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스토리의 비밀 - 인물의 변화와 감정의 흐름이 만드는 이야기의 힘
앤서니 멀린스 지음, 이민철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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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이 책을 통해 ‘아크’라는 새로운 개념을 알게 되었다. 스토리가 사건 중심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인물에 따라 전개될 수도 있다는 걸 보면서 이야기는 정해지기보다는 글을 쓰는 사람이 어떻게 방향을 설정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기존의 우리가 알고 있는 전개방식의 구조가 아니라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새로운 접근방식이다. 인물의 내면세계와 사건으로 이루어진 외면세계가 분리되어 스토리가 이어가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외면에 세계에서는 다양한 사건들로 변화무쌍하지만, 내면세계는 본래 가지고 있는 성향이 유지되었다. 따라서 작가는 글을 쓰기 전 캐릭터를 성격과 성향을 미리 설정해 놓고 글을 써야만 읽는 독자가 혼란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다르게 생각하면 캐릭터만 잘 설정해 놓고 간다면 스토리는 단단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글을 쓸 때 인물에 대해 좀 더 공을 들여야겠다.


 이 책은 다양한 영화로 예시로 들었다. 이 책에 소개된 영화를 본 다음 다시 이 책을 읽으면 영화의 스토리에 숨겨진 짜임들이 눈에 들어와 영화를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스토리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좋은 소재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치밀한 계획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것은 많은 이들의 노고가 있겠지만 작가가 탄탄한 계획 설계로 인해 시작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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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기 힘든 사람들 - 돌봄, 의존 그리고 지켜져야 할 우리의 일상에 대하여
도하타 가이토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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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일한 사람이 읽으면 완전 공감 가는 책이다. 나는 막 현장에 뛰어든 신입이 읽는다면 시행착오를 덜 겪을 것 같아 추천하고 싶다.

 

 나는 이 책에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그냥 있기’, ‘의존 노동’, ‘눈사람의 비유’이다. 


‘그냥 있기’는 나 역시 대상자들에게 가장 많이 한 실수이다. 나는 그들에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제공하기에 노력했다. 내가 최선을 다하고 일하고  있다는 기준으로 삼았다.  내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대상자들이 참여하기를 바랐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발달장애와 정신장애가 있는 한 분과 푸드코트에 간 일이 있었다. 나는 재활이라는 명목하에 직접 메뉴를 선택하고 계산하는 미션을 그에게 주었다. 그는 거부했고 나는 계속 권유했다. 그는 사회복귀도 싫고 지금처럼 시설에서 살 생각이니 선생님인 내가 해 주길 바랐다. 그의 꿈은 가만히 누워있다가 식사 시간에 식사하는 것이다. 그의 요구인 ‘그냥 있기’를 용납하지 않고 끊임없이 시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참여하기를 강요했던 기억이 난다.

 

‘의존 노동’ 부분에 작가의 주장에 나 역시 공감한다. 시설에서 일하다 보면 시설장애인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동료에게 도움받기도 한다. 한때는 시설장애인에게 도움받는 일은 사회복지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그들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이직한 직장은 첫 직장에 비해 오래 다니지 못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내가 왜 오래 다니지 못했는지를 알았다. 첫 직장에서는 동료들에게 완전히 의존 노동을 했지만, 이직한 직장에서는 내가 허용치 않았음을 깨달았다. 어울리지 못한 것이 의존 노동을 배척했다. 나의 가치를 드려 내고 싶었음을 인정한다.

 

마지막 눈사람 사례에서 많은 생각이 오갔다. 눈사람은 녹으면서도 길거리에 있고 싶어 할 수 있지만 책에 나오는 것처럼 나는 눈사람이 녹을까 봐 냉동실로 보낸 인물이다. 길거리에 있길 원하면 얼음으로 안 녹게 하는 방법은 생각지도 않았다. 세상은 눈사람이 안 녹게 냉동실로 보내는 것이 기준이고, 어울려 사는 일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그건 정답이 될 수 없다. 다른 이들은 몰라도 사회복지사는 눈사람의 니즈를 알아차리고 움직이어야 한다. 나 역시 니즈보다는 세상의 기준에 따라 실수를 수차례 반복했음을 인정한다. 

