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가이드 국제자연환경교육재단 환경교육총서 1
데이비드 스즈키 & 데이비드 보이드 지음, 국제자연환경교육재단 옮김 / 도미노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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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몇 달 전 배우 공효진의 『공책』이란 책을 읽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해 볼 수 있는 간단한 환경 지킴이 활동들이 소개되어 무척 흥미로웠으나, 내용도 적고 너무 기초적인 내용에 국한되어 있어서 아쉬운 마음이 컸다. 그러던 중 생태발자국 줄이기 실천가이드로 이 책이 출간되고, 서평단을 모집한다고 하기에 냉큼 신청해서 책을 받게 되었다.

먼저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생태발자국이란, 지구가 1년 동안 한 사람을 위해 얼마나 많은 자원을 생산해야 하며,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는지 가늠하는 지수다. 여기에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데 드는 자원까지 모두 포함한다. 그러니 생태발자국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지수를 줄여야만 한다. 그리고 이 생태발자국을 줄여야만 지속 가능한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공조해서 진행해야 할 일, 국가적 차원에서, 기업 차원에서 실천해야 할 일, 그리고 개인이 해야 할 일 등을 모두 제시한다. 이미 시작된 움직임을 알려주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나 방향을 제시해 준다. 개인이 실천해야 하는 행동들 중에는 이미 알고 있고 익숙한 내용들이 주를 이루지만, 간혹 새로 알게 된 내용도 있고 이미 알고 행하고 있는 일들이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자세히 알게 되어 책을 읽는 내내 무척 흥미로웠다. 또한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풀어서 설명한 글과 그 글을 매끄럽게 번역한 덕에 막히지 않고 술술 읽어 내려갈 수 있다.

혹자는 말한다. “나 하나 달리 행동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무언가를 달라지게 하기 위한 행동은 시작하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힘든 일도 있고, 하기 귀찮은 일도 있다. 그렇지만 돈을 절약할 수 있다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면, 더 나아가 이러한 행동들이 결국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다는데도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이상하지 않은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들을 모두 한 번에 바꾸라는 것이 아니다. 하나씩 하나씩 바꿔나가다 보면 어느새 생태발자국 줄이기 행동에 익숙해지고, 이러한 내용을 주변에 권하기 시작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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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사랑 - 대한민국 심리학자 황상민의 짝과 결혼의 대중심리학
황상민 지음 / 들녘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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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얼마 전 폐지된 MBC 라디오 방송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에서 "NO 상담"을 담당하셨던 황상민 교수님의 책이 출간되었다 해서 관심이 갔다. 표정 상담이라 할 만큼 다채로운 표정과 함께, ‘저런 상담은 나도 하겠다!’할 만큼 빤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여느 상담가들과 달리 콕 집어 말하는 직설적인 화법으로 기억에 남는 심리학 박사님이었기에 그 분의 짝, 사랑이야기가 궁금하다.

본문을 들어서면서 재치 있는 유머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연이은 사례는 인어공주와 피오나 공주이다. 지루하거나 고루한 얘기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참신하고 재치 있는 사례를 들어가며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 본다. 흥분하며 웃어가며 열정적으로 말하는 황상민 교수님이 옆에서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 같다. 결혼 상대자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맞춤형(블루), 감성형(레드), 패밀리형(화이트) 사람들이 어떻게 책임형, 좀비형, 보헤미안형으로 바뀌어 가는지 설명한다. 또한 결혼 생활을 어떻게 대하냐에 따라 자기관리형/풍류형, 환상형/규범형, 솔로형/종속형으로 대조해 설명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여러 가지 결혼관을 보면서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결혼관, 결혼 의식을 다시 한 번 고찰해 볼 수 있다. 또한 이 세 유형의 사람들이 대부분 진정으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데에 씁쓸함을 금치 못했다.

