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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디스트 윈터 - 한국전쟁의 감추어진 역사
데이비드 핼버스탬 지음, 이은진.정윤미 옮김 / 살림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대략 석주에 걸쳐서 이 책을 다 읽었다.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작년인가 <한겨레>의 김효순 대기자의 칼럼을 통해서이고
올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는 한겨레 기사를 보고 주문하게 되었다.
이 책은 미국의 시각에서 미국인의 안목으로 바라본 한국전쟁사이다.
당연하게도 이 책에는 ‘한국인’이 별로 거론되지 않고 전쟁을 겪은 한국인의 상황은 거의 관심밖인듯 하다. 이것은 저자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고 한 사건을 바라보는 위치나 시각의 문제를 말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우리와 달리 미국인이 어떠한 시각으로 한국전쟁을 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한국전쟁은 우리가 익숙하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전쟁이면서도 너무도
잘 모르고 있는 전쟁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동안 나는 한국전쟁에 관한 책을 여러권 읽었지만 각 책마다 보는 시각이 다르고 저마다 특색이 있다.
조지프 굴든의 <한국전쟁비사>,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이 책은 몇차레 시도했지만 아직 완독하지 못했다), 와다 하루끼의 <한국전쟁>, 박태균의 <한국전쟁>, 정병준의 <한국전쟁 - 38선 충돌과 전쟁의 형성> 등 ....
또 학술서적이 아닌 소설로는 고 홍성원의 <남과 북>이 흥미 있었다.
위의 책들과 달리 이 책 <콜디스트 윈터>는 실존 인물들과의 생생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서류더미만으로 이루어진 지루한 전쟁이야기가 아닌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책이다. 이와 함께 흥미로운 부분이 적지 않은데, 그중 단연 압권은 맥아더에 대한 우리의 신화를 깨는 부분이다.
이 책은 우리의 통념과 달리 한국전쟁 당시 맥아더와 그의 참모진이 얼마나 무능하고 또한상대방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놀랄 정도로 신랄하게 까발리고 있다.
맥아더는 인종차별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어 중공군 때위는 감히 자신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그러한 자만에 빠져 뼈아픈 패배를 안게 된다.
그는 인천상륙작전을 극적으로 성공시켰으나 그게 그의 마지막 영광이었다.
이어지는 치명적인 작전 실패 속에 그는 미합중국 대통령 트루먼에게 정면으로 도전하다
해임되고 귀국하여 잠시 화려한 환호속에 우쭐 하지만 이어진 의회 청문회에서 그의 허상은 여지없이 깨지고 자신의 말처럼 노병은 역사의 무대에서 쓸쓸히 사라지고 만다.
이 책에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다.
첫째, 1,100페이지에 육박하는 방대한 분량의 책인데 실제 우리에겐 군더더기로 보이는 내용이 초반에 적지 않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책 1/3 가량을 덜어내면 훨씬 매끄러운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둘째, 책의 장정, 제본에 관한 것인데,
책이 너무 무겁고 두꺼워서 들고 읽기가 너무 어렵고 읽다보면 손목이 다 저린다. 두권으로 분책을 하던지 지질을 훨씬 얇은 것으로 했어야 할듯. 또 하나 제본 상태가 너무 허술하여 석주 동안 책을 읽는 동안 하드커버의 책임에도 벌써 책이 헐거워져서 책장이 떨어지기 일보직전이다. 고가의 책임을 생각하면 제본에 너무 성의가 없었던 듯싶다.
여하튼
1953년 7월 27일 누구도 승리하지 못한채 드디어 휴전협정이 체결되었다.
“힘겹고 잔인하기 짝이 없던 전쟁은 그 누구도 웃을 수 없는 상태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