 

나는 자립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그 대신 연립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사람은 함께 어울려 살고 그냥 있기를 원하는 사람은 자립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연립을 더 선호하는 것일 수 있다. 증명만이 사람의 가치가 아니라 존재 자체가 가치가 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인상에 남는 구절

13쪽

'그저, 있을, 뿐'인 것은 허용되지 않고, 무언가 생산성을 발휘해 뛰어난 결과를 계속 보여줘야 하는 사회. 그럴 수 있는 사람만 살아남고,  그러지 못하면 있을 자리를 빼앗기는 사회. 그런 경향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필연적 결과지만, 한국이 걸어 온 역사는 그리 경향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사회에서는 결국 모두가 살아가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두 다리로 설 수 없는 때가 찾아 오게 마련입니다. 지금 오로지 자기의 두 다리로 서 있다고 생 각하는 사람에게도 실은 그 이면에서 밑받침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있기'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있기'를 밑발침하는 돌봄을 경시하는 사회란, 모든 사람이 흔들거리는 지면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서 있어야 하는 위험한 장소입니다. 


129쪽

사람은 진정으로 의존할 때 자신이 의존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295쪽

앞서 언급했듯 상처 주지 않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의 욕구란 천차만별이니까요. 다시 눈사람을 예로 들면, 녹기 싫다는 욕구만 있을 때는 얼음 등으로 냉기를 공급해주면 충분한 돌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눈사람이 콧대가 높아져서 "살짝 녹아서 날씬해지면 좋겠어."라고 요구하면 그때는 헤어드라이어라도 동원해야겠지요.

즉, 돌봄이란 그때그때 욕구에 대응하며 상대방을 다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의존을 받아주는 것이 돌봄입니다. 그래서 돌봄이란 기본적으로 개체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이 변하는 것입니다. '눈사람 씨. 그대로 있어도 돼요. 당신을 위해 제가 얼음을 구해 올게요.' 하는 느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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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의 세계 - 인류의 식탁, 문화, 건강을 지배해온 차가움의 변천사
니콜라 트윌리 지음, 김희봉 옮김 / 세종연구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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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냉장의 기술발달은 단지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을 뛰어넘는다. 냉장의 변천으로 농사를 짓지 않아도 거래가 이루어지며, 도심에서 키우던 동물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이렇듯 유통망이 바뀌고 우리의 일상이 바뀌는 과정들이 흥미진진하였다.

 

 처음 냉장고를 도입했을 때 지금과는 반대로 냉장고에 들어간 식품은 상할 것이라는 우려했다고 한다. 또한, 냉장에 보관하는 식품들의 유효기간이 없었다는 것도 신기했다.


후반부에 냉장고를 쓰레기통이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크게 공감이 되었다. 나 역시 냉장고 안에는 음식들이 싸여있고 미처 먹지 못해 버리기도 한다. 냉장고가 우리에게 신선도가 오래 유지 시켜주기도 하지만, 음식을 먹지 않고 유통기간이 지나 먹지 못해 버리므로 낭비하게 만들기도 한다. 냉장고는 신선도를 유지하는 도구이지만, 꽉꽉 채워 놓는 공간이 아님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식품의 신선도가 유지하도록 연구하고 식품을 급속으로 얼리고 신선하게 이동시키는 것을 개발한 이들은 이익을 위해 노력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그들로 인해 지금 우리는 제철이 아닌 과일을 사계절 내내 먹을 수가 있으며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과일을 먹을 수 있다. 나의 최애 과일인 바나나의 맛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을 거라는 사실에 새삼 냉장의 기술이 발달한 것에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우리는 지금 냉장고를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의 식탁은 더 풍요로워졌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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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하는 말들 - 황석희 에세이
황석희 지음 / 북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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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이 책은 황석희 번역가가 무명 시절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체적으로 그의 문장에는 따뜻함이 묻어있었다. 그중 자신의 무명 시절에 다큐멘터리를 한 편만 더, 한 편만 더 번역하자는 마음으로 한 것이 500편이 넘었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울컥하였다.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향한 나에게 내가 무명 시절을 견뎠고, 꾸준히 한 결과 지금의 내가 있다는 그의 고백이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직장 생활도 만만치 않았지만, 프리랜서의 삶에는 조급함이 나를 괴롭게 한다. 황석희 작가가 한편만 더해보자는 마음으로 나도 오늘 글 한 꼭지만 더 써보자, 강의도 한 번만 더 하자라는 마음으로 나가고 있다.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나 역시 경력이 될 날이 올 거라고 나를 다독여 본다.


