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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타는 미술관 - 그림과 연애하듯 살아가다, 감상X데이트코스X아트테크
김용임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피카소는 알고 있었을까? 누군가에게는 전쟁보다 훨씬 잔혹한 사람이 바로 그였다는 사실을.
이제 막 미술을 알아가고 있는 독자다. 오래도록 미술은 보기만 해도 어렵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미술에 관심을 가지는 아이 덕분에 나 역시 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가장 이질감 없이 접할 수 있는 매체는 책이었고, 그렇게 매년 1권 이상의 미술책을 읽는 목표를 세우고 실천했다. 그렇게 몇 년을 읽다 보니, 조금씩 눈에 들어오는 명화들이 생겼다.
썸타는 미술관이라는 책 제목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여기서 썸의 주어는 과연 무엇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제목의 의미는 다분히 중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위 연애 전 단계라 부르는 썸의 주어는 미술 혹은 작품이기도 했지만, 연인들을 위한 미술관 데이트서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술과 썸을 탈 정도의 설렘과 사랑이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를 상상하면서 책을 읽었다.

책안에 작품들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과거는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화가와 작품들의 이야기 기고, 현재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핫한 작품들 이야기다. 올해 소개된 작품들도 책 안에 소개하고 있는 이유는, 다분히 저자가 현직에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썸이라는 단어에 자꾸 집중해서 그런지, 저자가 소개해 주는 과거의 작품들은 오래된 연인을 의미하는 것 같았고, 근래의 작품들은 막 소개팅(?)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그렇게 생각하고 읽으니 또 그만의 신선한 맛이 있다.
그래도 몇 년 동안 미술책을 읽어서인지, 연애와 사랑에 관한 테마로 쓰인 중반부 이후의 글에서 소개된 화가들의 이야기는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들의 삶이 묻어난 그림들을 다시 보면서 그 안에 우러나있는 여러 사랑과 관련된 감정들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에드워드 호퍼의 <룸 인 뉴욕>이라는 작품을 보면서, 나 역시 저자와 동일한 느낌을 받았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단절된 둘의 모습에서 요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살짝 긴장감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된 이정인 화백의 복 그릇이라는 작품을 보면서 한참 눈이 갔다. 크론병으로 순탄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화가의 이야기와 연목구어라는 사자성어를 설명하면서 그 안에 담긴 역설의 의미를 찾아낸 저자의 안목에 나 또한 고개가 끄덕여졌다. 생명력 넘치는 물고기들이 물이 아닌 그릇 안에서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장관에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슴이 벅차기도 했다.
또 중간중간 미술관과 썸 타는 팁들과 국내 미술관 추천 가이드는 실제적으로 미술을 감상하는 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덮으며 들었던 생각은 작품 감상은 미술관 안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당연히 작품을 감상하면서도 할 수 있지만, 미술관을 향해 가는 길에서, 감상을 하고 나온 후 카페에서, 집으로 향하는 길목에서도 감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