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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없는 세계 - 21세기 지정학으로 본 화폐 경제
이하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이 무척 의미심장하다. 요즘 워낙 도발적인 제목들이 많다 보니, 이 의미가 뭘까, 정말 달러 없는 세계가 도래할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특이성을 지니고 있는데, 바로 7년 전인 2019년 쓴 <달러 없는 세계>를 바탕으로 당시에 저자가 풀어내고 예측했던 내용들이 2026년 현시점에서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를 중심으로 책을 서술한다. 솔직히 전 작을 읽지 못했지만, 책에 전작에 내용들이 담겨 있기 때문에 별도로 전 작을 구입하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사실 경제를 구체적으로,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배경지식은 상당하다. 세계의 경제가 어떻게 흘러왔는지에 대한 역사부터 시작해서 현재 기축통화로 사용되는 달러가 화폐경제의 중심의 역할을 차지하기까지의 일련의 내용들을 건너뛰기에는 흐름이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저자는 화폐경제 체제에서 알아야 할 부분들에 대해서는 배경과 흐름에 지면을 할애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세계의 경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이어져가는지 또한 책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제목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사실 경제하면 어렵고 딱딱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물론 어렵긴 하지만 실제 세계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바탕으로 서술되기에 이제서야 비로소 그 의미들을 깨달을 수 있기도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의 경제 제재 등에 대한 내용도 등장한다. 바로 그 지점에서 저자는 제목의 의미를 설명한다. 안타깝게도(?) '달러가 없는'의 의미는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자리를 상실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이란 전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의 트럼프는 이란과 러시아를 금융 결제망(SWIFT)로부터 배제시켰다.

그렇다면 굳이 스위프트를 거치지 않고 송금하면 안 되냐는 질문이 뒤따라올 수 있는데, 스위프트를 거치지 않는다는 의미는 전 세계 모든 은행들이 신뢰할 수 있는 국제간 결제가 배제된 나라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근데 여기서 저자는 달러 없는의 또 다른 의미를 집는다. 미국이 배제시킨 이 행위는 과연 어떻게 해석될까? 미국의 통화인 달러가 기축통화로 세계 어디서든 활용되고 있었는데, 배제를 시키는 순간 달러는 기축통화의 역할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그 약속이 깨지는 것이다.
결국 이 책의 제목이 가지는 의미는 바로 이 기축통화로서의 약속이 깨진 세계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벌인 것은 자신. 미국이다.
그럼에도 달러는 여전히 세계의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세계 거래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단시간에 달러가 기축통화로의 역할을 내려놓지는 않겠지만, 세계 경제는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중국의 위안화가 그 역할을 하기 위해 움직이고(하지만 아직 2% 정도로 미미한 상황이다.) 있다. 스위프트나 비자, 마스터 카드뿐 아니라 중국의 은련카드 등 기존의 시스템을 벗어나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과연 이들은 기축통화의 자리를 빼앗고 싶어서 그런 걸까? 저자는 경우의 수를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좀 더 다양한 대안을 가지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