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메시 서사시 - 인류 최초의 신화 현대지성 클래식 40
앤드류 조지 엮음, 공경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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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그리고 인간의 한계와 죽음에 대한 서사시

 

1.

<길가메시 서사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1989년 대학 재학 중 전공선택 과목이었던 서양의 고전고대과목의 부교재로 처음 읽게 되면서 부터이다. 범우사에서 이현주씨의 번역으로 출간된, 200쪽도 되지 않는 아담한 책이었는데 책 내용 중 홍수 이야기가 나오는 등 너무나 흥미진진하게 읽은 기억이 생생하다. 낡은 이 책을 아직도 소장하고 있다.

 

2.

다시 길가메시 서사시를 읽은 것은 2005년 경이다. 김산해씨가 펴낸 <최초의 신화 길가메시 서사시>가 그것인데, 재야의 신화 고수가 점토판 문자 원전을 한국어로  처음 번역했다는 선전이 제법 대단해서 기대를 갖고 구입하여 재독하였으나 왠지 그리 감흥도 인상도 썩 깊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유는 길가메시 서사시가 주인공이 아니라 저자 김산해의 부가적 설명, 과유불급한 각주, 화려한 사진 등이 더 주인공 같았던, 즉 주객전도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3.

현대지성에서 출간된 이 책 앤드류 조지 편역, 공경희 옮김 <길가메시 서사시>는 현대지성클래식으로 출간된 여타의 책들을 읽고 알게 되어 읽게 되었는데 30 여 년 전 처음 읽었을 때의 그 흥미로움과 박진감을 다시금 느끼며 책을 읽었다.

 

책 표지에 홍보 문구로 세계 최초 수메르어 서사시 5편 번역 수록,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형태의 오리지널 텍스트라고 선전하고 있는데 일단 번역 은 기존 여타 책들보다 월등하다는 것은 나의 개인적인 느낌적인 느낌이라고 해두자.

 

4.

처음에는 백성들에게 폭정을 일삼는 왕, 인간을 뛰어넘는 힘과 담력으로 친구 엔키두와 함께 삼나무 숲의 수호자 훔바바를 잔혹하게 처단하고 삼나무 숲을 훼손한 후 우쭐하던 우루크의 왕 길가메시는 친구의 죽음을 보며 절망하게 되고 그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신과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멀고 위험한 방랑의 길을 떠난다.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타나피쉬티(성경 속의 노아)를 찾아 나서는 길가메시의 모습은 죽음 즉 절망에 짓눌려 아무것도 못 하고 포기하는 존재가 아니라 비록 실패하고 좌절할지라도 도전하고 전진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또한 길가메시는 힘든 여정을 통해 숲(자연)을 정복하고 자만하던 인물에서 인간의 한계를 깨닫고 받아들이게 되는 현명한 존재로 성숙해 간다.

 

신과 자연, 인간의 한계를 생각해 가며 새롭게 읽은 <길가메시 서사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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