 황석희 번역가는 번역가로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계속해서 써 나간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때 전문가란 학벌, 경험이 아닌 자신이 하는 일에 얼마나 열정을 쏟고 있는 태도를 가진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한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일을 하다 보면 나태해지기도 하는데, 황석희 번역가는 자기 일에 프로로서 긴장감을 놓지 않는 전문가이다.


 이 책에서 오역은 삶에서도 일어난다고 한다. 그 사람의 말과 태도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오역은 발생한다. 그 오역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는 관심을 가지고 사람을 바라봐야만 관계가 이어진다. 사람에게 오역을 범했을 때 정정할 수 있는 시간은 짧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오역하는 실수의 빈도를 줄이고자 노력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 문장수집

p 47

대단할 것 없는 경력이 적힌 페이지를 보면 늘어 있겠지. 그렇게 한 줄씩 빼곡히 내 경력이 적힌 페이지를 보면 그제야 불안이 가라앉았다. 내일도 한 편을 보내면 한 줄이 늘어 있겠지. 그렇게 한 줄씩 될 때까지 쌓다 보면 뭐라도 되긴 하겠지. 하고 분명 계획대로 뚜벅뚜벅 가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내 여정을 오역했다. 지쳐서, 다 놓고 쉬고 싶어서. 다시 내 원문을, 내 여정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정역해 봐야 그 정역이 너무나 보잘것없을 게 뻔하니까. 또 그 정역에 실망할 게 뻔하니까.


p 92

그 누구에게도 정의되지 말자. 특히나 내게 무가치한 사람이 하는 좋지 않은 말에는 더욱. 그들에게 정의되지도, 한정되지도 말자. 나를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이며 나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누군가의 의견을 참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나를 가장 잘 알고, 나를 가장 아끼는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하자.


p 147

지금이야 대학은커녕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부터 빽빽하게 짜인 계획 속에 살지만 반드시 건설적이고 실용적인 시간만이 필요한 건 아니다. 저런 '한심한 시절'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어설프고 한심하고 그저 즐겁고 우스꽝스럽던 시절이. 그런 시절은 단순히 낭비된 시간이 아니라 인생의 중요한 자양분이 되는 시간이다.


p 231

A video can change yourlife."

(동영상 하나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

감동적인 멘트지만 나에게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동영상 포스트에 달린 댓글이었다.

"and 15 years of practice.

(그것과 더불어 15년간의 연습)


p 233

개화할 정도로 충분히 쌓아 온 노력이 좋은 때를 만나 결실로 구체화하는 게 성공이 아닐까. 그러니 남들이 운이 먼저라고 하든, 노력이 먼저라고 하든, 또 다른 뭔가가 먼저라고 하든 일단은 멈춰서 고민하기보다 뚜벅뚜벅 제 길을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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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게 살지만 부자는 되고 싶어
예프리 지음 / 모티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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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 받은 책입니다.


 이 책의 핵심은 칭찬이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고 일의 능률도 오르는 것은 분명하다고 한다. 하지만 칭찬을 다른 말로 인정의 욕구가 지나치면 오히려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도망가기도 한다고 한다. 그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정을 받고 싶다.’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로 바꾸어야 한다고 한다.


 나 역시 직장 내에서 인정을 받기를 원하지만, 한편으로 그들의 기대에 못 미칠까 봐 두려운 적도 있음을 고백한다. 인정의 욕구는 채우면 채울수록 더 욕심이 생긴다. 인정받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그 자리에서 하고 묵묵히 그 일을 해나가야 한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조급한 마음이 앞서는 바람에 성과를 보이기 전에 그만두기도 한다. 이러한 나의 태도가 회피적인 성향일 수도 있고 그곳에 에너지를 쏟기에는 나의 열정이 식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의 핵심은 결국, 인정의 욕구는 타인이 아닌 나에게서 출발해야 한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인정의 욕구에서 자유롭게 사는 방법이 무엇인지 나는 나의 과제로 남았다. 직장 생활이 어려운 나는 결국 작가로서 삶이 정답인지 고민이 되는 시기다. 그럼에도 나만의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글을 쓰고 마케팅을 배우고 나를 알리기 위해 사진이나 영상을 편집하는 기술을 배우는 등 다양하게 시도해 볼 생각이다.


- 문장수집

P38

그러나 지금 여러분들도 기한을 정해두고 맘껏 소비를 해봤으면 좋겠다. 내가 어릴 때 자기합리화를 하며 소비를 하는지, 무엇을 살 때 만족감을 느끼는지 스스로를 더 잘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다. 자신의 마음의 상태를 잘 알아야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 경기에서 승리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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