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의 세계 - 인류의 식탁, 문화, 건강을 지배해온 차가움의 변천사
니콜라 트윌리 지음, 김희봉 옮김 / 세종연구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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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냉장의 기술발달은 단지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을 뛰어넘는다. 냉장의 변천으로 농사를 짓지 않아도 거래가 이루어지며, 도심에서 키우던 동물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이렇듯 유통망이 바뀌고 우리의 일상이 바뀌는 과정들이 흥미진진하였다.

 

 처음 냉장고를 도입했을 때 지금과는 반대로 냉장고에 들어간 식품은 상할 것이라는 우려했다고 한다. 또한, 냉장에 보관하는 식품들의 유효기간이 없었다는 것도 신기했다.


후반부에 냉장고를 쓰레기통이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크게 공감이 되었다. 나 역시 냉장고 안에는 음식들이 싸여있고 미처 먹지 못해 버리기도 한다. 냉장고가 우리에게 신선도가 오래 유지 시켜주기도 하지만, 음식을 먹지 않고 유통기간이 지나 먹지 못해 버리므로 낭비하게 만들기도 한다. 냉장고는 신선도를 유지하는 도구이지만, 꽉꽉 채워 놓는 공간이 아님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식품의 신선도가 유지하도록 연구하고 식품을 급속으로 얼리고 신선하게 이동시키는 것을 개발한 이들은 이익을 위해 노력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그들로 인해 지금 우리는 제철이 아닌 과일을 사계절 내내 먹을 수가 있으며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과일을 먹을 수 있다. 나의 최애 과일인 바나나의 맛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을 거라는 사실에 새삼 냉장의 기술이 발달한 것에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우리는 지금 냉장고를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의 식탁은 더 풍요로워졌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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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하는 말들 - 황석희 에세이
황석희 지음 / 북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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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이 책은 황석희 번역가가 무명 시절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체적으로 그의 문장에는 따뜻함이 묻어있었다. 그중 자신의 무명 시절에 다큐멘터리를 한 편만 더, 한 편만 더 번역하자는 마음으로 한 것이 500편이 넘었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울컥하였다.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향한 나에게 내가 무명 시절을 견뎠고, 꾸준히 한 결과 지금의 내가 있다는 그의 고백이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직장 생활도 만만치 않았지만, 프리랜서의 삶에는 조급함이 나를 괴롭게 한다. 황석희 작가가 한편만 더해보자는 마음으로 나도 오늘 글 한 꼭지만 더 써보자, 강의도 한 번만 더 하자라는 마음으로 나가고 있다.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나 역시 경력이 될 날이 올 거라고 나를 다독여 본다.


 황석희 번역가는 번역가로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계속해서 써 나간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때 전문가란 학벌, 경험이 아닌 자신이 하는 일에 얼마나 열정을 쏟고 있는 태도를 가진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한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일을 하다 보면 나태해지기도 하는데, 황석희 번역가는 자기 일에 프로로서 긴장감을 놓지 않는 전문가이다.


 이 책에서 오역은 삶에서도 일어난다고 한다. 그 사람의 말과 태도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오역은 발생한다. 그 오역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는 관심을 가지고 사람을 바라봐야만 관계가 이어진다. 사람에게 오역을 범했을 때 정정할 수 있는 시간은 짧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오역하는 실수의 빈도를 줄이고자 노력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 문장수집

p 47

대단할 것 없는 경력이 적힌 페이지를 보면 늘어 있겠지. 그렇게 한 줄씩 빼곡히 내 경력이 적힌 페이지를 보면 그제야 불안이 가라앉았다. 내일도 한 편을 보내면 한 줄이 늘어 있겠지. 그렇게 한 줄씩 될 때까지 쌓다 보면 뭐라도 되긴 하겠지. 하고 분명 계획대로 뚜벅뚜벅 가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내 여정을 오역했다. 지쳐서, 다 놓고 쉬고 싶어서. 다시 내 원문을, 내 여정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정역해 봐야 그 정역이 너무나 보잘것없을 게 뻔하니까. 또 그 정역에 실망할 게 뻔하니까.


p 92

그 누구에게도 정의되지 말자. 특히나 내게 무가치한 사람이 하는 좋지 않은 말에는 더욱. 그들에게 정의되지도, 한정되지도 말자. 나를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이며 나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누군가의 의견을 참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나를 가장 잘 알고, 나를 가장 아끼는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하자.


p 147

지금이야 대학은커녕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부터 빽빽하게 짜인 계획 속에 살지만 반드시 건설적이고 실용적인 시간만이 필요한 건 아니다. 저런 '한심한 시절'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어설프고 한심하고 그저 즐겁고 우스꽝스럽던 시절이. 그런 시절은 단순히 낭비된 시간이 아니라 인생의 중요한 자양분이 되는 시간이다.


p 231

A video can change yourlife."

