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매탐정 조즈카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5
아이자와 사코 지음, 김수지 옮김 / 비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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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많았네, <영매탐정 조즈카>

 

미스터리 장르의 천국인 일본에서 매년 발표되는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본격미스터리대상을 한꺼번에 휩쓴 화려한 책띠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도 있지만 사실 현실에서는 극찬을 받는 대상들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사실 이 대단한 작품을 쓴 아이자와 사코라는 작가의 또 다른 몇 편의 소설들은 몇 년 전에 국내 출간이 된 적이 있다. 그때는 청춘 미스터리와 라이트 노벨에 큰 관심이 없었기에 이 작가의 소설을 읽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작품은 영매인 조즈카 히스이와 추리소설 작가인 고게쓰 시로가 우연한 계기로 인연을 맺고 몇 가지 사건들을 해결하는 이야기들로 엮여져 있다. 고게쓰의 후배인 구라모치 유이카가 불안한 일을 겪으면서 고게쓰와 함께 영매 조즈카에게 상담을 받으러 간다. 그로부터 시작되는 몇 가지 범죄들과 그것을 영시로 보고 고게쓰가 현실적으로 해석을 해서 경찰에게 단서를 제공하는 흐름이다. 사실 출간 전부터 일본 현지에서 대박이 났다는 소문을 듣고 영매라는 직업과 본격 미스터리가 어떻게 연결이 될지 무척 궁금했었던 기억이 난다. 소설의 첫 번째 추리 이야기를 읽고 나니 작가가 무리 없이 직업적 특성과 범죄 추리라는 설정을 연결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 중심인물이 점점 가까워지며 이상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그 자체로도 재밌지만 이 작품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후반부에 드러나는 반전과 진실일 것이다. 라이트 노벨과 같은 분위기가 중간 중간에 등장해서 이런 부분이 별로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마저도 후반부에 드러나는 파격적인 반전을 위한 작은 장치이자 양념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대부분의 미스터리 소설들이 그렇듯이 독서 전에 정보를 더 적게 알수록 읽으면서 기쁨이 더 커지는 법이다. 따라서 일본에서 엄청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의 진가를 직접 읽으면서 느꼈으면 한다. 미스터리 소설 애독자들이 많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소위 대박 작품은 가뭄에 콩 나듯이 등장한다. 대박 작품의 등장은 그야말로 얼어붙은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장르 팬들을 흥분시키는 법이다. 올 상반기에 일본 미스터리 최고의 추천작으로 손꼽히는 이 작품은 대박이었고 하반기에는 또 어떤 보석과도 같은 미스터리 소설을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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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의 심판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2
스테판 안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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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한 통으로 드러난 어둠 속 추악한 진실, <편지의 심판>

 

 또 하나의 매력적인 북유럽 스릴러 시리즈 첫 편이 국내에 소개가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2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다히브리어로 적힌 두툼한 편지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들에 의해서 수신자에게 전달이 되는 프롤로그는 마치 예술 영화 속 오프닝 장면과도 같았다하지만 그런 아련한 장면에 이어서 곧바로 펼쳐지는 소름끼치는 납치극과 사건의 시작은 이번에도 역시 만만하지 않은 사건이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파비안 리스크에게 당도했음을 알게 해준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의회 건물에서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고이웃 나라인 덴마크에서는 한 유명 방송인의 아내가 끔찍한 시신으로 발견된다이외에도 며칠 사이에 유명 인사들과 관련된 여러 사건들이 발생하고 파비안을 비롯한 수사관들이 투입된다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일들이지만 특별한 연관성이 안 보였던 이 사건들을 이을 수 있는 점들이 하나 둘씩 발견되고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거대한 충격에 서서히 독자들은 다가가게 된다.

 

 흥미롭게도 이 두 번째 작품은 동창생들의 죽음을 파헤친 전편으로부터 과거 시점에 벌어진 일들을 다루고 있다소설 시리즈가 시간 순으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이 시리즈는 첫 편에서 독자들에게 여러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에서 풀어놓고 있는 것이다전편에서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 덴마크 범죄 수사관 두냐와 국가정보국의 니바와의 인연이 바로 그것들이었다그리고 주인공 파비안이 고향인 헬싱보리로 돌아온 배경 역시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아홉 번째 무덤>이었는데개인적으로 국내 출간 제목이 내용을 잘 정리해주어서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한 통의 편지가 오랜 시간 숨겨져 왔던 어떤 진실을 드러내고 그것이 또 어떤 파국을 불러일으키는지 이 책을 통해서 확인을 했으면 좋겠다확실히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어서 그런지 굉장히 영화와 같은 묘사가 많다는 점이 이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너무 많은 인물들이 얽혀 있어서 수사 전개를 따라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후반부에 드러나는 살인사건의 충격적인 범행 동기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후속작이 생각보다 빨리 나온 만큼 시리즈 나머지 작품들 역시 하루빨리 국내에 소개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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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 - 7번의 세계화로 본 인류의 미래 Philos 시리즈 7
제프리 삭스 지음, 이종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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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의 세계화를 통해 바라본 인류의 미래, <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

