어라!‘ 하는 말이 아니라 ’떠났다가 돌아와서 더 열심히 일해라!' 하는 뜻이었다. 그런데 우붓에서는 오늘도 ‘쉬세요’ 내일도 ‘쉬세요'였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P. 145~146

영어 책을 2권 정도 미리 읽어줄 것, 아웃풋은 가능하면 확인하지 말 것. (중략) 다만 책을 꾸준히 읽어줬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아이도 좋아하길 바라면서. 한글 책, 영어 책을 가리지 않았고 빌리기보다 사서 읽어줬다. 엄청나게 책을 사들였다.

P. 175

행복은 내가 원하는 걸 가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미 가진 것을 즐기는 데 있는 것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그래서 얀띠는 청소하는 일을 즐기며 행복해했던 것일까? 현재를 받아들이고 지금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혜, 내가 책을 파고들며 몸에 새기려고 애쓰던 삶의 태도들을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P. 219

“결혼했다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왜 포기해야 하는데? 가족이면 더 지지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결혼했어도 나는 나고 당신은 당신이야. 왜 내가 좋아한다는 사실보다 당신이 싫어한다는 사실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해? 아빠가 싫어하는 걸 못하면서 자란 딸이 또 남편이 싫어하는 걸 못하며 사는 아내가 되어야 한다고? 왜 여자들 삶은 꼭 그래야 하는데?”

P. 296

간섭하거나 잔소리하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두었다니 아이의 진짜 모습이 보였다.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은 무엇인지, 엄마를 더 닮았는지 아빠를 더 닮았는지, 무엇이 넘치고 무엇이 부족한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넘치는 것은 덜어내려 하지 않았고, 부족한 것도 채워주려 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대로, 싫어하는 건 싫어하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네이버 카페 '엄마의 꿈방'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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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 걷는사람 소설집 2
이경자 지음 / 걷는사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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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 점

 

 이 책은 1992년에 나온 책이 재출간되었다. 여성이 겪는 차별과 억울함에 대하여 묶어놓은 단편 소설이다. 여성의 억압에 대해 잘못되었음을 신랄하게 꼬집어주는 문장들을 읽으면서 왠지 모를 쾌감을 느꼈다. 30년 전에 쓰였지만, 지금 읽어도 시대감이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30년이 지난 후 여성에 대한 차별이 사라졌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여전히 ‘가정주부’로서 집안에서 하는 노동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집에서 노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다. 워킹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직장에서는 남성 중심의 잔재들이 남아있다. 여자는 남자와 달리 직장으로 출근 하지만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을 놓지 못한다.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음에도 여자의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마치 여자가 잘못한 행동으로 치부해버린다. 그런 문화 속에서 자란 여자는 억울하지만,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어릴 적 엄마를 보면서 어릴 적 ‘난 저렇게 살지 않을 거야’ 마음먹었지만, 엄마 나이가 된 나는 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도 여자는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말 안 해도 알아주겠지’라는 마음을 갖는 건 여자들의 욕심이다. 불편함을 부당하게 대접받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 남자들에게 생각의 변화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남성만이 누리고 있는 특권을 여자도 누릴 수 있다. 그 권리를 찾아와야 한다. 더 이상 내가 엄마를 보고 다짐한 말들을 내 자녀 입에서는 나오지 않길 소망한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P. 28

엄마는 뭐 집에서 놀기만 하잖아."(중략)

영옥은 차츰차츰 정신을 차렸다. 그러자 마치 마취에서 깨어날 때처럼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뭐, 내가 집에서 논다고? 완벽한 엄마, 아내, 주부 노릇 하자는 건데. 나도 결혼 전, 큰 기업체 비서실서 일했던 여자라구….

 

P. 36

“그럼 엄마만 직업이 없구나.(중략)

“내가 무직인가?”

“무직이라는 게 뭐야? 먹구 빈둥빈둥 노는 거 아니야? 일을 할래도 일자리를 못 구한 사람 보구 실업자라고 하고 무직이라고 하잖아. 그런데 난….”(중략)

“…내가 뭐 일자리를 못 구해서 빌빌거리는 사람은 아니잖아.

그리구 빈둥빈둥 놀면서 밥만 축내는 것두 아니구…,“

 

 

PP. 66

 

"나는 그래두 좋아. 당신네는 삼촌 사촌 생일 제사 챙기면서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 생신 제사는 어디 있어? 도대체 나는 뭐야?"

 

P. 77

“미스리 미쳤어? 회식에 여직원은 안 끼어준다구. 아직 몰라서 그러는구나.”

