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의 모험 : 열두 개의 저승 바다
정은경 지음, REDFORD 그림 / 소담주니어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바리야...... 어멍은 너에게 어떤 바당이었을까.

널 작은 내 품에만 두려 했던 게 나의 물숨이었구나......

​

비단 상어처럼......, 큰 바당에서 큰 물고기가 되어 마음껏 헤엄치거라.

바리데기 이야기는 드라마나 책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근데, 한 번도 이 책처럼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

 기존의 우리가 알고 있는 바리데기를 새롭게 각색한 바리의 모험은 기본 뼈대는 같다. 자신을 버린 부모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저승으로 향해 불사의 약을 가지고 돌아와 부모를 살린다는 내용은 같다. 하지만 기본 뼈대를 제외한 많은 부분이 새로웠다. 덕분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는 기분이 들었다.

​

 난산 끝의 용왕(여성)은 출산을 한다. 이미 아이의 아버지이자 용궁의 신하였던 그는 세상을 떠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았다. 그렇게 용왕은 자신이 낳은 아이를 한 번도 안아보지 못한 채, 벼리라는 이름만 적어서 아이를 조개껍데기 침대에 넣어 떠나보낸다. 하지만 아이는 죽지 않았었다. 우여곡절 끝에 제주바다로 떠밀려 온 아이를 건진 것은 해녀 공덕이었다. 

​

 사실 공덕은 얼마 전 남편과 4살 된 딸 오름이 그리고 뚱냥이 고넹이(고양이)를 바당(바다)에 폭풍우에 잃었다. 유일한 삶의 낙이던 사랑하던 가족들을 잃은 공덕 앞에 나타난 아기. 물에 번져 벼리라는 이름을 바리라고 부르며 바리를 키우며 해녀 일을 한다. 

​

​



​

 물에서 가족들을 잃었기에 공덕은 바리가 바다에 나오는 것도, 해녀로 사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저 공부를 해서 편하게 살았으면 할 뿐이다. 하지만 바리는 그런 공덕이 답답하기만 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다 안된다고만 하는 어멍 공덕이 미울 뿐이다. 성장하면서 푸른 눈에 보라색 머리를 가진 데다가, 꽃잎으로 요술을 부리는 모습을 남들이 보고 바리를 내칠까 봐 공덕은 공덕대로 걱정이 앞선다.

​

 제주 바다의 해산물들이 자꾸 적어진다. 물 질로 먹고사는 해녀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알고 보니 용왕이 죽을병에 걸렸던 것이다. 그녀를 살리기 위해서는 저승 바다에 있는 해골꽃이 필요했다. 그리고 용왕은 죽은 줄 알고 버렸던 벼리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바리 또한 자신이 용왕의 딸인 것을 알게 되고, 그런 용왕을 살리기 위해 제주 망아지 몽생이를 타고 저승 바다로 향한다.

​

​

​



​

 한편, 사라진 바리가 해골꽃을 찾아 저승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공덕은 바리를 찾기 위해 혼이 되어 저승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만난 귀신 사당패의 돗가비(도깨비) 가비와 팔척귀신 팔척이, 달걀귀신 계란이를 만난 소녀 공덕은 12층의 저승 바다에서 동수자의 꽃밭에서 해골꽃을 훔치다가 걸려 바리가 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

 낳은 부모와 키운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는 매체나 이야기들을 통해 종종 듣게 된다. 실제 바리데기 이야기도 그렇고, 바리의 모험도 그렇고 낳은 부모를 구하기 위해 저승으로 향하는 바리(벼리)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하지만 바리의 모험은 그 안에 마음을 졸이며 바리를 키웠던 공덕의 이야기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춘다. 결국 자신의 목숨까지 담보로 딸 바리를 찾아 나선 공덕의 모습이 정말 엄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이 책을 읽으면서 82년생 김지영이 떠올랐다.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 준 책이었기 때문이다. 바리의 모험 역시 그랬다. 진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 공덕. 그리고 그런 공덕의 마음을 알았던 바리. 바리 덕분에 목숨을 구한 용왕. 이 세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바리야...... 어멍은 너에게 어떤 바당이었을까.

널 작은 내 품에만 두려 했던 게 나의 물숨이었구나......

​

비단 상어처럼......, 큰 바당에서 큰 물고기가 되어 마음껏 헤엄치거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