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구 똥을 찾아라!
김태호 지음, 조윤주 그림 / 예림당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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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은 개가 눈 똥이니까,
개똥이 많다는 건
개가 잘 먹고 잘 산다는 얘기잖아.
개가 잘 살면 사람도 마찬가지야. p.74

너희가 모르는 곳에
갖가지 인생이 있다.
너희 인생이 둘도 없이 소중하듯
너희가 모르는 인생도
둘도 없이 소중하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모르는 인생을 사랑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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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부신 친구 나폴리 4부작 1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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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라와 레누. 나폴리 4부작은 두 여인의 이야기다.  구두수선공, 시청 수위, 고리대금업자, 목수, 철도원, 야채장수, 제과점 등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도시 재건 사업이 시작되던 1960년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작가는 여자들이 글을 배워 직접 쓰기 전에는 인식조차 되지 못했던 여자들의 우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정이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 부르짖던 거창한 '의리'는 등장하지 않는다.  부모와 형제들의 감시 속, 극도로 제한된 활동 반경에서 평범한 일상의 재건을 꿈꾸던 사람들처럼 스스로의 인생을 만들어 가기를 원하고 서로의 거울이 되어 주었던 두 여자.  교육, 환경, 시간의 제약은 그들을 시시 때때로 친구이자 엄마, 선생님의 대리자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며, 조용하지만 천천히 세상을 향한 잰걸음을 준비하도록 했다.


 

어른들은 어제, 그제, 길어봤자 한 주 전의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를 살아가며 내일을 기다린다. 그들은 그 이상의 것에는 관심이 없다. 아이들은 어제의 의미, 엊그제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내일의 의미도 알지 못한다. 아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현재이고 지금이다. p.29

그들의 이야기는 돈 아킬레 지하실 속으로 사라져 버린 레누의 인형처럼, 깊숙이 어딘가 묻혀버린 나의 유년시절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지만 다른 아이의 친절한 눈빛과 몸짓에도 경계심을 불태웠던 나의 단짝 친구의 모습이 어른거리기도 했고, 사내의 눈빛과 손길의 짜릿함이 아닌, 누군가의 모습을 이유도 모른 체 기다리고 갈망하던 시절의 아름다움에 나도 모르게 가슴 언저리가 찌릿한 기분이 들었다.  
라파엘라 체룰로, 리나, 또는 릴라라고 불리던 소녀.  그녀는 레누의 무의식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는 직관과도 같은 존재였다.  레누가 생각하지 않고 어떤 일을 결정할 때 그녀는 늘 릴라와 같은 행동을 했다.  지노의 호기심에 스스럼없이 옷을 들어 올려 가슴을 보여준다거나,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마을에서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대로 바다로 향하게 하는 힘.  직관의 힘은 순수하고, 강렬하고, 매혹적이며, 아름답다.  레누에게 릴라는 쫓아가야만 하는 이상향의 모습이자 평범한 일상을 한 단계 뛰어넘어 다른 세계로 향하는 꿈을 갖게 해주는 강렬한 태양과 같은 존재였다.  나의 릴라.  돈 아킬레 지하실에 묻혀 잊힌 나의 릴라가 책을 읽는 동안 번갯불이 번쩍이듯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번개가 치고 난 후에는 어김없이 큰 폭풍우가 들이닥친다.  소설의 도입부에 사라진 릴라처럼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나의 릴라를 이 책이 끝나게 되면 휘몰아치는 폭풍우 속에서 찾을 수 있을까.  

내면의 릴라 찾기와 더불어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가족들의 일상을 통해 1960년대 이탈리아의 사회와 경제 변화의 모습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었던 점이다.  또한 1945년에 여성의 투표권이 생긴 이탈리아에서 그녀들의 유년기의 모습과는 다르게 전개될 여자들의 모습을 기대하고 희망하게 해주었다는 점도 같은 여자인 내게 의미 있게 다가왔다.
2차 세계대전 후 이탈리아는 당시 유럽의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기독교 민주당, 사회당, 공산당이 공존하는 다당 체제의 혼란의 시기였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전쟁 전보다 산업 생산량이 2배 이상 증가했던 경제 부흥기였다.  대부업을 하는 돈 아킬레에 대한 과장된 얘기나, 주점 겸 제과점을 운영하며 좋은 차를 가지고 여자들을 희롱하는 솔라라 집안의 마르첼로와 미켈레는 신흥 부자들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그러나 로마 건국의 기초를 다진 영웅 아이네아스의 일대기를 다룬 <아이네이스>에 대한 릴라의 생각과 그 주제를 통해 글을 써 극찬을 받았던 레누의 작문 사건은 눈부신 경제 성장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어둡고 침침한 도시의 미래가 어떤 것인지 넌지시 암시하고 있었다.  이것은 앞으로 그들 앞에 벌어질 사건의 중심에 '부'가 중요한 위치에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들이 빈곤으로부터, 종속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필요한 열쇠는 '부'에 대한 끊임없는 열망이었기 때문이다.