"어머, 그건 말두 안 돼. 직원 회식이지 남자 회식은 아니잖아요.

회식두 일이라구요."

 

P. 78~79

 

“언니, 왜 일어나요? 언니는 누구의 아내만이 아니란 말예요. 삼선무역의 사원이잖아요. 왜 일어나요? 뭐가 그래요? 남편이 무서운 건가요. 여기 남자 동료들이 무저운 건가요. 아니! 절대로 안돼요. 지금 우린 접대부가 아니라구요. 일이에요. 우린 사원이라니까요. 누구의 아내로서 작장에 다니는 게 게 아니잖아요!”

 

<이 책은 책과 콩나무 카페에서 지원받은 도서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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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사과 편지 - 성폭력 생존자이자 《버자이너 모놀로그》 작가 이브 엔슬러의 마지막 고발
이브 엔슬러 지음, 김은령 옮김 / 심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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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

  딸이 아버지로부터 당한 이야기이다. 성폭행을 딸의 입장이 아닌 아빠가 딸에게 사과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아버지부터 딸은 사과받고 싶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예전에 네이버 카페 '엄마의 꿈방' 카페에서 '글 좀 쓰는 여자'에 참여하였다. 한혜진 작가님께서 '사과받고 싶은 대상자가 되어 글 써보라.'라는 미션을 주신 적이 있다. 그때 당시 나는 엄마에게 사과받고 싶었다. 내가 엄마가 되어 글을 쓰는 것 자체로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조금은 풀렸다. 엄마를 조금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다. 작가도 아버지의 입장에서 글 쓰면서 치유되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작가는 아버지로부터 5살 때부터 10대가 될 때까지 성폭행을 당했다. 그 이후 폭력, 가스라이팅을 당했다. 아버지는 딸이 아닌 자신의 소유물에 불과했다. 그런 딸을 보호하지 않는 어머니도 아버지와 동일하게 가해자이다. 잘못은 부모가 했지만, 수치심은 피해자인 딸의 몫이었다. 부모라는 권위로 훈육이라는 핑계로 딸에게 고통을 주었다. 그 고통에 중간에 인생을 포기한 채 살아간 적도 있다. 하지만 작가는 피해자로만 남지 않았다. 숨어 지내지도 않았다. 자신의 상처를 닫고 극작가로 사회운동가로 살아가고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숨어 사는 일은 없어야 한다. 남자에게서 권력에 오른 자들이 그 힘을 믿고 여자를 누르는 일이 없도록 피해자는 용기 있게 목소리를 들어내야 한다. 그 목소리들이 모이면 사회는 변할 것이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P. 80

그래서 가족들은 너를 멸시하게 되었지, 어떻게 보면 내가 너를 미움받는 자리에 세워놓은 셈이었다. 그것이 네가 망가진 이유의 하나였지. 그들이 나를 비난할 수는 없었다. 나는 남편이었고 아버지였으니까. 그들에겐 내가 필요했으니까. 그러니 너를 비난하는 수밖에. 그들이 불행한 이유는 바로 너 일 수밖에. 내가 화를 내는 이유도 너였다. 너는 모든 잘못된 일의 원인이었다. 너는 내 마음을 훔치고, 나머지 가족을 어둠 속으로 몰아갔지. 너의 이름은 이브였고, 가족의 몰락을 가져온 주인공이었다. 너는 고작 다섯 살이었어.

 

P. 83

아홉 살 아이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려 애쓰기는커녕, 나는 그저 네가 날 거부했다는 사실에 분노할 뿐이었다. 어떻게 감히 네게 모든 것을 헌신하는 나에게서 사랑을 거둘 수가 있지? 어떻게 감히 아버지인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네가 어떤 고통 속에 있는지, 내가 다른 사람과 며칠이나 떠나 있는 동안 네가 어떻게 느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너야말로 유일한 내 사랑이라 믿게 해놓고, 난 그것을 비밀로 만들었지. 그러한 비밀이 네게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잠시도 생각하지 않았어.

 

P. 185

알아봐 주기를, 소중하게 여겨지기를, 혹은 제대로 보이기를 바라며 내미는 작은 얼굴처럼 각각의 별이 빛나고 있다. 기대에 가득한 눈빛과 준비된 뺨들, 받아들여지기를, 구원받기를 바라며 반짝반짝 묘기를 부린다. 저 별 하나하나가, 그리움의 대상이 된 반짝이는 아이들이구나.

 

                        

            < 이 책은 책과 콩나무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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