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녀자 - 나 만큼 우리를 사랑한 멋진 여자들의 따뜻한 인생 이야기 17
고미숙 외 지음, 우석훈 해제 / 씨네21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선택했을 때 여기 나오는 17인의 여성을 모두 알지는 못했다. 그러나 눈에 익은 대여섯 명의 이름은 주저 없이 이 책을 선택하게 만들었다. 배운 녀자란 ‘단순히 많이 배운 고학력 여성들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배운 지식을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올바르게 활용하는 개념 있는 여성’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라고 했던가. 아니, 난 여기에 두 가지를 더 추가하고자 한다. 그들은 더 나아가 다른 이들까지 행동할 수 있게 이끄는 선도자라는 말을. 여전히 보수적인 한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희망과 목표를 주는 존재라는 말을.

이 중 배우 김여진 씨의 한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생각만 하지 말고 그냥 해 봐요. 대부분의 생각은 쓸데없고, 모든 경험은 유용함.” 마치 나를 향해 하는 말 같다. 어찌 될지 몰라 두려워만 하고 핑계거리만 찾는 나에게 하는 질책 같다. 무슨 일을 하든 온갖 생각으로 선뜻 한 발을 내딛지 못하는 나에게 보내는 응원 같다. 여행 작가 오소희 씨의 말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친구들! 한 번뿐인 인생, 제발 네 뜻대로 살아.”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은 모두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신의 뜻이 담긴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십 년이 지나도 이십 년이 지나도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고 있다. 하고 싶은 말, 할 말을 하는 삶을 살고 있다.

하는 일도 제각각, 나이도 제각각, 살아온 길도 제각각인 17인의 여성들. 이들은 세상을 바꾸려는, 사회를 바꾸려는 생각으로 무언가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서 이름을 떨치고자 나선 것도 아니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일에서 최선을 다하고, 하고자 하는 말들을 당당히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세상이 그들에게 그러한 꼬리표를 달았다. 나서는 여자들. 비꼬임이 가득 담긴 잘난 여자들. 팔자 센 여자들. 지금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 내 심정을 담아낸 말을 함부로 내뱉으면 주홍글씨를 안고 살아야 하는 시대. 왜곡되고 삐뚤어진 시선들이 내 생각을 지배하려는 시대.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한다. 아직도 직접 나서지 못하는 나는 앞에서 이끌어주는 이들의 손을 잡고 묵묵히 따라가고자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나서서 해주는 그들을 밀어주고자 한다. 그들에게 아무것도 줄 것이 없는 나는 그저 박수를 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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