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 - 금을 삼키다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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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재밌어요.’하며 건네주었다.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되었다고 했다.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기약하고

한쪽 독서목록으로 탑을 이루었다. 연휴 기간 읽을 책을 고르기도 했고 순서가 되었다.

탐금, 책에 따르면 죽을 때까지 금덩이를 삼켜야 하는 고대 청나라의 형벌이란다. 배 속이 금덩이로 가득 차서 장이 파열되고, 다리가 부러져 일어설 수조차 없게 되며, 종국엔 기혈이 모두 막혀 사지가 썩어들어가는 걸 지켜봐야 하는 끔찍한 형벌이란다. 그만큼 지체 높은 왕족들만 받는 고급 형벌이라고 했다.

가만 보면 옛날엔 죄에 대한 벌이 아주 살벌하다. 그리고 직관적이고 직설적이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면 그 시절엔 배움이 기울어진 운동장이었고 그러다 보니 형벌들이 끔찍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도둑질을 하면 손을 자르고 남의 것을 탐하면 탐한 것에 대한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형벌이 가해졌다.

어찌 보면 탐금도 권선징악과 사필귀정으로 귀결되는 소설일 것이다.

특히 이 소설은 사람의 심리와 서정적 묘사가 백미인 것 같다. 요즘 고민하고 강력하게 끌리는 것에 명확한 정의를 내리고 있어 자꾸만 끌리게 되었다.

재미있다. 깊이가 있다. 본원적인 우리말의 어원적 소설이라고 표현하고 정의하고 싶다.

자칫 시간의 유연한 흐름에 아쉬움과 허탈함만 남을 뻔했는데 연휴 기간 알차고 결과물이 있는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자조한 음성이 가증스러울 정도로 따스했다. 재이가 당황하여 손목을 빼내려는 순간, 손바닥에 몽글한 면포가 내려앉았다. 미련 없이 돌아서 멀어지는 홍랑의 등 뒤로 뭉근한 담향이 번졌다. 그 아련한 향내에 촘촘히 땋아 내린 머리끝까지 다디단 전율이 일었다. 굳이 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갓 딴 찔레꽃이었다._P99

 

태생이 그렇가 보니 노비들은 절대 일을 만들어 하지 않는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주어진 일만 할 뿐이었다. 그마저도 상전에게 한번 잘 보이겠노라 열성으로 덤벼들면 다른 종들에게 미운털만 박혀 고달파진다. 하여 웃전의 불호령이 떨어지지 않을 딱 그 정도로만 일을 했다. 천것의 피기 흐르면 이미 대여섯 살에 딱 그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 감을 잡게 된다._P207

 

기억은 범람하는 강처럼 그를 덮쳤다. 그슬리고 터져 멍멍한 작금의 손끝을 일순 찌릿하게 만들었다. 중독이었다. 떨치려 하였건만 기억은 몸 여기저기에 기생하다가 기습적으로 재생되었다. 더 아름답게 왜곡되고도 찬란하게 덧그려졌다. 한층 짙고 은밀한 의미가 부여되었다. 더 치명적으로 포장되었다. 그 밤의 향기가 소환될 때마다 한참 검을 휘두른 것처럼 가쁜 쉼이 튀어나왔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기울이는 일이 이렇게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임을 몰랐다. 꽃잎으로 허기를 채우는 것보다 더 고프고, 살을 도려내는 쓰라림보다 더 절망적이었다. 향수는 고통스러웠다. 주제넘은 추억을 간직하려 드니 자꾸 목이 졸리는 것이리라._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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