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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오소리와 갈매기 ㅣ I LOVE 스토리
메리로즈 우드 지음, 줄리아 기기니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6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을 읽고 큰 오해를 했다. 그렇다고 오소리와 갈매기만 쓰여있었다면, 달라졌을까?!
긴 줄이 있는 보통의 오소리와 다르게 머리 위로 점점이 있는 오소리 셉티무스는 다른 자신의 생김새 때문에 자신이 오소리인지 아닌지에 큰 고민을 가지고 있다. 보통의 오소리들은 숲속에 굴을 파고 그 안에 들어가서 사는 데 비해, 우리의 주인공 셉티무스는 바닷가 근처에 오두막을 짓고 살고 있다. 오두막집과 2인용 자전거까지고 가지고 있는 셉티무스는 친구를 원한다.
그러던 어느 날, 셉티무스의 오두막으로 찾아온 손님이 있다. 반가운 마음에 셉티무스는 차를 끓여 대접하는데, 차를 마시면서 줄줄 흘리는 손님. 불편함을 느끼는 손님을 본 셉티무스는 차를 접시에 쏟아준다. 그리고 과자도 부셔서 접시에 준다. 덕분에 손님은 맛있게 차와 과자를 먹는다. 그렇게 손님과 친구가 된 셉티무스. 친구 갈매기에게 걸리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다음번 만남에서 소라를 모으는 셉티무스를 위해 예쁜 소라를 선물하는 걸리. 셉티무스는 걸리의 선물이 무척 만족스럽다. 다시 걸리를 만난 셉티무스는 걸리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오페라를 같이 감상하려는 계획도 세우고, 2인용 자전거를 타고 시장에 가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걸리는 오페라도, 2인용 자전거도 불편하기만 하다. 급기야 시장을 걸어가다가 걸리의 작은 몸이 다칠 위험에 처할 지경이 된다. 셉티무스는 생각한다. 걸리가 좋아하는 것을 이번에는 자신이 해보기로 말이다.

걸리는 바다에서 사는 갈매기다. 당연히 바다를 좋아하는 걸리와 바다로 떠나기로 한 셉티무스는 장화와 간식, 의자 등 짐을 가득 챙겨둔다. 하지만 걸리는 그냥 몸만 가면 된다고 모든 짐을 다 내려놓길 원한다. 그렇게 걸리의 말대로 맨몸으로 바다를 향해 가는 셉티무스. 하지만 파도에 온몸이 젖고 급기야 모래까지 털 사이사이에 끼고, 뜨겁게 달궈진 모래사장이 고역이기만 한 셉티무스. 결국 온몸을 긁어대는 셉티무스를 보고 안타까움을 느끼는 걸리. 셉티무스는 바닷물과 모래 때문에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만 싶다. 다행히 부리로 셉티무스의 몸에 묻은 모래를 깨끗이 털어주는 걸리.

걸리와의 관계 속에서 셉티무스는 자신의 정체성에 고민이 생긴다. 걸리도 좋고, 바다도 좋지만 걸리와 너무 다른 자신이 과연 걸리와 계속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이다. 과연 오소리가 맞을까?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숲으로 들어가는 셉티무스. 오소리 무리를 만나게 되는데...
불량 오소리라는 단어가 어린 시절 여우와 두루미의 우화를 떠올리게 했다. 자신이 편한 대로만 대접하려는 모습에 둘은 결국 싸우고 마는 것처럼, 셉티무스와 걸리 역시 그런 관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둘은 친구관계를 유지한다. 어떻게 이렇게 다른 둘이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해보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셉티무스와 걸리가 좋은 친구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다.
자신이 불량 오소리라고 생각했던 셉티무스는 자신과 같은 무리가 있음을 발견하고, 이름의 뜻까지 알게 된다. 자신은 오소리가 맞다는 사실을 통해 오소리의 정체성을 되찾은 셉티무스는 친구 걸리를 찾아 나서면서 친구관계의 중요한 사실도 깨닫게 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를 위해 좋은 친구가 되는 것.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