(동영상 하나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

감동적인 멘트지만 나에게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동영상 포스트에 달린 댓글이었다.

"and 15 years of practice.

(그것과 더불어 15년간의 연습)


p 233

개화할 정도로 충분히 쌓아 온 노력이 좋은 때를 만나 결실로 구체화하는 게 성공이 아닐까. 그러니 남들이 운이 먼저라고 하든, 노력이 먼저라고 하든, 또 다른 뭔가가 먼저라고 하든 일단은 멈춰서 고민하기보다 뚜벅뚜벅 제 길을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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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게 살지만 부자는 되고 싶어
예프리 지음 / 모티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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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 받은 책입니다.


 이 책의 핵심은 칭찬이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고 일의 능률도 오르는 것은 분명하다고 한다. 하지만 칭찬을 다른 말로 인정의 욕구가 지나치면 오히려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도망가기도 한다고 한다. 그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정을 받고 싶다.’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로 바꾸어야 한다고 한다.


 나 역시 직장 내에서 인정을 받기를 원하지만, 한편으로 그들의 기대에 못 미칠까 봐 두려운 적도 있음을 고백한다. 인정의 욕구는 채우면 채울수록 더 욕심이 생긴다. 인정받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그 자리에서 하고 묵묵히 그 일을 해나가야 한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조급한 마음이 앞서는 바람에 성과를 보이기 전에 그만두기도 한다. 이러한 나의 태도가 회피적인 성향일 수도 있고 그곳에 에너지를 쏟기에는 나의 열정이 식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의 핵심은 결국, 인정의 욕구는 타인이 아닌 나에게서 출발해야 한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인정의 욕구에서 자유롭게 사는 방법이 무엇인지 나는 나의 과제로 남았다. 직장 생활이 어려운 나는 결국 작가로서 삶이 정답인지 고민이 되는 시기다. 그럼에도 나만의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글을 쓰고 마케팅을 배우고 나를 알리기 위해 사진이나 영상을 편집하는 기술을 배우는 등 다양하게 시도해 볼 생각이다.


- 문장수집

P38

그러나 지금 여러분들도 기한을 정해두고 맘껏 소비를 해봤으면 좋겠다. 내가 어릴 때 자기합리화를 하며 소비를 하는지, 무엇을 살 때 만족감을 느끼는지 스스로를 더 잘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다. 자신의 마음의 상태를 잘 알아야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 경기에서 승리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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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영어 문법 (스프링) - 바로 찾아 쓰는 바로 찾아 쓰는 핵심 영어
Raymond Tsai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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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4학년이 올라간다. 이전까지는 간단한 문장, 쉬운 단어로 문법이 없어도 영어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 고학년이 되어 문법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 한날은 아이가 복수형이 어떤 때는 단어 끝에 s가 붙고 어떤 때는 es가 붙을 때 차이점을 물어본 적이 있다. 대략적으로 설명하면서 얼버무렸던 적이 있다. 내가 기존에 알고 있는 문법적인 지식으로는 아이들을 가르치기에는 한계가 왔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 해결책으로 학원은 권유했지만 본인은 기존에 하는 학습지만 하겠다고 하였다. 결국 내가 다시 문법을 공부하여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던 찰나 <바로 찾아 쓰는 핵심 영어 문법>을 만났다.

아이들과 공부하기 앞서 내가 먼저 이 책을 보았다. 학창 시절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그 시절에 분명 배웠던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웠다. 명사, 동사, 전치사, 부사 등 조목조목 설명되어 있었다.

책의 크기는 작아도 핵심 부분만 실려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주요 문법 8개로 개념과 각 상황에 대해 예시가 잘 설명되어 있다. 책에 나온 예시가 삽화를 곁들여 아주 쉽게 풀어져 있어 초등학생도 이해하기 쉬웠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도 그동안 나의 설명이 부족하여 의문을 가진 궁금증을 풀게 되었다. 이 책은 한번 암기하기 위해 보는 것보다 곁에 두고 헷갈릴 때마다 꺼내보는 용도로 활용하기에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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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30만부 기념 거울 에디션)
김지혜 지음 / 창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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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삼평

작가는 소수집단에 속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대변하는 것을 보고 ‘사람에게 관심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은 후 그동안 내가 한쪽(장애인)으로만 생각이 치우쳐 있었다고 생각하였다. 차별을 받는 것이 장애인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닌데 한쪽으로 치우쳐 생각하고 있었다.