저자는 자신의 글에, 자신의 판단에 대해 무척 당당하다. 저자가 제시한 사례들을 부정할 독자들을 예상하면서, 그들이 겉으로는 부정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일말의 긍정이 생길 것이라고 말한다. 그도 아니라 부정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뚜렷하게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 결론 내린다. 어찌 보면 오만해 보이기까지 하는 저자의 이런 생각을 보며 역설적이지만 그래서 더 믿음이 갔다. 사람의 마음을 이론으로 정의하고 분류하는 전문가가 스스로의 주장에 자신이 없다면 그 주장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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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빼앗긴 사람들 - 생체 리듬을 무시하고 사는 현대인에 대한 경고
틸 뢰네베르크 지음, 유영미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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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한때 아침형 인간이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밤을 새는 일보다 새벽에 일어나는 일이 더 힘든 나에게 아침형 인간이 되라는 사회의 흐름은 엄청난 부담이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날 보고 주변 어른들은 부지런하지 못하다고, 어떤 분은 게으르다고 말했다. 실상 총 수면 시간은 아침 일찍 일어나는 사람보다 더 적은 것은 물론 그들보다 할 일을 덜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어른들은 나를 게으른 사람으로 매도했을까? 그저 그런 변명이 아닌 논리적인 반박을 마련하기 위해 이 책을 선택했다.

현실적이면서도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사례를 이용하여 쉽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사례를 통한 저자의 해설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맞아, 그래, 라는 감탄사가 절로 떠오른다. 통계나 학술 자료 등도 아주 쉽게 설명한 덕분에 굳이 열심히 들여다보며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저 자연스럽게 읽으면서 동시에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이다. 이 책은 생체시계, 그 중에서도 수면시간과 관련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아침형 인간이 대접받고 저녁형 인간이 괄시받는 풍조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 그 풍조가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의 내용을 읽으며 공감을 넘어선 통쾌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아침형 인간이 되기에는 무척 힘든 인간이기에.)

흔히들 알고 있는 아침형 인간을 찬양하는 속담인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를 예로 들어보자. 전 세계적으로 이와 유사한 속담이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웠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의문을 제시한다. 일찍 일어나는 새는 다른 새가 일어나기 전에 벌레를 잡을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 생활은 아침으로 시작해서 저녁으로 끝나는 하루살이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면 전날 저녁 미리 벌레를 잡아놓고 자면 된다. 그 후 다음날 늦게 일어나더라도 그 새는 굶을 일이 없는 것이다. 오히려 일찍 일어나는 새는 전날 일찍 잠에 든 탓에 다음날 벌레가 없어 굶을 일이 생기는 수가 있다. (전날 저녁형 새가 벌레를 모두 잡아버려서.) 어쩜 이렇게 내 심정을 속 시원히 풀어주는 사례인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잠, 이 한 가지로 인해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며 다시 한 번 잠자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도 되었다. 아침에 힘이 없고 기분이 안 좋은 사람, 아침에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사람, 봄 타는 여자, 가을 타는 남자. 이 모두가 우리의 체내 시계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그저 흥밋거리로 한 번 보고 지나칠 내용이 아니라 좀 더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인간이 효율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 그리하여 저자의 말처럼 자신과 타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시간을 더 소중이 여기고, 수면 패턴에 대한 선입견이 만들어낸 마음의 짐에서 해방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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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아찌아 마을의 한글 학교 - 첫 번째 찌아찌아 한글 교사의 아주 특별한 일 년
정덕영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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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찌아찌아 마을의 한글 학교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떻게 찌아찌아어에 한글을 문자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는지, 우리나라는 그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어떤 과정을 통해 정덕영 씨가 한글 교사로 선정되었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찌아찌아에서 한글을 가르치며 어떤 어려움을 겪고, 어떻게 극복해 나갔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에 관한 얘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른 여러 이야기 사이로 스치듯 지나가 버렸기 때문에 아쉬움이 조금 있을 뿐이다. 생각했던 내용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술술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글 솜씨가 뛰어나서라기보다는 몸소 체험한 일들을 진솔하게 풀어나간 덕분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인도네시아 발리는 알아도 인도네시아 바탄 섬은 모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생소한 그들의 문화가 무척 흥미롭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각에 맞춰 생활하는 사람들. 깨진 타일이 바닥을 뒤덮은 어두운 교실에서 두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열심히 한글을 배우는 아이들. 자신의 손에 사진 한 장 쥐지 못하더라도 웃는 얼굴로 카메라에 찍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절로 미소를 짓는다. 대한민국 외에 한글을 사용하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를 알아보는 것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2011년 10월 9일 인터넷 뉴스에 찌아찌아 마을 관련 기사가 났다. 찌아찌아 족이 사는 바우바우시가 한국의 훈민정음학회와의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고 한다는 내용이다. 한글을 가르칠 교사 양성이 중단된 현재는 바우바우시에 있는 초등학교 단 3곳에서 193명의 아이들에게만 한글 교과서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한글 전파라는 미명 아래 본인들의 업적을 치켜세우기만 하는 여러 조직들이 추진한 과정을 보면, 1년 계획으로 한글 교육을 주도할 자원봉사자 단 1명을 파견하여 8만 명의 찌아찌아 족에게 한글을 가르치려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어도 이렇게 터무니없을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을까.