전쟁의 전후, 사랑의 전후, 삶의 전후.  릴라가 가장 궁금해하던 '예전'의 기준이 되는 최초의 순간은 과연 존재할까?  그리고 그들의 시작과 끝의 경계는 어디였을까.  릴라와 레누.  그들의 내적 성장과 외적 성장의 거대한 톱니바퀴는 그들도 모르는 사이 서로 맞물려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두 개의 거대한 톱니바퀴는 '세계'라는 커다란 시계가 되어 그들을 전혀 낯선 시대로 이끌고 있었지만 정작 그들은 그것을 알지 못했다.  
릴라의  꿈이었던 신발 만들기와 레누의 꿈이었던 책 쓰는 일은 어떻게 될까?  릴라는 결혼과 함께 자신만의 신발을 만들 수 있을까?  레누는 니노와 운명적인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나는 이 책을 읽지 말았어야 했다.  릴라의 결혼식에 등장한 마르첼로의 발에 신겨진 릴라의 구두의 모습이 마지막이었던 1권이 끝나자마자 2권을 사야 했다.  두꺼워서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안나 카레니나 1권을 읽었던 때처럼.  16세기 프랑스 작가 몽테뉴는 “보통 여자들이 지닌 능력은 영적 교감을 나누기에 부적합하며, 여자들의 영혼은 그렇게 견고하고 질긴 관계의 압박을 견딜 만큼 튼튼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썼다.  작가 몽테뉴가 살아있다면 그에게 보여주고 싶다.  엘레나 페란테의 <나의 눈부신 친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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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 공주
리주어잉 지음, 강상훈 옮김 / 스마트베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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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책쓰기다 - 인생의 돌파구가 필요한 당신
조영석 지음 / 라온북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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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뭘 좋아하나, 나는 뭘 잘 먹나,
나는! 나는! 네 인생에서 네가 상전이다.


 

KBS 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나오는 설희 엄마의 대사다.  남자친구인 주만이가 좋아하는 것은 줄줄이 꾀고 있지만,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투자도 안 하는 설희.  요즘 세상에 이런 여자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댓글을 살펴보니 의외로 가부장적인 가정환경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많은지 공감 일색이다.  솔직히 나도 그렇다.  설희처럼 주변 사람들의 취향과 선호는 잘 관찰하고 기억하면서도 정작 내 취향은 '아무거나' 하는 경우가 다반사.  내 취향과 선호를 파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무엇에 웃고 우는지를 알아야 한다
나는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고 살아가는지 알아야 한다
나의 관심을 알고 그 관심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나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책 속에 나오는 문장 중에서 '고객'을 '나'로 바꾸어 보았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남들에게 기억되는 메시지를 주는 책을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획의 정석>의 저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다섯 번 '왜'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고 했다.  왜 나는 책을 써야 하는가.  처음에는 목차를 훑고 나서 책 쓰기의 관한 여러 가지 방법을 정리한 흔한 자기 계발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나의 고정관념은 나만의 차별화된 스토리를 가져야 한다는 부분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나의 취향과 선호를 파악하는데 책을 쓰는 것만큼 최고의 방법은 없다.  남들과는 차별화된 나만의 스토리를 담기 위해서는 내 안에 책 쓰기를 하듯 제목과 목차를 만들어 가야 한다.  책을 쓰기 위해 필요한 차별화된 스토리들은 모두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카이로스'의 시간의 개념의 법칙에 따른 것이다.  책쓰기로 인해 그저 죽음의 문 앞으로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던 '크로노스' 인생이 목적 있는 삶으로 자동프로그래밍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젠, 책 쓰기를 시작해야만 한다.


책을 쓰려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치열한 목적의식이 없는 것 같다. 한 번 왔다 가는 인생에 책 한 권은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서 자신의 생각을 쓰고, 책으로 쓰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그 이상의 책 쓰기를 하려면 좀 더 가치 있는 책을 써서 자신을 알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가치와 이익을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책을 읽고 기억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서평을 쓰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어 책을 쓰려고 하지 말자.  유용한 정보를 선별해 낼 수 있는 정확한 눈은 찾고자 하는 자료의 필요성을 분명히 알 때 생겨난다고 했다.  나를 알고자 하는 절박함에서 나온 나만의 메시지는 나의 생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곳으로 인도해 줄 것이다.  지식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존 지식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이젠 책을 쓰기 위한 삶을 살아야 할 때다.  미래는 자신의 가치를 파는 크리에이터들의 세상이 될 것이다.  책을 보고 글을 쓰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나만의 메시지를 파는 생산자의 입장으로의 전환.  <이젠, 책 쓰기다>가 그에 대한 명쾌한 해법을 제시해 줄 것이다.


