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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소한 것은 없다 - 내 삶을 채우는 작고 느린 존재들에 대하여
진광 외 지음, 류승곤 외 낭독, 허재경 일러스트 / 모과나무 / 2024년 7월
평점 :
우연히 책을 접했다. 아니 내게로 올 운명이었던 것 같다. 다음 부임지로 떠나며 사무실을 정리하시는 분께서 나를 찾았다. 책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그분의 뇌리를 스쳤던 모양이다. 특히 스님의 책이라니,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젊은 작가의 책은 중년에 접어든 사람에게 큰 감흥이 없는 것 같다.”라는 말을 아내는 종종 했다. 그런 아내에게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했다. 적어도 산사의 수양이 넘친 스님의 말씀과 생각을 반추할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서. 언제 우리가 선지식인 스님의 말씀을 친견할 기회가 있겠는가? 특히 아내는 불교 신자이며 결혼으로 남편을 따라 천주교 신자가 되어준 고마운 사람이다. 그런 아내에게 두 스님의 맑고 청아한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고 담아보길 권했다.
이 책은 『법보신문』에 두 스님의 연재된 것을 묶은 것이다. 또한 책 표지 앞뒤가 같아 인쇄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에 한참을 생각했다. 그리고 두 스님의 이야기임을 한참 만에 알아차렸다. 역시 둔한 감각이 한몫했다. 그리고 알아차리곤 무릎을 내리쳤다. 세상에 이런 발상을, 생각의 전환 자체에 저절로 미소 지어졌다. 물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기대 이상이었고 어두운 밤 촛불이고 무거운 어깨를 한결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얼른 서평을 쓰고 아내에게 전해주어야겠다. 두 스님의 주옥같은 말씀에 행복한 시간이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130/pimg_7469602184586526.jpg)
●동은 스님●
Ⓑ 산사 일주문에 매달려 있는 풍경들은 그 절의 온갖 애환을 간직한 타임캡슐과도 같다. 바람결에 그 절절한 사연들을 모두 풀어내며 무상법문을 하는 것이다. 아마 나의 가슴 아픈 추억의 한 장면도 월정사 일주문 밖 어디쯤에선가 서성이고 있을 게다. -P11
Ⓑ 탑이란 무엇인가? 부처님을 대신하는 것이다. 탑은 곧 부처님이다. 탑 속에는 부처님의 사리나 경전을 봉안한다. 부처님 사리는 다비를 하고 난 후 타지 않고 남은 또 다른 부처님이다. 부처님의 온 생애가 사리라는 물질로 남아, 그분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제자들에게 형상을 대신하여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경전을 모시는 것은 그분의 가르침을 믿고 의지하며 실천하겠다는 맹세이기도 하다. -P28
Ⓑ 이렇듯 산다는 것은 걸어가야 할 때와 쉬어갈 때, 그리고 다시 일어나 걸어야 할 때를 알고, 그때를 놓치지 않도록 늘 깨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삶 자체가 기도이며 수행인 셈이다. -P85
●진광 스님●
Ⓑ 세상에 흠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며, 바람 없이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모든 과정이 삶이고 수행이며 깨달음이 아닐 수 없다. -P19
Ⓑ 나는 지금도 매 순간, 매일매일 또 다른 출가를 꿈꾼다. 출가는 단순히 집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 이 세계와 나 자신으로부터 ‘버림’과 ‘떠남’이 참 출가다.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 법이다. 그렇게 우리는 본래 내 집으로 돌아가려는, 귀가도중歸嫁途中의 영원한 나그네다. -P76
Ⓑ 너와 나, 우리 모두가 부처이자 보살이고 선지식인이며 더불어 함께 살아갈 길벗(도반)이 아닌가 싶다.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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