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신화
김준 지음 / 파지트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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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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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포스 가디언을 보고 자란 것은 아니지만, 꽤 재미있게 보았다. 사실 나는 단행본으로 먼저 만나긴 했지만 말이다. 후에 그리스 로마신화 원전을 보면서 몇 명 유명한 이야기만 담았나 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오해가 상당수 풀렸다. 아무래도 주된 시청자나 독자층이 초등학생들이다 보니, 수위 조절이 필수일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 자연스레 잔인하고, 너무 진한 내용들은 잘려나가다 보니,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꽤 비중 있는 이야기일지라도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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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그 당시 올림포스 가디언을 보고 자란 세대를 위한 A/S로 준비하였다고 한다. 물론 그 당시 만화를 봤던 아이들도 이제는 훌쩍 성인(찾아보니 방송은 2002년에 나왔다고 한다. 당시 만화를 보던 10살 초등학생이라면 지금은 34살)이 되었을 테니, 책의 내용조차 그리 수위가 높지 않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워낙 많은 막장드라마들의 영향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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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에서 가장 잔인한 장면을 꼽자면 마르시아스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아테나가 버린 피리를 주어 불었던 사티로스. 그의 연주 소리에 동물들이 모여든다. 거기까지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우쭐해진 인간은 결국 신에게 도전을 한다. 책 안에 등장했던 대부분의 벌을 받은 인간들을 교만했기 때문이다. 조금만 잘하면 바로 신에게 결투를 청한다. 그리고 신을 이긴 인간은 없었다. 결국 그들은 동물로 변하거나, 곤충이 되거나, 끔찍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마르시아스 역시 마찬가지다. 음악의 신 아폴론에게 연주 대결을 청한다. 심판들이 지극히 아폴론 쪽에 가까운 무사이(음악과 시의 여신 9명) 였지만 첫 번째 대결은 무승부로 끝난다. 이것만 해도 대단한 것 아닌가? 음악의 신인 아폴론과 대등하다고 하면 만족했어야 했다. 하지만 2차전에 돌입한다. 이번에는 악기를 반대로 해서 연주하란다. 솔직히 아폴론도 너무한 게, 편파판정이 가능한 여신들을 심판으로 삼은 것 부터도 그런데 악기를 뒤집으라니... 본인이 연주하는 리라는 뒤집어도 소리가 나지만, 피리는 뒤집어서 절대 소리가 안 난다. 당연히 마르시아스는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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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아폴론은 그의 피부를 벗겨내는 형벌을 내린다. 살아있는 상태로 말이다. 그의 그림은 최후의 심판 그림 한가운데 남아있다. 참고로 마르시아스가 연주했던 악기가 현존하고 있다. 바로 오보에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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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그리스 로마신화를 꽤 많이 읽었다 생각했는데,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들이 꽤 된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현재도 우리 곁을 꿋꿋하게 지키고 있다. 의외로 이게 신화 속 인물에게서 나온 글자였어?!를 외칠만한 내용들이 상당하다. 몇 개만 예를 들자면 헤파이스토스 이름. 불칸(로마식)은 볼케이노(화산)를 뜻하는 단어로, 불캐니제이션(가황 처리)는 자동차 타이어와 운동화 밑창에 쓰이는 단어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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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라의 이름 유노(로마식)은 6월을 뜻하는 준(June)으로 남아있는데, 영어권에서는 6월의 신부라는 표현이 있단다. 이게 우리나라의 5월의 신부와 같은 의미인 지는 모르겠지만, 6월에 결혼한 신부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다는 옛말에서 나왔단다. 글쎄... 초를 치고 싶진 않지만, 헤라가 과연 행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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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에 가면 있는 남녀 표시는 과연 어디서 나왔을까? 이 또한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나왔단다. 남자(♂)는 아레스에서 나왔고, 여자(♀)는 아프로디테에게서 나왔단다. 아레스는 헤라와 제우스의 아들로 전쟁의 신이다 보니, 남자의 기호는 방패와 화살에서 따온 것이고, 여자의 기호는 거울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 둘은 또 막장 불륜이다. 참고로 아프로디테의 남편이 누구일까? 바로 헤파이스토스다. 그 유명한 대장간의 신이자 추남의 대명사 그리고 엄마와 아빠에게 버림받은 가련한 아들. 다시 보자면, 헤파이스토스와 아레스는 형제다. 엄마 아빠가 똑같은 형제. 근데, 그런 헤파이스토스의 아내(형수인지 제수인지는 모르겠지만)인 아프로디테와 아레스가 바람을 피운다. 그 사실을 알고 거미의 줄 보다 더 가늘고 촘촘하게 투명으로 만든 헤파이스토스는 자신의 침실에 그것을 설치한다. 이를 모르는 이 두 남녀는 결국 나체로 정을 통하다 딱 걸린다. 모든 신들을 집으로 불러 모아 이 장면을 보여주는 헤파이스토스. 솔직히 고소하다고 하기엔 가슴이 너무 아프다. 하... 이런 막장들이 신화 속에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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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며 확실히 A/S를 받은 느낌이 가득하다. 그리고 신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인생에 대해 소포클레스의 한 줄을 곁들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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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라이가 실을 자르는 시간은 정해져있지만,

결국 그 실을 어떻게 쓰느냐는 인간이 결정한다.

p. 109


모이라이가 실을 자르는 시간은 정해져있지만,

결국 그 실을 어떻게 쓰느냐는 인간이 결정한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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