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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 - 시민 권력을 위한 불온한 정치사史 ㅣ 울도 담도 없는 세상 1
하워드 진 지음, 김민웅 옮김 / 일상이상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하워드 진의 마지막 책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을 출간되지 일년여가 지나서 이제서야 읽었다.
처음 하워드 진이라는 이름을 알게 된 건 <미국민중저항사 1, 2>(일월서각) 이라는 책을 통해서 였다. 워낙 유명한 책이기도 했지만, 내용 또한 놀랍고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그러나 번역이 너무 서툴고 편집도 조잡해서 나중에 제대로된 번역서가 새로 나오기를 희망했는데, 반갑게도 2006년에 유강은씨의 유려한 번역으로 <미국민중사 1, 2>(시울)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판되어 새롭게 독서한 기억이 있다.
하워드 진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었고 또한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은 그이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는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유강은 번역, 2002, 이후) 이다. "내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 나는 희망을 고집한다" 라는 문장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던 책이다.
이후로도 <오만한 제국>, <전쟁에 반대한다> 등의 책을 읽었다.
2014년에 들어와 이 책 <왜 대통령은 거짓말을 하는가?>를 흥미롭게 읽었다. 하워드 진의 글은 언제나 쉬우면서도 깊이가 있고 명쾌하며 힘이 있다.
안개에 가려있는듯 불명확안 사안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해석과 해답을 내놓는다. 역사를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구세주 같은 대통령이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유와 평화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라고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가장 쉬우면서도 자주 잊게 되는 해법이다.
책 내용 중 저자는 전쟁을 반대하며 평화를 역설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명쾌한 언설로 전쟁반대의 논리를 전개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벌어진 전쟁에서는 희생된 이들 대부분이 민간인들이었다. ...... 전쟁에서 우리는, 우리가 싸운다고 하는 독재 권력에게 희생된 이들을 죽이고 있다. 이게 바로, 우리가 하고 있는 짓거리이다.
이런 현실로 인해 이제 나는 결론적인 논점을 밝히겠다. 우리는 우리의 이웃과 친구들과 모든 이들에게, 인간이 진정 평등하게 창조되었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결코 전쟁을 벌일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야만 한다."
(133~134쪽)
하워드 진은 현실적인 제약을 말하며 타협하고 포기하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꿈을 꾸는 몽상가이자 이상주의자이다. 그러나 그는 역사적인 많은 사례를 들며 그러한 꿈이, 끊임없는 시민들의 요구가 대통령의 행동을 바꾸게 하고 세상을 변화시켰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곳을 비추는 거울 역할도 훌륭히 하고 있는 이 책을 읽는 내내 흥미로우면서도 한편 괴로운 심정이었다.
이제 우리 곁을 떠난 그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