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에 읽은 책인데 반년이 지나 몇자 끄적인다. 이 책은 사법농단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내밀한 사실들이 치밀하게 서술되고있다. 그러나 단순히 기계적인 사실, 문건의 나열이 아니라 저자의 깊은 통찰력과 날카로운 분석이 빛나는 책이다. 저자는 법원이, 잘나가는 판사들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또 무엇이 문제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해답을 찾아가고있다. 2020. 2월도 한주밖에 남지않은 이 시점에서 여러건의 판사들에 대한 직권남용 사건들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고있다. 법원은 최근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산케이 전 서울지국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한 임 모 판사에 대해서도 헌법을 위반한 점은 맞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지위는 재판에 개입할 권한이 없으므로 형법상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며 무죄를 선고하였다. 세월이 흘러 사안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무죄결과만 보고 실체가 없었던 사건으로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그때 이 <두 얼굴의 법원>은 그렇지 않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