http://blog.naver.com/ly6262/221044948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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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나쁜 한마디 스콜라 어린이문고 24
다카다 게이코 지음, 사노 요코 그림, 고향옥 옮김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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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가 나빠!
정말로 나빠!
진짜 나빠!
나빠 나빠 나빠
저 애가 나빠
정말로 나빠
진짜로 나빠
나빠 나빠 나빠
저 딴애 싫어
다시는 안 놀아
다시는 말 안 해
다시는 책도 빌려 주지 않을 거야
메롱
메롱
어디로 가 버려
하늘로 날아가 버려
별에 걸리고
바닷속으로 떨어져 버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짱구 대가리!
p.192

 

"엄마, 우리 선생님도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책을 다 읽고 아이가 처음 내게 건넨 말이다.  우리 집 1호는 3학년이 되면서 학교생활이 힘들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학급 임원이 된 것이고, 다른 이유는 새로운 담임 선생님 때문이다.  1,2학년 때 만났던 선생님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적응하지 못했다.  게다가 학급 임원의 책임감의 무게는 그동안 천방지축 마음대로 살았던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가나코의 4학년 담임 우에다 선생님은 딸아이의 선생님과 많이 닮았다.  또 집에서 선생님을 담당하고 있는 나를 닮았다.    

3학년 때 담임 선생님, 호소노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지금 내 딸과 닮은 가나코.  구로다 데쓰야의 친구다.  가나코와 데쓰야의 4학년 담임 선생님인 우에다 선생님은 애들 말로 노잼이다.  자각이나 인식이라는 어려운 말로 그럴듯하게 포장하지만 정작 열어 보면 알맹이는 없는 텅 빈 선물 상자 같다고 해야 할까.  떠든 사람 이름 적기, 복도에서 쉬는 시간에도 뛰지 않기, 수업시간 5분 전에 자리에 앉아 수업 준비하기(준비가 안되어 있을 때는 반에서 휴지를 5개 주워야 하는데 임원은 10개다) 등 엄격한 생활 습관과 규칙을 강조하는 선생님과 함께 생활하는 딸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너도 가나코만큼 힘들었겠구나.'

아이들과 선생님의 팽팽한 평행선을 그리던 반에 사이토 레이스케가 전학을 오면서 학급 분위기에 조금씩 틈이 생기기 시작한다.  레이스케는 일명 전학족으로 부모님의 직장을 따라 학교를 옮겨 다니는 학생이다.  그는 학부모 공개 수업 때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우에다 선생님을 도발할 만큼 발칙한 학생이었다.  평소 가나코가 끔찍이 싫어하는 선생님이었지만, 레이스케 행동은 가나코가 선생님에 대해 가졌던 일방적인 생각을 다시 하는 계기가 된다.  규칙이 많은 선생님 반의 임원은 다들 꺼린다.  선생님의 기지로 다행히 임원 선출 사건은 수습되었지만 더 큰 사건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가나코의 친구였던 데쓰야에게 청천벽력과 같았던 선생님의 한마디는 그의 학교생활을 엉망으로 만들고 만다.  가나코와 친구들은 과연 파란만장한 초등학교 중학년 학교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기도 하고, 잔잔한 호수에 던진 작은 돌멩이 하나에 개구리는 목숨을 잃기도 한다.  선생님이 할 수 있는 나쁜 말은 어떤 것일까.  집에서 선생님은 엄마라고 주장하는 나의 경우에는 욕을 하거나, 비아냥거리거나, 거짓말이 나쁘다고 가르쳤다.  그런데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내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말들을 아이들에게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어떤 말이 나쁜 말일까.  이쯤에서 데쓰야에게 청천벽력과 같았던 말을 나도 아이들에게 자주 하고 있음을 고백해야겠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던 데쓰야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며 내가 아이들에게 했던 말이 가진 상처의 크기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뭐가 그렇게 잘나서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인지.  레이스케가 있었다면 나 역시 그 아이에게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을 텐데.  점점 고민이 많아지면서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줄고 있는 초등학교 중학년.  그들의 비밀스러운 학교생활과 고민을 투명인간이 되어 낱낱이 알아가는 재미와 한 집안의 선생님으로서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는 <선생님의 나쁜 한마디>.  선생님의 나쁜 한마디는 무엇이었을까 여러분들도 상상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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