 


우리 부모님과 삼촌, 이모 세대에게 있어서 AFKN TV와 라디오는 미국의 대중문화와 일상을 간접적으로 즐길 수 있게 해준 고마운 보물과도 같은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세상에서 우리 조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해외 연예인들과 SNS으로 직접 소통을 한다. 사고 싶은 해외 브랜드 제품이 국내에 팔지 않으면 직구를 하기도 하고, 해외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싶으면 유학원을 통해 들어가기도 한다. 물리적으로는 수 천, 수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저 멀리 다른 나라의 많은 것들을 여기서 누리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것이 바로 세계화이다. 각 나라들과 수교를 맺고 수출입을 시작한 시점을 세계화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이미 우리 인류의 역사 속에서는 일곱 번의 세계화가 이루어졌다고 제프리 삭스 교수의 신간 [지리 기술 제도]에서 말하고 있다. 전작들인 [빈곤의 종말], [지속 가능한 발전의 시대]에서 세계가 함께 고민하고 나누어야 할 화두를 던졌던 저자가 무려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구석기 시대부터 시작해서 오늘날 모든 것이 빠르고 쉽게 연결되고 디지털 시대까지 이 일곱 번의 세계화는 연대와 변화 양상은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 인류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는 중요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세계화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세 가지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지리, 기술, 제도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학자들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 세 가지 요소들 중 한 가지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저자는 이 세 가지가 적절하게 상호 작용을 하면서 문명이 탄생했다고 말하고 있다. 산림과 농토가 적절하게 존재하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의 경제 성장 차이를 보면 지리가 중요한 이유를 알 수가 있다. 하지만 기술과 제도가 부재한 곳에서 지리적 장점이 뛰어나다고 해서 문명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농업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기술과 안정적인 법체계와 사회 조직을 구성하는 행정 능력이 존재하는 그 곳에서 문명은 꽃을 피웠다.

 

우리 인간의 학명인 호모 사피엔스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세계 곳곳으로 이동을 하였다. 물론 그 이동 과정에서 혹독한 기후와 네안데르탈인의 경쟁 등 위험 요소들이 곳곳에 존재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신석기 시대의 세계화가 가진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농업일 것이다. 수렵채집 활동을 마치고 마침내 한 지역에 정착을 한 인류는 땅을 개간하고 농작물을 심어 길렀다. 농사를 지으며 정착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한 공간에 머문다는 차원을 넘어 관습과 문화를 만들어내기 충분했다. 자동차 탄생 이전에 인류의 소중한 교통수단이었던 말은 기마시대의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 중국, 페르시아와 같은 제국들이 탄생한 고전 시대를 거쳐 드넓은 바다를 통해 기술이 퍼지고 교역이 활발해진 해양 시대가 도착했다. 마침내 전 세계를 주무르는 패권국가 미국을 등장한 산업 시대,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 시대를 통해 저자는 세계화의 양상과 특징들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가 단순히 인문학적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이유로 7번의 세계화를 정리하고 설명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뛰어난 경제학자인 동시에 세계의 불평등과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제언을 아끼지 않는 지식인으로서 저자는 이 책을 펴냈다. 지금 이 순간, 수많은 문제를 마주하고 있는 인류에게 지혜롭게 극복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건네주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그 수많은 문제들 가운데 심각하게 여겨야 할 두 가지가 바로 기후변화와 펜데믹이다. 급격하게 자주 발생하고 있는 자연 재해와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전염병 사태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문제를 단순히 소수의 강대국들이나 일부 지역 국가들의 소규모 연합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 저자가 통찰력을 바탕으로 7번의 세계화를 그려낸 배경에는 공통의 위기는 공통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당위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오랜 세월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연구하고 염려하는 저자의 진정성이 느껴진 역작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전공 관련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문 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금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변화는 우리의 일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 책을 한 번 읽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 측으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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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땅 - 버락 오바마 대통령 회고록 1
버락 H. 오바마 지음, 노승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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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심심치 않게 자주 등장하는 장소가 바로 워싱턴 D.C.에 위치한 백악관이다. 전 세계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이곳에 미국 대통령이 머물며 공무를 보고 있다. 미국 여행을 갔었을 때 이곳 주변에 몰려든 수많은 관광객들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2번의 대선에서 승리를 한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역시 아내 미셸 오바마와 두 딸들과 함께 머물렀었다.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에 대한 평가는 국내외 구분 없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긍정적인 평가에는 개인에 대한 호감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 대통령으로서는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의 여파로부터 완만하게 회복하고 소득불균형과 일자리, 의료 개혁 등에 대한 업적을 남겼다고 볼 수 있다. 퇴임을 한 지 몇 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지지층이 탄탄한 그가 퇴임 후 첫 번째 낸 회고록이 바로 이 책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낸 회고록 중에서 최고의 선인세와 최다 부수 판매를 기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사실 크게 놀라지 않았다. 재임 시절 그의 인기와 지금까지의 대중의 관심을 살펴보면 이 회고록의 인기는 당연해보였기 때문이다.

