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였다 내가 죽였다
정해연 지음 / 반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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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진실을 찾는 건 숨겨놓은 보물찾기를 하는 게 아니야.

숨기다가 실수로 덜 덮은 쪽을 잡고 죽 잡아당기는 일이지.

어디라도 덜 덮인 데가 있을 거야. 걱정 마.

순향 빌딩 2층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있는 김무일은 저작권 기획소송만을 하는 변호사다. 불법으로 올린 책이나 영상들을 찾아 그에 대해 약식 소송을 걸어 돈을 버는 것인데, 보통 이렇게 걸리는 경우는 대부분 청소년들이 많단다. 그렇기 때문에 저작권 기획소송은 돈벌이는 되지만,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변호사 취급을 받지 못한다.  무일이 일반 소송보다는 저작권 기획소송만을 파고들자 변상영 사무장은 사표를 낸다. 결국 그런 변사무장을 붙잡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를 소송을 하겠다고 말하는 무일 앞에 떡하니 나타난 의뢰인은 바로 순향빌딩의 건물주인 권순향이었다.


 그리고 그가 맡긴 사건은 살인사건인데, 바로 이 순향빌딩에서 7년 전 사망했던 302호 임차인 정현을 자신이 죽였다고 자수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혹스러운 무일은 우선 동창이고 순향빌딩 거주자이자 은파경찰서 형사 1팀에 근무 중인 신여주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그녀에게 순향이 살인사건에 자수를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와 7년 전 사건에 대한 내부 수사자료를 요청한다. 그렇게 집을 향해 오는 길에 갑자기 검은 그림자를 본 무일은 급하게 여주를 밀쳐낸다. 정신을 차린 두 사람 앞에는 한 구의 시신이 보였다. 바로 순향빌딩 5층에서 투신한 시신이었다. 그리고 그는 바로 권순향이었다.  


 자수를 하겠다는 권순향의 자살은 뭔가 믿기 어려웠다. 위에서 떨어지는 권순향을 봤을 때, 꼭 누군가 순향을 던진 것처럼 낙하를 했기 때문이다. 찝찝함 앞에서 여주는 자신의 팀 팀장인 윤홍길에게 사건에 대한 내용을 전한다. 타살이라고 의심되는 부분까지 이야기하지만, 홍길의 반응이 영 이상하다. 


 7년 전 정현은 자살했다고 하는데, 당시 그의 집에서 발견된 카메라에는 각종 포르노와 야동이 나왔다. 그가 사망한 모습뿐 아니라 그가 죽기 전에 올렸던 내용들 중에는 가학적인 행위를 위해 파트너를 모집한다는 글도 있었다. 교육자 집안인 정현의 가족들은 불미스러운 정현의 죽음을 묻으려고 했다. 부검은커녕, 쉬쉬하며 짐도 밤에 뺄 정도였다. 그런 정현이 자살아 아닌 타살, 그것도 순향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니... 뭔가 석연치 않았다.


 7년 전 사건 기록에는 보통의 사건과는 달리 엉성하게 조사를 하고 자살로 판명하고 덮으려고 했던 모습이 드러나있었다. 정현의 직업조차 기재되어 있지 않았으니 말이다. 결국 정현의 여동생 정희를 찾은 여주는 정현이 국정원 직원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7년 전 사건의 담당 형사가 자신의 팀장인 윤홍길이었다는 사실에 석연치 않음을 확신한다. 






수사를 해 나갈수록, 위협을 받던 여주는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갑자기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트럭을 발견한다. 무일과 겨우 트럭을 피한 여주는 홍길이 트럭 기사를 사주한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홍길의 집에 불이 나서 홍길은 큰 화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다. 진실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목숨의 위협이 심해지지만, 형사로서 사건을 포기할 수 없던 여주는 홍길이 급하게 휴가를 냈다는 사실이 찝찝하기만 하다. 그리고 사건과 관련해서 그들이 자신을 건드릴 수 없다는 이야기가 도청되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하지만 홍길이 남긴 증거를 찾기 위해 갔던 터미널에서 자신보다 먼저 다녀간 사람이 같은 과의 후배 이상호라는 사실을 알게 된 여주는 배신감을 느끼는데...


 국정원이라는 한마디만 해도 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려졌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국정원에 이미지가 워낙 안 좋게 박혀있기 때문일 것이다. 상호도, 홍길도 믿을 수 없게 된 여주의 분노와 답답함이 너무 안타까웠는데, 그래서인지 작품에 등장하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어서 계속 의심하면서 책을 넘겼던 것 같다. 결국 현실을 그대로 빼닮은 이야기는 씁쓸하기만 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목숨의 위협 앞에서도 끝까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여주와 그런 여주를 돕는 무일의 이야기는 꽤 인상 깊었다. 그리고 마치 다음 편으로 이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확인해 보니, 동 작가의 "내가 죽이지 않았다"가 후속작인 것 같다. 다음 편도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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