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의 조각
이다 투르페이넨 지음, 정보람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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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의 표지를 여러 번 들춰보았다. 아무리 읽어도 이 책은 소설보다는 과학 서적이나 에세이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개를 닮은 표지 속 하얀 그림자의 정체도 너무 궁금했다. 근데 이 책 정말 소설 맞나?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스텔러바다소. 소설이라고 하지만, 1741년 바다소를 처음 발견한 박물학자 게오르크 빌헬름 스텔러의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다. 그 유명한 베링(선장은 완주를 하지 못하고 죽었지만, 그의 이름은 여전히 베링해협이나 베링 해 등에 남아있다.)이 인솔한 배에 타고 있었다. 그들의 목적은 향신료였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선원들이 괴혈병으로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숨졌다. 그나마 살아남은 사람이 바로 스텔러다.  박물학자답게 그는 선원들이 향신료를 찾아 나설 때, 동식물을 연구하며 주변을 돌아본다.





 배가 육지를 발견하지 못하는 가운데, 바람도 그들을 도와주지 않는다. 양식을 떨어져가는 가운데, 그들은 물개를 잡지만 지독한 향 때문에 물개를 포기하고 만다. 지역을 돌아보다 발견한 바다소. 처음에 바다소를 본 선원들은 인어라고 생각했다. 보통의 물개나 바다생물들과 다른 얼굴과 젖을 먹이는 바다소는 가슴이 사람처럼 발달해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바다소를 본 적이 없기에(이름도 낯설다. 바다사자, 물개, 바다코끼리는 들어봤지만 바다소는 처음이다. 오히려 듀공이라는 이름을 들으니 얼핏 그 모습이 떠오르긴 한다.), 바다소가 뭐지?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바다소를 처음 본 스텔러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바다소를 음식으로 삼기는 쉽지 않았다. 질기고 두꺼운 지방층 때문에 총알을 맞아도 끄떡도 안 했기 때문이다. 총에 맞아도 바다소 무리들이 둘러싸는 데다가, 결국 접근도 하지 못하고 가라앉는 바다소는 그림의 떡이었다. 


 특이한 것은 이 바다소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이 접근해도 도망가거나 위협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무기를 사용하는 인간에게 바다소는 당할 수 없었다. 결국 바다소를 포획하는 선원들. 두꺼운 지방층과 부드러운 고기와 엄청난 크기의 바다소는 선원들에게 훌륭한 식재료가 되었다.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스텔러에 의해 바다소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다. 문제는 바다소에 대한 무분별한 포획이 이루어지고, 결국 바다소는 너무 빨리 사라지고 만다. 



이후 이 바다소를 찾기 위한 여정이 펼쳐진다. 바다소의 뼈를 복원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이 왠지 모를 씁쓸함으로 다가왔다. 마치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당장 눈앞의 이익으로 희생시킨 생물종이 바다소만은 아닐 테지만, 결국 인간의 탐욕이 망쳐놓은 생태계의 이야기가 책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서 민망하기도 하다.


  무분별한 인간의 욕심과 그렇게 희생당한 생물들을 다시 복원하려는 인간의 모습이 겹쳐지니 망쳐놓는 사람 따로 있고, 지키는 사람이 따로 있음을 여실히 깨닫게 된다. 장편소설이라 하지만, 실제 역사 속 이야기로 등장하니 소설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지금도 어디선가 스텔러바다소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텐데... 부디 생태계로부터 원망들을 일들을 벌이지 않았으면 싶다. 제일 문제가 인간의 탐욕인데, 버릴 수 없다는 사실이 아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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