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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일까? - 개정판 ㅣ 가나 뿌리 책장 2
유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가나출판사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한번 즈음 꿈꿨던 백설 공주의 로망. 흰 피부에 아름다운 외모는 아마 누구나 한번 즈음 선망했던 대상이었을 것이다. 이 책에도 그런 백설공주가 등장한다. 동화에 나온 진짜 백설 공주와 백반증을 앓는 소녀 여름이.
알비노 계 피부질환으로 알려진 백반증이 햇빛을 보면 더 심해진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고민들이 한 소녀를 웅크리게 만든다.
여름휴가를 갔다가 거울을 하나 주운 여름이. 근데 그 거울과 함께 백반증도 얻게 된다. 발목 부분에 하얀 꽃잎 같은 게 생겼고, 아무리 떼어내려 해도 떼어지지 않았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하얀 점이 점점 커지면서 무릎 가까이까지 올라온다. 그제야 여름이는 고모에게 자신의 피부를 보인다. 병원을 찾은 여름이에게 의사는 백반증으로, 스트레스받지 말고 햇빛에 피부를 노출시키지 말라고 한다. 물론 레이저 치료를 하긴 하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치료를 안 하게 되면 피부는 물론 머리카락과 눈썹도 하얗게 변할 수 있단다.
그리고 그날부터 여름이는 겨울에도 긴팔 옷을 입고 다니는 아이가 되었다. 부모님과 헤어지고 고모와 같이 사는 여름이는 가뜩이나 위축되는데, 긴팔을 입고 다니는 여름이를 보고 아이들은 여러 가지 억측을 해댄다. 그러던 중, 같은 반에 눈에 띄게 예쁘고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유나를 만나게 되는 여름이는 유나 덕분에 조금씩 반 아이들과 친해지게 된다. 유나는 말그대로 인싸였기 때문이다. 그림을 잘 그리는 여름이를 보고 유나는 자신의 그림을 부탁하는데, 유나를 그린 그림을 본 아이들은 조금씩 여름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유나처럼 예쁜 아이가 되고 싶다는 선망을 가진 여름이는, 처음으로 자신의 병을 유나에게 이야기한다. 놀라운 것은 유나의 초록색 눈도 여름이와 같은 상황이었단다. 백반증을 가진 여름이는 그 일 때문에 위축되어 지내는데, 유나는 오히려 그런 초록색 눈이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한 여름이.
하지만 체육대회에 가장행렬에 뽑힌 유나는 자신보다 더 예쁘다는 찬사를 받은 여름이가 못마땅해지고, 노골적으로 여름이를 밀어내기 시작하는데...

책 안에는 여름이뿐 아니라 백설 공주와 그녀의 새엄마가 되는 루시아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어느 날부터 루시아의 몸에도 하얀 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유모는 그런 루시아를 걱정해 성의 가장 높은 탑에 루시아의 방을 만들어준다. 사실 루시아의 엄마 역시 백반증을 앓았는데, 머리와 눈썹까지 하얗게 변한 왕비는 카젠 백작에 의해 마녀로 몰려 죽음을 당했던 것이다. 화장으로 백반증을 가리던 루시아는 청혼을 했던 왕자에게 자신의 모습을 들키게 되고, 결국 왕자가 아닌 이웃나라의 나이 많은 왕과 결혼을 하게 된다. 자신의 모습에 의기소침했던 루시아는 점점 마음을 닫아건다. 그런 왕비 루시아에게 다가온 왕의 딸인 백설공주. 백설공주는 루시아를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그녀에게 다가간다. 백설공주가 공포에 떨게 해주고 싶었던 루시아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만, 공주는 놀라기는커녕 아름답다고 이야기해 준다. 하지만 말 한마디에 오해가 생긴 왕비는 결국 우리가 아는 책의 내용대로 공주를 죽이기로 결심하는데...
루시아와 여름이 모두 백반증으로 인한 상처가 있다. 이는 몸뿐 아니라 마음에도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리고 이런 둘을 부추기는 건 바로 거울이었다. 백설 공주에게 마음을 열고자 하는 루시아에게 모진 말을 내뱉으며 결국 공주의 죽음을 종용하는 거울. 여름이 역시 마찬가지다. 거울을 통해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기가 죽고, 반대로 유나를 동경하기만 한다. 하루라도 유나처럼 되고 싶어서 피부에 독이 되는 크림을 마구 바르기도 한다.
과연 루시아와 여름이는 거울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의기소침하고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지 못하는 둘의 이야기 속에서 나 또한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에 빠져 살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자신만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모습을 찾아가는 여름이와 루시아를 통해 진한 여운을 맛보게 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