경제적 효과도 누리려는 ‘바우바우시’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한 ‘훈민정음학회’, 구체적인 검증 없이 예산과 외교 문제로 등 돌려버린 ‘서울시’의 입장이 엇갈린 채 의욕만 앞선 한글의 세계화 추진이었던 셈이다. 어디든 이권이 개입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지만 거창했던 시작이 무색하게 된 결과에 씁쓸하기만 하다. 어른들의 이권 다툼은 차치해 두고라도 들뜬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던 아이들의 희망은 어떻게 할 것인지, 서울시와 훈민정음학회는 이 문제를 결코 좌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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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2015-05-12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몰랐는데 안타깝습니다...
 
배운 녀자 - 나 만큼 우리를 사랑한 멋진 여자들의 따뜻한 인생 이야기 17
고미숙 외 지음, 우석훈 해제 / 씨네21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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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선택했을 때 여기 나오는 17인의 여성을 모두 알지는 못했다. 그러나 눈에 익은 대여섯 명의 이름은 주저 없이 이 책을 선택하게 만들었다. 배운 녀자란 ‘단순히 많이 배운 고학력 여성들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배운 지식을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올바르게 활용하는 개념 있는 여성’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라고 했던가. 아니, 난 여기에 두 가지를 더 추가하고자 한다. 그들은 더 나아가 다른 이들까지 행동할 수 있게 이끄는 선도자라는 말을. 여전히 보수적인 한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희망과 목표를 주는 존재라는 말을.

이 중 배우 김여진 씨의 한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생각만 하지 말고 그냥 해 봐요. 대부분의 생각은 쓸데없고, 모든 경험은 유용함.” 마치 나를 향해 하는 말 같다. 어찌 될지 몰라 두려워만 하고 핑계거리만 찾는 나에게 하는 질책 같다. 무슨 일을 하든 온갖 생각으로 선뜻 한 발을 내딛지 못하는 나에게 보내는 응원 같다. 여행 작가 오소희 씨의 말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친구들! 한 번뿐인 인생, 제발 네 뜻대로 살아.”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은 모두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신의 뜻이 담긴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십 년이 지나도 이십 년이 지나도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고 있다. 하고 싶은 말, 할 말을 하는 삶을 살고 있다.

하는 일도 제각각, 나이도 제각각, 살아온 길도 제각각인 17인의 여성들. 이들은 세상을 바꾸려는, 사회를 바꾸려는 생각으로 무언가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서 이름을 떨치고자 나선 것도 아니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일에서 최선을 다하고, 하고자 하는 말들을 당당히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세상이 그들에게 그러한 꼬리표를 달았다. 나서는 여자들. 비꼬임이 가득 담긴 잘난 여자들. 팔자 센 여자들. 지금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 내 심정을 담아낸 말을 함부로 내뱉으면 주홍글씨를 안고 살아야 하는 시대. 왜곡되고 삐뚤어진 시선들이 내 생각을 지배하려는 시대.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한다. 아직도 직접 나서지 못하는 나는 앞에서 이끌어주는 이들의 손을 잡고 묵묵히 따라가고자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나서서 해주는 그들을 밀어주고자 한다. 그들에게 아무것도 줄 것이 없는 나는 그저 박수를 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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