 

2권으로 나누어진 회고록 중 첫 번째인 이 책은 그의 어린 시절과 과거 선거 활동 과정을 짧게 다룬 후 본격적으로 백악관에 입성하고 나서 2년 정도의 생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마찬가지겠지만 미국 대통령의 후보자들 역시 지역구에서부터 시작해서 연방까지 다양한 선거 경험을 통해 맷집을 키운다. 이 책의 초반부에는 선거를 경험한 당사자만이 느낄 수 있는 여러 생각들과 당시 선거 과정에서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무려 10년이 넘은 시간이 흘렀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잊고 있었던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이 떠올랐다. 지금이야 버락 오바마라는 한 인물을 모르는 이는 없겠지만 2008년 즈음에만 해도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는 엄연히 힐러리 클린턴이었다. 치열한 경쟁 끝에 버락 오바마가 승리를 거두었지만 그가 백악관에 입성하고 나서 마주한 현실은 8년간의 부시 정권이 만들어 놓은 미국 내 경기 침체와 전쟁으로 인한 파생된 외교 난제들이었다.

 

미국 역사에서 처음으로 유색 인종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단 기쁨도 잠시 백악관에 들어오고 나서 업무 초반에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었음을 책에서 토로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미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문제들까지 고려해야하는 위치였기에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일부 반론을 제기할 수는 있어도 2008년의 경제 위기를 완만하게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이밖에도 이 책에서 버락 오바마는 세계의 여러 정상들과 외교적인 관계를 통해 느꼈던 개인적 생각과 정치가이자 국민을 이끄는 리더로서 기억해야 할 부분들을 알려주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세밀하게 읽어 보면서 그의 인간적인 고민과 두려움이 동시에 느껴져 신선하게 다가왔다. 두 번의 당선으로 미국이라는 나라를 이끈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었으니 단 한 권만으로는 당연히 부족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책에서는 재선 과정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 부분이 제일 궁금했다. 빠른 시일 내에 두 번째 회고록을 읽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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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살인자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1
스테판 안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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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없는 살인자 과거의 폭력으로 인해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들

 


 최근 몇 달 동안 연예계와 스포츠계는 학폭 이슈로 난리가 났었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일부는 가짜라고 판명이 되기도 했지만 물의를 빚은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들이 활동을 잠정 중단하거나 아예 본업에서 은퇴를 하기도 했다. 그나마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졌기에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사회에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행복했던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어른들만큼 아니 어른들 이상으로 잔인해질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청소년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스웨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릴러 소설 작가인 스테판 안헴의 이 소설도 학교 폭력으로 빚어진 비극적인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파비안 리스크 형사는 어른이 되어 떠났던 고향 헬싱보리로 가족들과 함께 다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새로운 집에 짐을 다 풀기도 전에 자신이 졸업한 학교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급히 현장으로 출동하게 된다. 아직 휴가기간인데도 불구하고 그가 수사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발견된 시신이 바로 그와 같은 반에서 수업을 들었던 동창들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파비안 리스크 형사가 기억하던 그 친구는 학창 시절 약한 동급생을 매우 폭력적으로 괴롭히던 쓰레기였다. 여기에 그 친구와 함께 폭력을 일삼던 다른 친구마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자연스럽게 그 당시 피해를 입었던 학생이 사건의 주요 용의자로 지목된다.







 

 누군가 납치된 상황으로 시작하고 있는 이 소설은 끔찍한 범행과 사건 수사가 진행되면서 드러나는 추악한 과거 그리고 주인공의 복잡한 상황까지 겹쳐지면서 단 한 장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읽게 만드는 놀라운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무엇보다 스테판 안헴의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의 첫 작품이 학교 폭력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 주목을 하고 싶다. 청소년들의 학교 폭력은 국경과 상관없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사회 문제이다. 단순히 어린 애들끼리의 다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수위와 잔혹성이 높아지고 있다. 가해자들은 어른이 되어서 자신의 삶을 편안하게 살아가지만, 피해자들은 과거의 상처로 인해서 음지에서 홀로 고통을 받는 것도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건의 피해자들에게 마냥 동정이 가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들이 어른이 되고 나서의 행각만 보더라도 이들이 과거의 잘못을 반성했다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 작가는 사는 곳과 상관없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무거운 주제를 범죄 사건과 연결 지어 스릴감 넘치는 전개로 잘 풀어나갔다. 파비안 리스크라는 주인공 역시 복잡한 내면과 가정사가 있는 것 같아서 다음 작품에서의 이야기 역시 궁금해졌다. 이 시리즈는 이미 해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 그 인기가 국내에서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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