몇 해 전 샘 오취리가 어느 고등학교 졸업식 사진으로 흑인 분장을 한 고등학생들에게 불쾌함을 드러냈다. 사람들은 샘 오취리가 ‘예민하다’고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예민하다’라는 말이 당사자가 아닌 이상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 하다고 생각하였다. 개그맨들은 발달장애인은 단골 개그 소재로 사용한다. 또 어느 개그맨은 뇌병변장애인을 방송에서 흉내 내는 것을 보았다. 장애는 누군가의 고유한 정체성이다. 다른 사람이 한 사람의 정체성을 폄하하는 것에 화가 났다. 그것을 보는 장애 당사자나 가족이 그 장면을 보고 상처가 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한 적도 있다. ‘재미’로 자신의 ‘밥벌이용’으로 ‘인기몰이용’으로 이용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비단 장애인만 해당될까? 우리나라에서 사는 외국인, 노인, 아동 등이 희화화 소재로 사용된다. 당사자들은 상처를 받았지만, 사과받지 못한다. 다수가 소수집단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음에서 이러한 상황은 반복된다.


아침에 일어나 학교를 가고 회사를 가고 아프면 병원 진료를 봤는다. 어느 누군가는 이러한 권리가 배제되어 사회활동을 누리지 못하고 아플까 봐 노심초사한다. 내가 누리는 것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특권이 될 수 있다.’라는 말이 와닿았다. 특권을 누린다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누군가에는 차별하고 있을 수 있다. 사람에 대한 감수성은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다른 집단들도 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어 감사하다. 모든 사람을 평등하기를 꿈꾸기보다는 차이를 인정하는 세상이 오길 기대한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P. 9

차별당하는 사람은 있는데 차별을 한다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차별은 차별로 인해 불이익을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차별 덕분에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나서서 차별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차별은 분명 양쪽의 불균형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모두에게 부정의함에도, 희한하게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만의 일처럼 이야기된다.


P. 27

호의와 권리에 대한 이 이른바 ‘명언’은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무언가 베풀 수 있는 자원을 가진 사람은 호의로서 일을 하고 싶다.(중략) 내가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주고 말고를 결정할 수 있는, 통제권이 온전히 나에게 있는 일종의 권력 행위다. 만일 당신이 권리로서 무언가 요구한다면 선을 넘었다고 비난할 수 있는 권력까지 포함한다.


P. 37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설계된 질서 속에서 바라보면 버스의 계단을 오르지 못하는 것은 장애인의 결합이고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다. 그러니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돈을 더 많이 내는 것이 공정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는 애초에 비장애인에게 유리한 속도와 효율성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기울어진 공정성임을 인정하지 못했다.(중략)

교육청의 설명대로 여교사를 추켜세우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문제는 그가 서 있는 기울어진 세상에서 익숙한 생각이 상대방에게 모욕이 될 수 있음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P. 38

이 세계가 어떻게 기울어져 있는지 알기 위해 나와 다른 자리에 서 있는 사람과 대화해 보아야 한다.


P. 90~91

“농담은 농담일 뿐”이라고 가볍게 여기는 생각 자체가 사회적으로 약한 집단을 배척하고 무시하는 태도와 연관되어 있다. (중략) 그 ‘누군가’는 ‘놀려도 되는’특정한 사람들에게 집중되고 반복된다. 우리가 누구를 밝고 웃고 있는지 진지하게 질문해야 하는 이유이다.


P. 109

장애인을 위해 다른 채용기준을 적용하는 것에 여전히 불편한 마음이 든다면,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로 들어가 보자 애초에 이런 문제는 평가 기준을 만들 때 장애인을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이다.(중략) 철저히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설계된 능력 기준과 평가 기준이다.


P. 124

상점 주인의 입장에서 손님을 거부하는 건 이 간단한 원리에 반할 때, 즉 수익을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 올 때이다.


P. 184~185

휠체어를 탄 사람은 ‘언제나’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운동경기와 같은 특정 맥락에서 차이가 있더라도 다른 맥락에서는 차이가 없어진다.(중략)

우리는 사람으로서 보편성을 공유하지만, 세상에 차별이 있는 한 차이는 실재하고 우리는 그 차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P. 201

장애인의 평등한 선거권 보장을 위해서는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지만 ‘해야 할 것’도 있다. 기표소를 계단을 올라야 하는 장소에 배치하지 않아야 하는 건 ‘하지 말아야 할 것’에 해당된다. ‘해야 힐 것’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공보물을 만드는 것, 청각장애인을 위해 선거 관련 방송에 자막을 내보거나 수화 통역자를 두는 것, 지적장애인을 위해 이해하기 쉬운 선거 공보물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예산이 필요하지만 이는 우대가 아니라 평등을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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