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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학년 3반은 달랐다
소향 외 지음 / 북오션 / 2023년 4월
평점 :
중학교 입학 날이 기억나게 하는 소설이었다.
'올해 1학년 3반은 달랐다'는 중학교 입학을 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앤솔러지 소설집이다.
설렘 반 두려움 반인 기분 그대로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알콩달콩한 느낌으로 재현하고 있었다.
[하나중 도시농부 고백 사건]
초등학교 때 친하던 친구들과 떨어져 혼자만 남녀공학에 입학한 주인공 민지, 티케팅보다 치열하다는 동아리 신청이었는데 오류 때문에 모두가 기피하는 도시농부 동아리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부실한 점심 급식에 허기가 진 민지는 도시농부 동아리의 최고의 장점인 간식으로 배를 채우기 위해 간식이 들어있는 동아리 캐비닛을 열게 되고, 캐비닛에서 교장 선생님이 가장 아끼는 연분홍빛 장미 크리스티나와 메모장에 '민지야 크리스티나보다 네가 더 예뻐'라고 적힌 메모장을 받게 된다. 하필 그날은 로즈데이였고, 누군가 민지에게 고백을 하기 위해 넣어둔 거라고 주장하는 장멜로디의 주장에 자신을 좋아할 만한, 혹은 그날 캐비닛에 접근했을만한 용의자를 추려가기 시작하는데...
용의자가 추려져가며 장멜로디의 추리 실력이 검증되어간다. 불알친구(?)인 철용이 일 것인가 아니면 반 아이들의 연예인이자 미지가 짝사랑하는 동하일 것인가? 꽤나 설레는 결말이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거울은 알고 있다]
50년이 된 학교에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거울이 있다.
이 거울이 있는 교실에서 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것은 1학년 3반의 여자아이들 외모 평가 사건이었다. 남자아이들이 장난삼아 시작한 외모 평가 사건은 선생님들의 시큰둥한 반응에 제대로 처벌되지도 않고 끝나버렸으나, 어떤 아이가 인터넷에 이 사건의 사진과 글을 올리며 다시 일이 커져버렸다. 용의자는 4명, 한수지, 김혜영, 박남준, 이준석 이 네 사람 중 인터넷에 사건을 점화시킨 범인은 누구일까? 사건의 내막은 무엇일까?
이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꽤 새로운 소재와 전개가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었다. 소설 속 아이들은 저마다의 사정이 하나씩 있었고 그 사정들을 듣다 보면 그 또래에 느끼는 고민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느낌이어서 청소년 소설다운 느낌이 제대로 담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사랑 느낌의 이야기가 함께하고 있어서 설렘 장착하고 읽다가 광대승천하게 된 이야기였다.
[유령 짝꿍]
4분단 맨 뒷자리 주인공 성은에겐 공식적 짝꿍은 없지만 비공식적으로 짝꿍이 존재했다.
문제는 그것을 성은에게만 보이고 성은에게만 대화가 가능하다는 게 문제였다.
대화가 가능한 유령이라 대화를 할 수 있었는데, 그건 성은이 남들 눈에 좀 이상해 보일 수 있어서 유령인 짝꿍을 없는 척도 해봤지만 유령 짝꿍은 성은에게 계속 부탁을 해온다. 결국 짝꿍이 사라지는 조건으로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달란 부탁을 받게 되고, 열심히 찾는 과정에서 예전에 고백했다가 대차게 까인 것 같은 이연준과 다시 친해지는데, 둘 사이는 예전처럼 좋아질 것인가? 유령 짝꿍의 물건은 찾아줄 수 있을 것인가?
이 소설도 결말이 꽤 달달한 소설이었다. 한번 고백한 사이였다는 것도, 그리고 까여도 쿨하게 다시 친해질 수 있는 사이라는 것도 요즘 세대 다웠고 또래다운 감성이라고 느껴졌다. 유령이 매개체가 되는 것도 재미있었고, 따뜻한 마음으로 미션을 해결해 내는 것도 귀엽게 느껴졌던 이야기였다.
[나라는 NPC]
평범한 세빈은 어느 날 혼자만 빛나는 한영이를 보며 의문을 갖게 되는데, 알고 보니 세영 자신은 게임 속 NPC였고 한영은 게임 속 주인공이었다. 모든 걸 관리하던 한영의 리모컨을 빼앗고 자신의 맘대로 학교생활을 뒤바꾸다 엉망이 된 게임 속 세상을 만들고 마는데 이건 어떻게 원래 대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게임을 소재로 한 소설이 여러 장르에서 꽤나 인기 소재로 활용되고 있어서인지 NPC를 주인공으로 한 소재가 반가웠다. 학교생활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리모컨과 엉터리 설정 속에서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학교를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세빈과 한영의 이야기는 어떻게 계속될 수 있는지를 재밌게 기대하며 읽었던 이야기였다.