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는 자본주의 - 돈이 두렵고 인생이 불안한 현대인을 위한 최소한의 경제 교양
마루야마 슌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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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전혀 다른 저자와 출판사임에도 얼마 전 읽었던 글로벌 카지노와 겹치는 맥락이 있어서 신기했다. 우리는 이제는 포기도, 무시도 할 수 있는 자본주의에 깊숙이 들어와있다. 이미 뼛속까지 자본주의화되어서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자본주의라는 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과연 자본주의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돈 없이 살 수 없는 자본주의로부터 내 주머니를 지키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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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초반에는 지극히 일본 경제의 역사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어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사실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자본주의와 경제학의 역사에 대해 알고 싶었는데, 너무 지극히 일본의 경제사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다행이라면, 초반에만 그랬고 뒤로 갈수록 자본주의의 역사와 발전사, 경제학자들의 이론과 함께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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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본주의를 산업혁명에 의해 태어난 경제체제라고 말한다. 만약 산업혁명이 없었다면, 자본주의가 이만큼 큰 성장을 이룰 수 없었을 거라는 말에 나 역시 공감한다. 자본주의는 생산과 그에 따른 재화를 모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났는데, 문제는 인간의 욕심과 욕망이다. 인간은 만족을 모르는 존재이기 때문에, 더 많은 부를 쌓으려는 데서 바로 자본주의의 문제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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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현대자본주의의 특징으로 3가지를 말한다. 세계화, 디지털화 그리고 경제의 소프트웨어화와 서비스화다. 디지털화는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을 생산해냈는데,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세계 10대 기업을 보더라도, 실제 공장을 가지고 있는 기업보다는 무형의 프로그램과 같은 소프트웨어나 가상의 공간을 활용하는 서비스 사업이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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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인간의 정신과 감정까지도 상품화하는 사회 속에서 자본주의는 가파르게 발전하고 있다. 책 안에서 흥미로운 논점을 몇 개 발견했는데, 그중 하나는 경제학자 케인스가 예로 들었던 미인대회 투표다. 예쁜 후보에게 투표하시오!에 하나의 조건이 추가된다. 바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에게 상금을 주겠다는 조건이다. 이렇게 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된다.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후보가 아닌, 남들이 표를 가장 많이 주는 후보를 찾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즉, 정답이 아닌 정답처럼 여겨지는 것을 찾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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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인스는 뜬금없이 자본주의를 설명하면서 왜 미인대회 투표를 들고나온 걸까? 케인스가 주장하는 내용은 이렇다. 주식투자자들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주식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은 주식에 몰린다는 사실이다. 결국 이는 가치에 대한 판단이 아닌 입소문에 의해 주가를 올릴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결국 이 이론은 주의력 경제라는 말로도 표현된다. 즉, 타인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에 나 또한 동조하며, 그에 마음이 동요하는 것을 이익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한다. 마음이 동하면 결국은 지출로 이어지니, 플랫폼들이 경쟁적으로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에 혈안이 된 것 또한 이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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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의 자본주의의 발전사를 이론적으로 설명했던 것과 달리, 이 책은 마치 심리학이 가미된 것처럼 현대의 자본주의를 냉철하게 판단한다. 특히 sns를 통해 그럴듯하게 꾸민 사진들과 좋아요의 심리는 자본주의에 고스란히 투영된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으로 자본이 쏠리는 현상은 바로 케인스가 설명한 그 내용과 결을 같이한다. 문제는 그런 비교 심리로부터 오는 감정의 피로감은 현대인들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어간다는 사실이다. 이 또한 부익부 빈익빈의 한 예라는 사실이 너무 씁쓸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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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단어는 욕망이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 단어는 역설이다. "화와 복은 꼬아놓은 새끼줄과 같다."라는 표현은 사자성어 새옹지마를 떠오르게 한다. 극단적으로 치닫는 태도와 흑백논리, 욕망에 사로잡혀 진짜를 놓치는 사회 속에서 현 상황을 바라보고 때론 내려놓는 역설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내 감정을 지키기 보다, 타인의 삶에 매료되는 생각을 우선 내려놓는 것. 거기서부터 자본주의에 대한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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