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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꽃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몇 년 세월에 그녀는 왜 그렇게 슬프고 우울하게 변했을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 작가의 신작 서리꽃. 책의 첫 장을 넘기며 놀랐다. 세상에 직업병이 참 많다고 하지만, 이 정도 일 줄이야! 평생을 글을 써왔던, 작품과 바꾸었던 노 작가의 병상일지 같은 이야기들에 무척 놀랐다. 그렇게 시작한 서리꽃이어서 그런지, 조금 다르게 보이기도 했다.
재벌 2세 이재이가 미국에서 귀국한다. 4년 만의 일이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절친이자 동기인 민태석을 만난다. 철학과 동기인 태석은 대학 때 만났던 정은하와 결혼을 했다. 그렇게 태석 부부와 함께 나온 사람은 윤소인이다. 공교롭게 이들이 만난 날은 재이의 생일이었다. 은하는 자신의 동기인 소인과 재이의 소개팅을 전제로 아예 판을 짠 것 같았다. 귀국하자마자 이런 자리는 부담스러울 만도 한데, 재이는 고맙기만 하다.

대학 재학 시절, 자신의 시에 그림을 그려준 미술학도. 그녀가 그려준 그림에 만족스러웠지만 말주변 없던 재이는 차마 감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만난 자리에서 첫눈에 반한 재이.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도 못한 채 쫓기듯 미국 유학 길에 오르게 된 재이. 형과 함께 가업을 이어받으라는 아버지의 독촉에 강제로 가게 된 미국행에서 경영학을 배우게 되지만, 1년 만에 그만두고 다시 철학을 공부한 사실은 비밀이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외로운 시간 속에서 오롯이 재이를 붙들어주었던 것은 소인에 대한 그리움과 소인이 그렸던 반 고흐의 작품뿐이다.
4년여 만에 다시 만난 소인은 과거와 많이 달라져있었다. 반짝이던 눈은 흐리고 슬픔에 가득 차있다. 태석으로부터 소인의 가정 이야기를 듣게 된 재이는 가슴이 아프다. 그녀를 고통에서 단박에 벗어나게 해주고 싶었다. 그러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야 할 터. 그 옛날 태석이 은하에게 했듯 장미꽃 한 송이 프러포즈는 자신이 없다. 결국 유학시절 내내 소인을 떠올리며 썼던 그 일기 같은 시 한 줄을 적은 수첩을 포장해서 소인의 미술 학원으로 달려가는데...

4년여의 헤어짐이 이렇게 빠르게 그들을 하나로 만들지 몰랐다. 순식간의 연인이 된 재이와 소인. 수중의 현금이 없었던 재이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결국 자신의 유산 지분을 포기하고 형 재균으로부터 현금과 가맹점을 받게 된다. 키다리 아저씨처럼 등장한 재이. 그리고 그런 재이의 사랑을 지키고 싶은 소인. 과연 이들의 사랑은 어떤 결말을 가지게 될까?
사랑을 해본 사람은 안다. 주어도 계속 주고 싶은 마음을, 상대의 고통과 아픔을 같이 끌어안고 울게 되는 마음을, 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을. 고통스러운 5년의 긴 터널은 소인의 눈에서 반짝이는 생기를 앗아간다. 물감을 살 돈조차 없어서 그림을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소인의 삶에 따뜻한 햇볕 같은 존재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 햇빛은 5년의 고통을 보상해 주듯 그녀의 삶을 어둠에서 빛으로 조금씩 끌어내준다. 하지만 왜 자꾸 불안하기만 할까? 2권을 읽어봐야겠다. 이들의 사랑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